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소년원 찾아 2800여명 무료 진료
장비 기증·‘자원봉사상’ 상금 전액 기부도
생들이 치과진료를 받으려면 시내로 나와야 하는데 우리 병원이 제일 가까운 편입니다. 어느 날 원생들이 치과에 왔는데 뒤에는 선생님 3명이 환자실에 들어와 떡 하니 지키고 서 있는 겁니다. 병원 내 다른 환자들이 신기한 듯 자꾸 힐끔거리며 쳐다보니 원생들은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 쭈뼛대고 선생님들에게 진료를 위해 좀 나가달랬더니 문제가 생기면(원생들이 도망가면) 문책당한다고 절대 안 된대요.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린 원생들이 얼마나 수치스러울까. 원생들은 인권도 없나. 선생님들께 물었습니다. 어떡하면 됩니까.”
박 원장은 그날을 계기로 소년원생 진료를 시작했다.
지난 94년 1월부터는 법무부 광주소년원 보호소년지도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면서 매월 2회씩 광주소년원을 방문해 2800여명의 소년원생들을 무료로 진료해 주고 있으며 원활한 진료를 위해 치과진료용 장비도 기증했다.
또한 복지시설을 방문해 매년 1회씩 구강위생교육과 매년 2회씩 26회에 걸쳐 광주치과의사회와 연계해 구강검진을 실시해 주고 있으며 3백80여만원의 생필품을 전달하는 등 봉사활동을 그치지 않고 있다.
세상 살면서 공짜만큼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박 원장이 무료진료를 위해 학교(소년원)로 출근하는 일이 잦아지면 오히려 좋지 않단다. 학교 학습 프로그램 진행에 차질을 줄 뿐만 아니라 치과 진료 예산이 적다는 이유다. 세상 사람들 다 좋아하는 ‘공짜’ 진료를 해도 눈총이다.
진료는 무료로 봉사하지만 레진이나 크라운 등 소모성 재료는 공짜가 아니다. 의료기기 유지와 보수에도 적지 않은 재정이 필요하다.
박 원장은 “그간 소규모의 외부 도움과 학교에 집행된 예산만으로는 소모성재료 조달이나 기존 의료기기 보수도 제때 하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자주 가서 치료해 주고 싶어도 재료가 부족해 어쩔 수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요즘은 처음 시작할 때 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늘어 한달에 세번 정기적으로 치료하는 등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인력부족과 재정적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박원장은 “사회와 격리되고 편견에 상처받은 원생들에게 어쩌면 우리는 희망일지도 모른다”면서 “사람의 따뜻한 정이 필요한 원생들에게 지역 치과계와 관련업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광주소년원 봉사활동 이외에도 지난 2005년 8월부터 성요셉요양원 등 관내 불우시설을 방문해 3백8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고 10월에는 광주장애인 복지관을 방문해 장애인 30여명에게 무료 치과진료를 해주는 등 일시적인 잘못으로 소년원에 수용된 청소년과 불우한 처지에 있는 노인 및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해왔다.
원장은 이에 지난 6월 20일 법무부·KBS·중앙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2007 밝은 사회를 위한 범죄예방 한마음대회’에서 13년 동안 2800여명의 소년원생을 무료 진료하고 1천1백만원 상당의 의료 장비를 기증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자원봉사상 본상’을 수상했다.
그는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아 영광이다”면서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초심으로 돌아가 무료 진료를 계속해 나아가겠다. 그리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찾아다니며 봉사하겠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박 원장은 특히 수상상금으로 받은 2백만원을 전액 소년원에 기부했다.
앞으로 학교 무료 치과 진료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안(치협)으로는 인력지원을, 밖으로는 업체들의 협력을 구할 생각이다. 박원장은 “초창기 소년원 진료를 시작할 때 전체적인 구도와 방법을 생각한 이는 당시 광주지부 회장이었던 임종성 원장이었다. 현재는 부천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지금도 소년원 하태희 간호사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소년원 진료봉사는 혼자가 아닌 선배와 동료들의 희생정신과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