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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6)방글라데시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와서(하)/정승곤

우리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순박함에
큰 마음의 선물을 받고…

<1624호에 이어 계속>


6일부터는 수술이 없는 대신 임플랜트 세미나가 있었다. 예전부터 방글라데시 대학의 요청으로 개최하게 된 이번 세미나는 핸즈-온 코스와 라이브 서저리가 포함돼 있어 당초 20명 정원으로 예정되었던 인원이 그보다 훨씬 많은 68명의 현지 치과의사들이 참여했다. 이 세미나로 간호사들과 나는 진료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이 날 진료팀은 사바지역에서 진료를 하였다. 현지에 계시는 목사님 내외가 세 들어 계시는 집인데, 집주인인 방글라데시 정치인이 의료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좋은 일이라며 흔쾌히 자신의 집을 진료 장소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집 마당에서 진료할 준비를 하는데 집주인이 직접 천막을 치는 것을 도와주었다. 준비를 마치고, 나는 치과진료 초진과 발치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았다. 유니트체어가 아닌 그냥 의자에 앉히고 펜라이트를 이용하여 시진하는 곤란함은 잘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선교사들께서 통역을 잘 해주셨음에도 환자와 내가 서로 직접 의사소통하는 게 아니라서 답답한 면이 있었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도 문진 시에는 어려움이 있는데 말이다. 또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겁이 많고, 아픈 것을 잘 참지 못한다더니 검진 후 발치를 권하면 아플까봐 겁먹은 표정 보이고, 마취 주사 맞고 하니까 괜찮다고 하면 마취 주사 맞는 것을 겁낸다. 다른 진료 중에도 시간이 좀 길어지면 손을 올리고 움직인다. 그렇지 않아도 무서운 치과 진료, 얼굴을 덮고 하니 더 그렇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기에서도 치과진료는 고가인데다,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서 구강 상태가 안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어떤 여자들은 남편한테 허락을 받아야 이를 뺄 수 있다고 한다. 시작할 때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조금씩 밀려든다. 모두 서로 격려하며 오전 진료를 끝내고, 집주인 부인이 직접 준비한 점심을 먹으러 집 안의 식당으로 갔다. 현지 음식을 준비했는데 어제 먹었던 것처럼 온통 카레다. 매운 카레, 채소가 많이 들어간 부드러운 카레, 묽은 카레 그리고 밥. 음식들이 온통 노랗다. 하긴 이 나라 사람들이 보기엔 우리나라 음식이 온통 빨갛겠지. 맛있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후 진료를 시작했다.


점심 먹는 사이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조심스러운 면도 있어서 처음에는 지켜보다가 진료를 받은 사람들이 괜찮다고 하니까 더 온다고 한다. 진료 중에 함께 온 의과대학 학생들이 기다리는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었다. 사진 찍히는 걸 참 좋아하는 듯 아이들 표정이 밝다. 이 날도 거의 해가 저물어서야 진료가 끝났다. 숙소에 가서 세미나 팀의 이야기를 들으니 세미나 분위기가 굉장히 뜨거웠다고 한다. 다카대학교병원에서 세미나를 했는데 다들 큰 관심을 보였다고 했다.


마지막 날인 7일은 설날이었다. 아침에 교수님들께 세배를 드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세미나팀은 BSMMU대학에서 두 번째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봉사의 공식적인 진료일정은 6일로 마무리되어서 진료팀 일부는 세미나팀 지원을 가고 일부는 남아서 그동안 묵었던 숙소의 직원들을 치료해주었다. 오후에는 간단한 시내 관광을 했다. 며칠 동안 타보고 싶었던 릭샤도 타고, 가보고 싶었던 시장 구경도 했다. 저녁에는 영사님과 목사님, 선교사님들, 한·방친선병원의 선생님들 또 여러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짐을 챙기고 공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여행을 가면 그 곳의 사람들이 정말 타인으로 느껴지고, 내가 그 곳에서 이방인임이 느껴지는데 이번이 봉사였기 때문인지 좀 다른 느낌이었다. 뭐랄까 현지인을 만나서 낯선 모습을 봐도 왠지 친근한 느낌이었다.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눈살 찌푸려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안쓰러운 모습들이 도와주고 싶고, 그런 중에도 여유 있어 보이는 모습들이 부럽기도 했다. 가기 전에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