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17일 오전 코엑스 컨퍼런스 룸 311호.
치협이 제46회 종합학술대회 기간 중 패밀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준비한 스타크래프트 결선이 열리는 현장이다.
이곳에서는 게임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9시부터 경연 열기로 가득 찼다.
인터넷으로 개별 예선을 뚫고 올라온 32강 고수(?)들과 친구를 응원 하러온 초·중등 학생들은 게임도 시작하기 전에 오늘의 결과를 예측하며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저 형은 프로 게이머 정도의 실력이래, 곧 프로 게이머가 되려나봐”… 다른 학생들의 쑥덕임을 들은 한 학생이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내심 우승을 기대 했는데 웬 프로게이머… 나 참.”
또 한 학생이 쑥덕였다. “저 형들이 그 유명했던 유병준, 신지수 프로게이머래… 있다 우리 사인 받자” 참가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게이머 우상인 유 프로와 신 프로를 경이롭게 쳐다봤다.
유 프로와 신 프로는 이날 게임 해설과 현장중계를 맡았다. 이들은 특유의 높낮이가 큰 언변과 전문적인 해설로 경연대회 재미를 배가 시켰다.
드디어 오전 10시. 안창영 학술대회 준비위원장의 개회 선언이후 스타크래프트 16강 본선이 시작됐다.
긴장한 탓일까? 몇몇 결선 참가자들은 실수를 연발하며 자멸, 5분만에 경기가 종료돼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에다, “오늘 대회는 연습이 아닌데 왜 저러나요 정신차리세요 긴장하지 마세요” 신 프로의 충심어린 충고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게임장 내부는 경연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단판 승부로 이어진 이날 경연은 8강, 4강이 이어지면서 예상대로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평균 게임시간이 30분이 넘어서는 대결도 곳곳에서 연출됐다. 스타크래프트 게임 특유의 비장한 배경음악이 울려퍼지고 현란한 조명이 펼쳐지면서 마치 미래전사들의 전투 현장에 와 있는 착각이 갈수록 더해졌다.
오후 2시 30분.
수많은 경쟁 상대를 무너뜨리고 결승에 안착한 두 고수.
프로토스를 주 종족으로 사용한 김종민군(은평중 2년)과 테란 종족이 주무기인 김효동 군(강북중 1년)이 삼판 양승제의 결승 맞대결이 시작됐다.
결승전다운 접전이 1시간여 동안 숨막히게 이어졌고 결국 김종민 군이 2대1로 승리해 스타크래프트 게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자 김 군의 장래희망은 한국 최고의 프로 게이머. 하루 6시간 정도 연습을 한다고 했다. 이날 우승자에게는 PSP가, 준우승 자에게는 전자수첩, 3등 입상자인 강동희 군(은평중 2년)에게는 MP-3 등 푸짐한 상품이 전달됐다.
이날 스타크래프트 게임 경연대회에 아들이 출전해 현장을 찾은 최우창 충남지부 회장은 “재미있고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여서 매우 좋았다”고 밝혔다.
학술대회 준비위원회는 “e-게임 프로그램 실시는 처음 시도하는 이벤트” 라면서 “엄마, 아빠는 학술대회장에서 공부하며 자녀들의 신문화를 이해하고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좋아하는 게임을 즐기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애를 돈독히 할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박동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