사랑과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삶은 타인도 살리고
자신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맨 땅에서조차 땀을 자아낼 것만 같던 강렬한 햇볕도 이젠 기세가 꺾이고 아침과 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에 섬뜩함마저 느껴지는 계절이 되었다.
不惑은 흔들림이 없는 나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不惑을 뒤로하고 보니 육체는 점점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만 같아 불안하다. 이런 낌새를 모를 리 없는 아내는 아침과 저녁으로 피로회복을 위한 나름의 처방을 내밀곤 한다. 무얼 더 먹는다고 해서 건강해지지는 않으련만 그저 당장은 손쉬운 방법이기에 일말의 기대감으로 받아든다.
어떤 것이 건강한 삶일까? 건강이라 하면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전한 상태를 말하고 혹자는 여기에 영적인 건강까지도 덧붙이곤 한다. 오늘 교회 목사님의 설교 때문인지 아니면 사색의 계절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과연 내가 건강하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육체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과 적당한 음식섭취가 필수인데 이 방면에서는 거의 낙제점이다. 불규칙한 식사시간과 폭식, 운동할 시간은 일과 중 어느 곳에 끼워 넣을 지 마땅치가 않다. 아마도 바쁜 직장인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리라. 예전에 중요한 일을 놓고 금식하며 기도했던 적이 몇 차례 있었다. 기도의 응답도 받았지만, 먹지 않았을 때 얻는 좋은 효과도 덤으로 경험했다. 1주일 금식하면 어김없이 체중 7kg이 줄었고 몸은 당연히 가뿐해졌으며 피부는 탄력과 윤기가 생겼다. 이제부터는 정말이지 식탐을 줄이고 마음과 함께 위와 장도 비워야겠다.
정신적인 여유도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바삐 살다보니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고 자연히 웃는 횟수는 줄어들었다. 웃음은 스트레스를 진정시키고, 혈압을 낮추고,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면역계와 소화기관을 안정시킨다고 한다. 혼자 웃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웃으면 33배 효과가 있대나… 잘 웃으면 8년을 더 살 수 있고, 늘 감사하고, 칭찬하고, 긍정적이면 6년을 회춘한다고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도 자주 웃기 때문이며 얼굴이 굳어있거나 깊은 고민에 빠지는 사람은 수명이 짧다고 한다. 웃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묘약이요 명약이라 말한다. 아마도 엔돌핀효과일 성 싶다. 백 년 전에는 새의 깃털로 환자를 간지럽혀서 치료했다고 하니 그냥 억지로라도 미친 척 웃어야 할까보다.
현대인들은 남을 인정하고 용서하는데 인색하다. 아니 익숙하지 못하다. 서양 속담에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앞으로 자기가 지나가야 할 다리를 부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위협적인 과속차량을 비난하지만 채 10분이 안되어 자신도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만다. 남을 욕할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상대방 입장도 생각해 주고 용서하는 마음은 웃을 때와 같은 엔돌핀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엔돌핀보다 4000배 더 강력한 체내 호르몬이 발견되었는데 ‘다이돌핀’(didorphin)이 그것이다. 이 다이돌핀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매우 강력하게 작용함으로써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하고 심지어 불치병도 낫게 한다고 한다. 이것은 심오한 진리를 깨달았을 때, 깊은 영적인 기도를 할 때, 지극히 감동될 때, 엄청난 사랑을 느낄 때 분비된다고 한다. 결국 사랑과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삶은 타인도 살리고 자신도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덜 먹고 더 움직이는 것, 덜 미워하고 더 사랑하는 것, 덜 고민하고 더 웃는 것, 덜 가지고 더 나누는 것이 분명 건강한 삶의 처방인 것만은 분명한데 주변을 둘러보거나 뉴스를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이 처방에 따르는 것이 참으로 쉽지는 않은가 보다.
소슬바람 일렁이는 가을밤! 단잠 든 가족들을 보며 다시금 건강한 삶을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