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가입하면 개원자리 챙겨주나요?”
임상기술 습득 위해 자주 병원 옮기기도
무리하게 개원 했다가 다시 페이닥터로~
육아문제로 여자치의 파트타임 활동 늘어
서울 강남의 한 치과의원에서 페이닥터로 근무하고 있는 K원장은 공보의를 마치고 페이닥터 근무만 벌써 2년을 넘고 있다. 개원을 하려고 항상 준비하고 있지만 마음처럼 맞는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특히 요즘은 치과를 개원할 자리도 과거보다 훨씬 적을 뿐 아니라 행여 적당한 자리를 찾는다 해도 까다로운 임대조건을 비롯해 보조인력 확보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또 상당수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의료기술 향상으로 급속하게 늘어나는 고가의 치과장비와 더불어 치과의 대형화, 고급화 되고 있는 인테리어 추세도 초기 개원투자비용에 있어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K원장은 “개원할 장소와 개원에 따른 비용 문제 외에도 최근의 개원가는 다양한 시술법이 등장해 대학을 졸업하고도 배워야 하는 술식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며 “특히 임플랜트 분야는 대학에서의 경험만으로는 환자를 대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원 전에 대부분 치과병의원에서 페이닥터로 근무하며 각종 최신 임상시술 정보를 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원장도 지난 2년간 현재 근무하는 치과를 포함해 3곳을 전전했다. “근무 병원을 자주 옮기는 이유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당수 페이닥터들의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임상기술 습득을 위해서일 것입니다.” K원장에 따르면 한 치과에서 오래 있다보면 아무래도 다양한 임상기술을 익히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 1년 이상 근무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심지어 일부 페이닥터들은 특정 요일별로 파트타임으로 보철, 교정, 신경치료 등 특정진료 기술 습득을 위해 한 곳 이상의 치과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K원장은 덧붙였다.
이외에도 기본적으로 페이조건과 대표원장과의 진료스타일 차이, 육아 등도 병원을 옮기는 이유에 포함됐다. 페이의 경우 2백만원 정도부터 시작해 연차 및 임상수준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 선배 병의원 위주로 많이 근무를 해왔지만, 최근에는 필요에 의해 근무지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도 과거보다는 많이 퇴색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현재 K원장은 치협 회원으로 가입돼 있지 않다. “회원 가입은 개원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되려 K원장은 반문한다. 회원 가입에 대해 생각조차 한 적이 없다는 표정이다. 사실 회원 가입에 대한 무관심만큼 가입 절차도 알지 못했다. 또 반문한다. “치협 회원으로 가입하면 어떤 혜택이 있나요? 가입한 몇몇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잘 모르겠다고 하던데... 회원에 가입하면 개원자리도 알아봐 주나요?”
경기도에서 6개월가량 페이닥터로 근무하고 있는 L원장은 무리하게 개원을 했다가 다시 페이닥터로 돌아왔다. 2년 전 야심차게 개원을 했지만 생각처럼 치과가 운영되지 않았고 급기야 적자에 허덕이다 문을 닫았다.
“차라리 지금이 마음은 편해요. 위험을 무릅쓰고 개원을 강행할 만큼 개원가가 평탄하지는 않습니다. 경기가 보다 나아지고 실력도 더 쌓였을 때 개원할 생각입니다.” L원장에 따르면 치대 졸업생이 줄어들지 않는 이상 개원할 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고, 그만큼 진료 수요가 많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의 개원전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땅한 개원장소를 구하지 못해 개원을 미루는 페이닥터도 주변에서 자주 보았죠. 이 추세라면 페이닥터 수는 점점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L원장은 “처음 치대가 설립될 때는 전국 각 도 별로 지역 도민들의 구강건강향상을 위해 생겨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지방에서 치대를 졸업해도 일단은 수도권으로 개원하길 원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지방에서의 진료수요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경향이 큰 편”이라고 전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