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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8)소아치과에서의 보람/이진숙

 

 

치과에 대한 두려움을
상당 부분 바꾸는 곳이
소아치과의 몫이라 믿는다

 


소개를 받아 처음 면접을 봤을 때 소아치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참 생소하고 어색하고 두려움도 많았다. 그때가 벌써 8년 전이었는데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치과하며 앞치마를 입은 스탭들과 가운을 입지 않은 선생님을 보고서 신기해 했었다.
처음에 소아치과에 들어갔을 때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아이들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부터 배웠었다.
조그만 아이들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 다리를 잡고 머리를 잡고 진료를 하는 모습이 익숙하지 않아서 당황도 많이 했었다. 넘어져서 다친 아이를 안고 온 보호자를 보면서 나도 같이 눈물이 나온 적도 있었다.


처음 며칠은 퇴근 후 집에서도 아이들 울음소리가 귓가에서 맴돌았다. 치료 끝나면 반지, 자동차, 풍선 등 다양한 선물을 주는 것을 봤을 때 정말 신기했다. 내가 어릴 적 기억하는 치과의 이미지는 항상 공포스럽고 두려운 곳 이였으니까 말이다.
한번은 아이들이 치료 받기 싫다고 갑자기 도망가서 찾으러 나가기도 하고, 나이가 좀 있는 자폐아였는데 불안해하는 아이를 달래주다가 주먹으로 맞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며칠 동안 턱이 아파서 조금 고생을 하기도 했었다.
많이 썩어서 온 아이들을 보면서 엄마들을 원망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울면 큰일 난 것처럼 소아치과에서는 안 울리면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따지는 보호자들을 보면서 한숨도 나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이제는 학교를  졸업하고부터 다니기 시작, 지금까지 8년을 소아치과에 다니면서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어서 오랜만에 찾아왔을 때 “너 옛날에 이랬었어…” 하면서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볼이 통통하던 꼬맹이 때부터 봐오기 시작해 자라면서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처음엔 아이들 엄마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하나 걱정도 했었는데 지금은 아이들 예전 얘기부터 조카들 치료받은 일들을 예로 들어가면서 설명도 해주기도 한다. 이제 조금 지나면 내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 될 이야기도 하게 될 것이다. 어린 연차 때에는 선배들의 여유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부럽기도 하고 따라하려 해도 잘 되지가 않았는데 지금은 조금씩 느낀다. 내가 그동안 겪은 경험들의 소중함을 말이다. 그리고 나아가서 내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게 될 경험들로 인해 환아 보호자들과의 거리도 점점 더 좁혀지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소아치과에 다니면서 아이들이 처음 느끼게 되는 치과에 대한 두려움을 다르게 다가감으로 해서 첫 경험을 좋게 인식시키는데 우리 소아치과가 큰 도움이 된다고 느낀다. 소아치과에서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의 떨림이 기분 좋은 느낌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대부분 사람들이 치과가 두려움의 존재라고 느끼는 생각을 바꿔 가는데 큰 몫을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처음엔 다른 친구들과 만나서 성인 환자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부럽기도 하고 내가 하지 않는 분야라 점점 자신감을 잃어 가는 내 모습에 속상해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소아치과 8년차 치과위생사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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