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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여행 그것은 꿈이다/윤창구 충남 윤창구 치과의원 원장

 

나를 묶고 있는 것은
바깥의 무엇이 아니고
바로 내 자신이다

 

한라산


3월 1일 적상산을 오르다 한라산이 화제가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세 부부가 모이게 되었다.
샤인빌에 객실 3개를 예약하고 항공권을 구하고, 렌트카를 예약하는 등등 번거로운 일들을 재붕이가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돼가는데, 일정을 짜다보니 한라산의 주 등산로 4곳을 다 걸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첫날 영실에서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으로 하산하는 코스와 이틀째는 성판악에서 백록담을 오른후 관음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구상해 보고 상의를 한다.


재붕이는 입맛에 딱 맞는다고 좋아하는데, 마나님과 성찬이네 부부는 좀 걱정스런 눈치다.
예행 연습 삼아 3월 18일에는 세 부부가 갑사쪽으로 향한다.
갑사-연천봉-문필봉-관음봉-자연석릉-삼불봉-금잔디고개-갑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걸어보고 3월 25일에는 상신리-금잔디고개-삼불봉-남매탑-상신리코스로 훈련을 떠난다.
4월 1일은 박정자-장군봉-큰배재-천장이골-동학사주차장 코스를 다녀오는 것으로 준비는 끝났다.
4월 7일 마지막으로 준비물을 점검하고, 6시 30분에 설레는 마음으로 시동을 건다.
청주 공항에 7시 40분경 도착하고 짐을 부치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뒤 한성항공에 몸을 싣는다.
드디어 11시에 신령들께서 머무신다는 영실에 도착하고 사진 한 장 찍고, 힘찬 발걸음을 시작한다.
길은 잘 정돈되어 있고, 조금씩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대략 30~40분 힘을 쏟다보니 저 멀리 수평선이 보이고, 병풍바위, 500나한의 절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다보니 어느덧 노루샘이다.


여기는 철쭉이 만발한 5월말에 오는 것이 좋겠지만 더 이상의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
노루샘에 다가가면서 탁 트인 윗세오름 평원이 펼쳐지고, 저 앞으로는 백록담의 화구벽이 우뚝 서 있다.


좀처럼 발길을 뗄수 없는 매력을 지닌 곳으로 사진 몇장으로 아쉬움을 달래 본다.
평화로운 길을 걷다보니 윗세오름대피소가 보인다.
먹을거리들을 펼쳐 놓고, 대피소에서 컵라면을 주문한다.
어리목방향의 하산길은 4.7km의 지루한 돌길이 주를 이룬다.
저앞에서 모노레일 소리가 들리더니 일행들 앞에서 사람을 태우고 내려간다.
여기서는 119를 대신하는 듯 한데, 소음에 매연이 심해 모노레일을 앞서 가려고 속보를 하다보니 일행이 뒤처진다.


한참을 기다려 소리가 멀어진 후에 다시 걸음을 뗀다.
어리목에서 샤인빌까지 대략 1시간 가까이 소요되고각자 방에 들어가 샤워를 하고 바닷가 길을 따라 산책을 하며 남녘수산으로 향한다.
푸짐하고 맛갈스런 음식에 술을 곁들이니 다들 기분이 최고조에 이른다.
바닷가로 난 길을 산책하다 숙소로 돌아와 제과점에서 내일의 비상식량을 준비하고는 각자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새벽 4시에 잠이 깨고 마나님은 디카의 사진이 사라졌다고 걱정을 하더니 잠을 설쳤나 보다. 짐정리를 하고 6시 30분에 로비에 모여 성판악으로 출발한다.
성판악에서 해장국으로 요기를 하고 등산화 끈을 조여 매고 7시 54분에 흥분된 발걸음을 내 딛는다.


사라악대피소까지 완만한 오르막 돌길이 끝없이 이어지다 조금씩 가파라진다.
진달래대피소에 11시 도착하여, 커피와 간식을 먹으며 잠시 숨을 돌린다.
여기부터는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고 숲은 구상나무, 고채목, 털진달래 등의 고산식물들이 군락을 이룬다.
거친 숨을 달래며 걷다보니 저 앞으로 정상이 보이고 1900m 표식이 나타난다.
뒤를 돌아보니 사방으로 탁트인 풍광들이 가슴속을 후련하게 씻어준다.
드디어 백록담이 보인다.


세찬 바람에 몸은 움츠러들지만 모두들 감격에 겨워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그래도 예정된 시간에 움직여야만 하니, 서둘러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한다.
관음사쪽의 조망이 더 기가 막힌데, 대신 가파른 빙판길이 한 동안 이어진다.
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