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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0주년기념 특별기획/희망릴레이(19)]살며 봉사하며/장애인 치과진료 걱정없는 그날까지…

 

“당신의 자녀가 정신지체 1급 판정을 받았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손과 발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도움 없이 밥을 먹는 것도, 화장실에 가는 것도 할 수 없는 자녀가 있다면 어떤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갈까요? 당신의 자식 중에서 정신지체아가 한명도 아니고 두명의 자식 중에서 모두 그런 증세를 보인다면 당신은 어떤 부모가 돼 있을까요?”

 


가톨릭치과의사회 총무 맡아
장애인 복지관 진료봉사 7년째
동료들 봉사열기 큰 활력소

 


산에서 박상영 치과의원을 개원하고 있는 박상영 원장은 울산 성안동에 위치한 장애인 복지관에서 봉사를 하던 초창기 시절의 한 에피소드를 잊을 수 없다.
유난히 밝고 명랑했던 부부. 하지만 그들의 웃음 뒤에는 정신지체 1등급 판정을 받은 큰 아이(6살)와 정신지체 3등급 판정을 받은 작은 아이(4살)들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엄마는 정신지체아 자녀를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표현하면서 자신의 어려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박 원장의 모습이 측은해 보인다면서 위로를 하는 것이 아닌가?


박 원장은 “당시 장애아를 둔 것 같지 않은 엄마의 명랑했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내게 만일 그런 자식이 있었다면 용납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지금도 힘든 일이 생길 때면 그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가톨릭치과의사회에서 총무를 맡고 있으며, 울산지부의 14명의 회원들과 함께 목요일이 되면 장애인 복지관에서 봉사를 한다. 2001년 울산 성안동에 복지관이 개관할 때부터 봉사를 시작했으니 벌써 햇수로 7년째다. 처음에는 가톨릭치과의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봉사에 참여했지만 지금은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비신자들도 함께 봉사 진료를 하고 있다.


박 원장은 “캐나다에서는 장애인 수용시설에 수영장도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수영장 안에까지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랐다. 캐나다에서는 제1계급을 장애인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장애인 시설이 잘 돼 있다”며 “캐나다에서는 대학에서 의료인들이 봉사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계속 인식시키고 학점에도 반영시키고 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점점 바뀌어서 장애인들이 좀 더 편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정상인들도 예비 장애인이나 마찬가지다”라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박 원장은 “복지관에 치과진료실이 생기게 된 것은 독일에서 오래 머물렀던 한 수녀님의 끈질긴 추천 때문이었다”며 “당시 수녀님이 장애인의 사각지대가 치과진료다. 외국에서는 치과진료실이 잘 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관계자들을 쫓아다니다시피 해 치과진료실을 설치할 수 있었고 모 재단으로부터 유니트체어를 기증받을 수 있었다”며 국가적인 관심도 촉구했다.


울산지부 총무이사이기도 한 박 원장은 회원들의 봉사 열기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장은 “울산지부 회원들은 비교적 다른 지부 회원들보다 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며 “복지부에서 무료의치 사업을 하기 전인 93년부터 무료의치 사업을 해오고 있어 7백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혜택을 줬으며, 99년 하반기에는 울산지부와 남구보건소가 협조해 장애인 치과진료소를 마련해 2000년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또 태연학교에서 장애인 진료를 하고 있고, 동구보건소와 중구보건소 내 치과진료실에서 영세민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진료활동을 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원장은 “오랜 시간 동안 똑같은 패턴으로 진료를 해오다 보니 회원들이 다소 매너리즘에 빠져 있어 활력소가 필요하다”며 “생활보호자를 위한 재가 장애인들을 위해 예방진료를 하는 등 새로운 봉사를 해보자는 의견이 회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도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돌아보고 도움을 주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