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교수직을 임명받고 설랬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요… 벌써 30여년이 흘렸네요. 연세치대 관계자 분들과 치과계 여러분께 지면을 빌려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30여년의 정든 연세치대를 떠나는 손병화 교수(연세치대 교정과)는 퇴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저 감사하다는 말은 연신 되뇌였다.
퇴임 후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여유로움이 주는 정신적 건강에 대해 설명을 한다. “나이가 들면 단순해지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을까요? 제가 말하는 여유로움이 분명 게으름은 아닐 겁니다. 지금은 퇴임을 무엇을 해야겠다는 계획 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가지면서 노년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초창기 연세치대의 모습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현재 연세치대 모습이 연상되는 듯 가끔씩 생각에 잠기는 손 교수.
“초창기 연세치대를 모습과 지금 국내 최고의 치대로 성장한 연세치대 현재의 모습이 오버랩 되네요. 그때는 저 뿐 만 아니라 여러 교수님들이 연세치대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했을 뿐 만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연세치대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노력했는데 지금은 최고의 학생들이 연세치대에 진학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자랑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기억에 남는 진료를 묻는 질문에 안면기형 환자를 진료하면서 교정과과 구강외과가 함께 협진, 상태가 매우 호전돼 환자가 의료진에게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손 교수. “안면기형 환자뿐만 아니라 치과계에도 과별로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고,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는 협진 체계가 보편화돼, 환자에게 최상의 진료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입니다.”
치과계 선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있냐는 질문에 손 교수는 “30년 동안 과분한 사랑에 큰 감사를 느낀다. 특히, 표현을 잘 못하는 성격 탓에 감사의 고맙다는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며 그 분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지면을 통해 말하고 싶다고 전한다.
요즘 현대사회는 너무 물질 만능주의와 시간에 구속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손 교수는 “좀 더 여유를 갖고, 환자를 내 가족이라 생각하고 진료한다면 그로 인해 느끼는 만족감이 그야말로 치과의사로서의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다.
정년을 앞 둔 손 교수의 느림의 미학, 여유로움의 미학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교훈적인 메시지를 던져준다.
한편 손 교수는 서울치대를 졸업하고 연세치대 학생부장을 역임했으며, 공직치과의사회 회장과 대한치과교정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