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봉사를 왜 하냐구요? 그러면 왜 사느냐고 되묻지요. 또 어떻게 사냐고 물어봅니다.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떻게의 하나로 장애인에게 봉사했고, 또 어떻게의 하나로 보건소에서 봉사활동을 했으며, 또 다른 어떻게의 하나로 이주노동자를 위한 진료를 선택했습니다. 다음에는 또, 또 다른 어떤 진료봉사를 하고 있겠지요.”
봉사는 우리의 삶을 살찌우는 ‘보약 ’
건치 울산지부 주축 4월경 진료
시민단체활동 소수자 인권 관심
장애인·보건소 봉사 ‘큰 자산’
산지역에 이주민 노동자를 위한 ‘치과 주치의’가 생기게 됐다.
이충엽 원장(울산 하얀이치과의원)은 울산의 어울림 복지재단 내의 (외국인)이주 노동자 지원센터에 진료실을 마련하고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할 계획이다.
이주 노동자 진료 준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 원장은 “건치 울산지부를 중심으로 18명의 치과의사들이 4월 중순경부터 일요일마다 오후에 이주 노동자를 위한 진료를 할 계획”이라며 “3~4년 전부터 꾸준히 이주 노동자를 위한 진료에 대해 논의해 왔고 현재 2천만원 정도의 기금을 모아 지난 12월부터 본격적인 진료를 준비해 왔으나 일정이 늦어져 4월경 가능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등에서는 이미 이주 노동자를 위해 체계적인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 등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이 노력하고 있어서 이주 노동자 진료소를 개설하는데 많은 참고가 됐다”며 “진료가 안정되게 이뤄지면 일요일 뿐만 아니라 평일 야간진료도 고려하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은 8시~9시를 넘겨 퇴근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평일진료가 생각보다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이 이주 노동자의 진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시민단체 등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오면서 사회 문제에 눈을 돌리고 소수 민족에 대한 문제를 인식해 왔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30대 초반에는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을 활발히 했으며, 스스로 세금과 관련된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를 만들기까지 했다.
세금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정부에서 세금을 잘 운용하고 있는지 세금감시 운동을 했으며 3년 정도 운영하다 참여연대와 합병했다. 2000년부터 2년간 건치 울산지부 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울산지역에서 이뤄지는 봉사활동인 태연학교 봉사, 중구 보건소 진료 봉사, 남구 보건소 진료 봉사, 동구 보건소 진료 봉사 등 대부분의 봉사를 두루 거쳤다.
울산지역의 이주노동자는 중국의 동포들을 제외해도 4000여명 정도 된다고 추산되고 있다. 베트남, 스리랑카, 러시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부탄, 네팔 등 다양한 국가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이주해 온 상태라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진료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절박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다. 의료의 취약층인 이주 노동자의 기본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었다”고 이주노동자 진료실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원장은 “복지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자체에서 복지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국가, 광역시, 구가 균일하게 예산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구의 예산이 빈약하면 복지 비용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주 노동자 진료소는 원래 국가에서 세우고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국가 정책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 원장은 또 “국가가 복지에 대한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며 “울산지역에 시의료원을 만들고자 했으나 ‘적자 투성이’가 될 것이라는 이유로 실행되지 않았다. 복지비용은 적자 비용이 아니라 사회 유지 비용이다. 특히 의료는 최소한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의료기반이다. 가난한 사람에 대해 위로해 주는 가장 기본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진료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한 네팔인의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