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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4번째 이야기)기다려지는 성탄절/이남희 치과위생사협회 공보위원


산타할아버지·선물
동심어린 추억을 더듬으며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한다

 

퇴근 무렵 이였다. “이모, 언제 놀러 올 거야?”라고 조카가 문자를 보내왔다.
나는 조카가 보고 싶은 마음에 언니네 집으로 곧장 퇴근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6살짜리 조카는 “이모~!”라고 부르며, 유치원에서 공부한 노트를 가지고 나에게 달려와 펼쳐 보였다. 조카의 노트에는 사진이 붙어 있었고, 그 사진 바로 아래에는 삐뚤삐뚤하게 ‘산타할아버지한테 선물 받은 날’이라고 적혀있는 것이었다.


유치원 학습시간에 사진을 붙이고, 글 쓰는 공부를 했던 모양이다. 조카는 자기가 직접 한 것이라며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었다. 노트 속의 사진은 산타복장의 할아버지와 조카가 선물을 들고 찍은 것이었다. 내 귀여운 조카는  6살 때 자기가 착한 일을 해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고 갔었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조카의 자랑거리를 듣고 난 후, 문득 나의 어린시절이 생각났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산타할아버지가 정말 있는 줄 알았다. 어렸을 적에 성탄절날 조그만 동네 교회에 가면 항상 먹을거리도 많고, 사은품도 많이 주고 해서 성탄절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을 했다.
성탄절 행사를 위해 몇 달 전부터 열심히 음악에 맞춰 율동을 배웠던 생각이 난다. 그리고 성탄절날 그동안 열심히 배워 준비해왔던 율동과 노래를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를 갖곤 했었다.


성탄절의 모든 행사가 끝나고, 교회 선생님께서 “올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착한 일을 많이 한 아이에게는 오늘밤 산타할아버지가 집에 몰래 오셔서 선물을 줄거예요”라고 말씀을 하셨다.
동네 어귀에서 친구들과 헤어진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깨끗한 양말을 찾아 거실 텔레비전 위에 올려놓고 선물을 달라고 기도를 하고 잤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떴을 때, 나와 내 남동생 선물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드디어 다음날 아침, 나는 눈뜨자마자 텔레비전 위에 있는 양말 속에 선물이 들어 있나 없나 확인부터 했었다. 그러나 늘 선물은 없었다.
그 사실을 확인한 나는‘올해는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줄 만큼 내가 착한 일을 안했나보구나’‘내년에는 착한 일을 많이 해서 꼭 받아야지!’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고, 학년이 높아질수록 나는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달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 또래친구들보다 한참 늦게 산타할아버지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성탄절 선물을 받기 위해 내가 텔레비전 위에 올려놓은 양말을 부모님께서 분명 보셨을 텐데 왜 선물을 안 주셨을까 하고 서운한 마음이 생겼었다.
그 땐 내가 너무 어려 서운한 마음만 앞섰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워낙 집안형편이 어려워 부모님께서 선물을 주지 못하셨으리라 생각한다.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구름낀 하늘은 금새라도 눈이 내릴 것 같다.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으면 하는 생각과 동시에 며칠 지나면 다가올 성탄절이 기다려진다. 정말 산타할아버지가 존재한다면 지금의 나는 선물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동심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