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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찾는 여행 - 2006년 모로코 제 5차 구순구개열 수술봉사를 다녀와서

 

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축복의 중심에 서 있던 시간들이
내겐 평생 함께 할 소중한 추억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89년은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불시에 찾아온 질병으로 인해 거의 1년을 누워있다시피 했던 때였으며 ‘해외여행자유화"가 시작되었던 해이기도 했다. 대학에 진학을 하면 바로 해외여행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서 병마와도 싸울 수 있는 힘이 생겼으니 정말 여행을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 기회만 있으면 출국을 위해 병역미필자가 갖추어야 할 수 많은 서류들을 중간고사를 치르기도 전부터 준비를 해서 가능하면 다양한 여행을 하려고 노력했다.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했었고 여행을 통해서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는 힘과 경험들을 축적할 수 있었고 나름대로의 가치관이라는 것이 형성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이렇게 모여진 여행 기술들이 빛을 보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고려대학교 임상치의학대학원 구강외과 전공으로 석사과정에 재학하고 있던 2002년, 고대구로병원의 임재석 교수님께서 이집트로 구순구개열 환자를 위한 해외 수술 봉사를 떠나신다는 말씀을 듣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열정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2003년 아프리카 서북단에 위치한 모로코로 새롭게 봉사활동을 기획하시던 임재석 교수님께서는 모로코로의 사전답사에 동행을 권하셨고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부푼 기대를 안고 모로코 행을 준비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마르코 폴로는 알아도 이븐 바투타라는 14세기의 위대한 여행가을 알고 있을까?

 

스페인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이 예전 모로코인들이 무어인이라는 명칭으로 스페인을 수 백년간 지배했다가 에스파냐 왕국에 의해 최후에 축출되었던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 내가 만일 모로코라는 곳으로 여행을 떠날 기회가 없었다면 알지 못했을 많은 것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렇게 시작된 모로코 수술봉사는 2006년 제 5차 수술봉사로 성공적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서북단에 위치한 나라로서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대륙에 접해있으며 수도는 라바트 (Rabat), 영화로도 유명한 카사블랑카(Casablanca)는 경제 및 문화의 중심지이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까닭으로 불어를 제1 공용어로, 아랍어를  제2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이다. GNP는 1500~2000$ 수준으로 농업과 인광석이 국가의 주 수입원인 나라로서 빈부의 격차가 심하여 적절한 의료혜택이 전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모로코까지 직항노선이 없는 관계로 파리나 프랑크푸르트에서 환승하는 것이 모로코로 향하는 방법이다. 9월 2일 인천공항에서 모여 반갑게 인사를 나눈 봉사단은 가지고 갈 많은 수술장비 및 소모품을 담은 상자를 탁송의뢰하면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영국과 미국에서의 테러 위협으로 기인한 각종 규제와 제한 조건들, 그리고 많은 주말 공항 이용객들로 인해 수속에만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소요한 끝에 출국을 하였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파리 샤를드골공항까지 약 12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3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약 3시간의 비행을 거쳐 현지 시간 9월 2일 밤 10시 경 카사블랑카 공항에 도착하였다. 사전에 통관에 필요한 서류를 모로코 현지에 접수를 해두었지만 관료주의적인 공무원들의 태도로 인해 1시간정도 공항에서 대기를 하다가 무사히 통관을 마치고 숙소에 12시 넘어 도착할 수 있었다. 항상 많은 짐과 함께 비행을 하기 때문에 개인 짐과 장비를 담은 상자가 무사히 도착하기를 언제나 기원하지만 이번에도 개인 짐과 장비 상자의 일부가 도착을 하지 않아 그 다음 날 찾게 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9월 3일 일요일엔, 수술과 관련된 일을 전혀 할 수 없는 현지 상황으로 인해 장시간의 비행으로 지쳐있던 단원들에게 소중한 휴식의 시간이었다. 프랑스의 전략적 항구로 개발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