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힘들었던 내 자리가
이렇게 편한 곳 이란 걸
새삼 깨닫게 되다
치과일이 이렇게 편한 것 인줄 몰랐습니다.
2007년 11월 10일 KBS 클래식FM에서 주최한 ‘신작가곡부르기경연대회’에서 쟁쟁한 음악전공자 35명중 치과의사로는 처음으로 예심을 통과하고 12명에게 입상의 영광이 주어지는 결선에 오른 것입니다.
결선에서 신작 가곡 ‘대관령’이라는 곡을 KBS PD로 부터 받고 일주일 후에 콩쿨을 참가하라니 무척 당황 했지만 치과의사로서 평소에 환자로 부터 마음을 비우는 일이 습관이 된 저는 금방 적응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루 하루 지나면서 내 마음은 내 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불안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가사를 외우는 것 조차도 왜 그리 힘들었던지 답답하게 느껴질 뿐 이었습니다.
KBS 공개홀 2000석 관중은 날 무너뜨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긴장해서 목이 마르고, 몸도 마르고, 시달리고, 성대에 굳은 살이 박힐 정도로 지쳐 휘청거리는 몸을 일으켜 정신을 가다듬고 겨우 무대에 섰는데 세상에 이렇게 크고 넓은 무대가 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그나마 겨우 외웠던 가사까지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드디어 끝을 내고는 오태훈, 홍소연 클래식FM 진행 아나운서가 인터뷰를 하는데 무슨 말을 했는지는 방송을 들어 봐야 저도 알겠습니다.
어쨌든 큰 자유를 얻었고, 마음을 추스려 다음 날 치과에 나와 진료를 하는데 그 동안 힘들었던 것 같은 내 자리가 이다지도 편한 곳 이란 것, 또 행복한 곳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환자에게 친절히 진료를 마치고, 이렇게 인사말을 던졌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