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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독수리 기러기 펭귄 아빠/이상선 남문치과의원


유학 물결에 동참할지
국내 ‘토종’으로만 키울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려한다


우스게 소리로 하는 소리이지만 요즘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가족을 외국으로 조기유학 보내고 있는 아빠도 여러 부류라는 의미로 1년에 몇 번 외국의 가족에게로 나갈 수 있는 아빠는 독수리 아빠, 명절에 한번 정도 나갈 수 있는 기러기 아빠, 힘들게 벌어 빠듯한 살림에 보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펭귄 아빠….
4학년인 큰 애를 남들 다 보내는 유학 물결에 동참시켜야 할지 아니면 국내 토종으로 가족애를 강조하며 키워야할지 애 엄마와 여러 번 상의를 해보았다.


주변에 가족들을 다 외국에 내보낸 선배에게 조언도 구해보고, 너무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자라는 단점으로 적극 반대하는 선배의 얘기도 그저 한귀로 흘릴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
국제화 시대에 보다 넓은 세상에서 자기의 미래를 개척해보라는 의미로 보내는 부모의 희생이 헛되어 성공하지 못한, 그리고 탈선의 경로로 빠져드는 아이들이 그 결과라면 그 또한 어떻게 보상 받을 수 있을까?


아이에게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아들은 꼭 가겠노라 대답하고 아직 뭐가 뭔지 모르는 딸아이는 아빠랑 꼭 같이 가고 싶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들 없이 지내는 생활이 고생스러울 것임은 자명하겠지만 혹시 내 욕심에 애들의 장래를 가로 막는 이기적인 아빠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다음에 아이들이 “아빠는 왜 우리를 유학 보내지 않았어요?”하는 원망을 듣는 일이 오지나 않을지 사실 두렵기도 하다.


몇 년간 외국에서 공부하느라 떨어져 고생할 아이가 안쓰럽기도 하려니와 아예 가족은 안중에도 없는 이기적인 외국인으로 자라나지는 않을까하는 고민… 아휴 정말 모르겠다.
나는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치과의사가 되었다라고 얘기하면 애 엄마는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 말라고 타박을 준다. ‘개천에서 용 날 수는 없다’라는 말과 함께… 요즘 같아선 치과의사는 용도 아닌데….


TV에 기러기 아빠들의 일상생활을 카메라에 담아 방영하는 걸 자주 접하는데 볼때마다 느끼는 게 ‘꼭 저래야 하나" 였는데 머지않아 나도 그 부류에 들어가 있지나 않을까 모를 일이다.
결론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려한다. 혹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아니어서 후회해도 자기가 결정한 결과에 대한 후회는 덜 억울해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