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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40주년 기획칼럼/자연 치아 아끼기 운동]자연을 사랑하는 국민


세계 각국중 자연 보호를 잘해서 꿈의 나라라 불리는 국가들을 손꼽는다면 대개 스위스나 스칸디나비아 등 유럽국가와 더불어 뉴질랜드를 꼽을 것이다.
유럽 국가들은 자연보호 과정에서 이미 상당한 부분 인공적인 것에 물들어 있고 개발된 상태에서 비싼 대가를 치르며 자연 상태를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에 비해, 뉴질랜드는 애초부터 자연을 그대로 지키며 보존하는 노력을 추구했던 국가다.


국가 전체에 공해를 배출할만한 공장은 아예 없고 공과대학마저 제대로 된 것이 하나 없어 필요한 기술자는 선택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이고, 국가수입을 아직도 돈 안되는 농업과 목축업을 위주로 해왔다가 근래에 들어 관광문화산업을 장려해 이에 의존하고 있으니, 2차 대전 후 한때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5위권 이내에 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20∼30위권 밖으로 밀려나도 어느 국민 하나 이에 불만을 말하지 아니한, 마치 경쟁력 없는 국민들이 모여 사는 나라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그들은 말한다.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드림랜드는 뉴질랜드다. 100년 200년 뒤에 누가 과연 현명한 선택을 했는지 한번 기다려 보자.”


국민의 10%인 원주민 마오리족이 과거에 백인들로부터 착취당했다고 여기고 그들에게 사회보장을 최우대 해주고, 국민들의 복지에 많은 돈을 쏟아 부으며,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심할정도로 엄격히 관리하는 나라가 뉴질랜드다. 뉴질랜드에서 유명한 산인 마운틴쿡에 등반이라도 하려면 미리 6개월 전에 신청해야 하고 하루 입장객 수가 제한돼 있기에 그 날짜에 못 맞춘 해외 관광객은 그냥 입산을 포기해야만 한다. 또한 입산시 입구에서 배낭을 검사받고 가져간 물품의 종류와 양을 기록하고 나올 땐 그대로 가져 나와야 하며 특히 음식물은 먹은 것의 겉포장등 쓰레기를 반드시 모두 되가져와야 한다. 자연을 하느님이 만드신 그대로 보존해 후세에 남긴다는 것이 국가의 건국이념이며 통치 철학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건강과 의료제도가 확립됐고 치과진료의 개념도 이뤄졌다.
치과대학은 단 한개, 오타고주 더네딘에 있는 5년제의 오타고대학교 치과대학이다. 그들이 교육하고 있는 치과진료 방향은 세계보건기구가 추구하는 구강건강의 개념에 부응해 “Prevention First, Treatment Back-up" 즉 예방우선 진료이다. 또한 진료의 최소화(Minimum Intervention)를 위해 가급적 진료의 단순화(Simplification)를 추구한다.


치아와 구강도 하느님이 만들어 주신 대로 그대로를 유지하고 보존하도록 하는 진료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최후의 방법으로 최소한의 인공적인 변화를 도모한다는 개념이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개인 환자별로 주치의가 관리하듯이 주기적인 계속구강건강관리가 필요하고, 아동들 및 노령인구에 대한 기본질병인 우식과 치주병에 대해서는, 유능한 치과의사의 고도 기술의 진료행위보다,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구강건강관리를 통해 구강상태의 유지·증진을 더 중요시 여기고, 따라서 이 연령들의 기본 질병에 대한 진료비체계도 진료 건수나 행위별로 받는 것이 아니라 일 년간 일정액의 종합적인 구강건강관리비를 받고 계약기간동안 책임지고 수시로 구강건강을 체크하며 예방시술을 기본적으로 공급함과 아울러 발생된 구강병은 조기에 치료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치과계 여건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진료비체계를 환자당 받는다고 해서 인두제(Capitation fee)라고 하며, 근래에는 이를 다소 변형시켜 진료행위에 관계없이 질병별로 같은 진료비를 적용시키는 총괄수가제(DRG) 같은 방식도 있어 사회보장이 잘된 나라들의 일반의료와 구강진료에 일부 적용하고 있기도 한다.


뉴질랜드의 치과진료 기술 수준은 분명히 우리보다 한 수 아래다.
그러나 뉴질랜드 국민의 구강건강수준은 우리보다 높다. 최고 기술의 치과 시술이 공급돼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구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자의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의학 학문 수준과 기술 발전이 반드시 그 나라 국민을 건강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국민건강이라는 뚜렷한 목표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