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교육시킨다고 이야기하고
아이는 엄마 말 듣지도 않고
모르겠네, 훌륭한 교육이 뭔지
가족끼리 아주 화기애애하게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오리고기 파는 집에서 밥을 먹게 됐는데, 아주 친한 친구 사이 아니면서 가족까지 같이 만날 기회가 생기면 여자분들 질투, 시기 장난 아니더구먼요. 왜 상대방을 만났으면 얼굴을 보고 인사하면 되지 여자들은 상대방을 위 아래 부터 짜~악 훑어보는지 모르겠어요.
남자들 목욕탕에서 만나면 손잡고 악수하면서 얼굴만 보면 되지, 가운데를 왜 쳐다보는지 그와 같은 심리상태인지도 모르죠.
그 아줌마 옷이 어쩌구 저쩌구, 핸드백이 어쩌구 저쩌구, 신발이 어쩌구 저쩌구….
이 즈음엔 대꾸가 없어지고, 그냥 앞만 보며 운전만 하고 있는 내 모습 보고 한마디 하지요. “관심 없군!"하고….
우리는 큰 애가 대학교 3학년, 막내가 이번에 대학 들어가 기말고사를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하더구먼요.
늦게 난 아들을 둔 한 엄마는 자리에 앉자마자 아들에게 공부를 시키더구먼요. 오리처럼 다리가 둘이고 날개달린 짐승을 조류라고 한단다. 오리는 알로 태어나 물가에서 헤엄치며 살며 등등….
문제는 애가 엄마 말 하나도 듣지 않고, 관심도 없는데 엄마는 계속 주저리 주저리 아빠가 닭띠인데 닭도 조류라는 둥….
그래서 내가 옆에서 거들었어요. “이 아저씨 기러기거든, 그래서 아빠하고 같은 조류야” 했더니만 이 엄마 날 째려 보더군요.
비정상적인 가족 관계를 뜻하는 이상한 단어를 애에게 가르치면 애가 커서 뭘 보고 배우냐고, 그래서 그냥 웃고 말았는데….
남편이 허리가 아파서 운전하는 것을 싫어해요.
근데 애들 데리고 멀리가도 이 여편네 운전을 안한대요. 애들에게 주저리 주저리 교육을 시켜야 해서….
아이고!
애가 궁금해 하는 것 물어 보면 제대로 가르쳐주면 되는 것이지, 애는 듣지도 않는데 주저리 주저리 떠들며 애들 교육 잘 시키고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으니 원!
그리고 요즘 애들 인터넷 발달해서 지가 궁금한 것 다 알아서 해결하는데 엄마는 자기 머리 아날로그인데 디지털머리 가진 애에게 읊어대고 있으니 공자가 빼갈 먹고 주정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
모르겠네! 뭐가 훌륭한 교육인지….
애들 어릴 때 일주일 내내 늦게 들어와서 애들 자는 얼굴 한번 보고, 일요일엔 아침도 안 먹고 차에 태워 휴게소 들러 밥먹이며 하루 종일 돌아 다니며 애하고 놀았어요.
그 대신 애가 뭘 물어보면 만사팽개치고 애 얼굴 보며 아는데까지 성실하게 설명해서 이해시켜 주고 그랬는데… 어느 시기가 되니가 애들이 아빠에게 물어 보는 일이 없더라구요.
술마시고 늦게 들어갔는데 애가 시험때라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고 있는데, 뭔가 몰라서 낑낑대길래 가르쳐 주었더니 아주 신기하고도 이상한 눈초리로 날 쳐다 보더만요. 어떻게 이런 것을 다 아셔요? 하는 듯한… 더 가르쳐 주지도 않고, 그런 기회를 만들지도 않았어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고, 집에까지 와서 애들 가르치는 것은 나에게 스트레스만 더 쌓여 명 재촉하는 일 같아서리.
장남이 아주 어릴 때, 왜 나는 아빠가 앉고 둥기둥기 하며 흔들어야 잠이 드냐고 묻기에 “애가 만들어질 때 엄마가 많이 흔들려야 만들어 지거든"하고 대답해 주었더니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던 모습이 눈에 선하네요. 그 녀석이 벌써 대학 3학년이 되었으니 세월 빠르다.
애비로서 가르친 것 없는데 알아서들 공부 열심히 해 줘 고맙다는 생각 뿐이네요.
내가 할일은 그저 돈 버는 일 밖에 없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