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이젠 오랜 기억 속의 노랫말 가사가 문득 생각났다. 평양행 ‘고려항공’에 오르던 순간의 낯설음은 이 노랫말로 대신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하지만 구강수술장 준공식, 환영만찬, 그리고 평양 시내를 둘러보며 3박 4일을 보낸 방북단에게 북한은 “함께 해야 할 동포, 멀지만 가까운 한민족”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남겼다.
구강수술장 준공식을 위해 방문한 남구협 관계자들을 맞이한 북측의 구강전문병동 관계자는 단 2명뿐이었다. 구강수술장을 둘러 본 남측 일행이 구강병원 내를 견학해도 되겠느냐고 제안했지만, 진료실 한두 곳만 견학을 허락하며 “일요일이라 담당자가 안 나왔다”면서 더 이상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아직 제반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구강수술장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긴 일정이었다.
지속적인 상호교류를 약속하는 의향서 교환이라는 성과를 일궈내는 등 남북의 치과인들이 어우러지는 자리를 통해 앞으로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남북관계는 항상 변수가 많다고 한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국제정세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또한 남북관계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은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남구협이 많은 어려움 속에서 완공시킨 구강전문병동의 구강수술장이 북한의 인민들에게 ‘그림의 떡’이 아닌 북한 주민 전체의 구강수술장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김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