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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0주년 기념 특별기획] 살며 봉사하며 - 희망 릴레이(4)

외국인·소년원·정신지체아
“의술로 대화해요”


8명 치의 외국인 진료 시작
이젠 ‘봉사군단’규모로 성장
카페 열어 온라인 상담도


함께 봉사하고 있는 스탭들과 같이. 맨 왼쪽이 허익강 원장.

허익강 원장이 외국인 근로자를 치료하고 있다.


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서 그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 드리고 싶어요.”
형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해 소년원, 정신지체 장애아 등을 돌본지도 어느덧 10년이 되어간다.


대전 유성구 관평동에 위치한 M치과의원의 허익강 원장은 자신이 가진 의술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어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허 원장이 처음 의료봉사를 하게 된 계기는 지난 97년 지인을 통해 대전에 있는 소년원을 알게 됐고, 그곳에 있는 아이들이 치과치료를 받을려면 치료를 하고 소년원으로 돌아오기까지 양손을 묶고 있어야 한다는 아픈 소식을 접해서였다.


“치아가 아파 치료를 받으면서도 양손을 묶는 등 포박을 해야 한다고 들었을 때 참 마음이 아팠어요. 더구나 그 아이들 대다수가 가정환경이 순탄지 않아 순간적으로 실수를 한 경우가 많았어요. 본심은 착한 아이들이에요.”


허 원장은 치아를 치료할 때만이라도 마음 편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주자는 생각으로 흔쾌히 소년원을 찾아갔다. 그러다 어느새 아픈 치아를 치료받는 아이들의 아픈 마음도 함께 치료할 수 있었으면 생각한다. 처음엔 한 달에 한번씩 가다가 요즘은 소년원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부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소년원을 방문하던 그 이듬해쯤 허 원장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정신지체 장애아들을 위한 시설에도 찾아가기 시작했다.
“처음 찾아갔을 때는 정신지체 장애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힘들었어요. 치료를 거부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았고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방문하는 날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생겼고, 저도 아이들이 보고 싶어지는 날이 많아졌어요.”
치료를 거부했던 아이들이 자연스레 협조적으로 변해갔다.


난 2000년부터는 주변에 뜻을 같이하는 치과의사들이 하나 둘 모여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무료치과진료에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상당수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대전기독치과의사회 회원들이었다.
“초창기에는 8명의 치과의사들이 대전 대화동에 있는 빈들교회내 지하실을 빌려 그곳에 자주 오던 외국인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진료했어요. 그러다 소문에 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많아져 진료소가 너무 붐볐어요. 제대로 진료하기가 어려울 정도였어요.”


그래서 그동안 모은 회비와 주위의 도움으로 최근 대전 중동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무료치과진료소를 내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두 명의 치과의사와 치위생사, 간호조무사, 자원봉사자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아픈 치아를 헌신적으로 돌본다. 허 원장은 이 진료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이젠 대전 뿐 아니라 멀리 경기도에서도 찾아오고 있어요. 대부분 불법체류자들이라 마음 놓고 치료받을 수도 없는 사람들이에요. 아파도 참고 참다 못 견뎌 오는 이들이 상당수이지요.”


8명의 치과의사들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치과의사 20여명을 포함해 치위생사, 치기공사, 자원봉사자 등 참여자만 50명에 달한다. 얼마 전부터는 일반의과와 한의과 의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진료소 카페(http://cafe. daum. net/tjdentalhelp)를 통한 온라인 상담도 가능하다.
허 원장은 기도한다. 단순히 의술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도 함께 전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들의 아픈 상처까지도 치유됐으면 하고.
신경철 기자 skc0581@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