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소중한 꿈을
한번쯤 끄집어내서
먼지 털고 닦아 보자
중학교 다닐 때 어머니 손에 이끌려 동네분이 하시는 궁중무술 국술원(합기도) 도장에 누나랑 같이 다니게 되었다. 그때는 형편이 어려웠고 도장이 초창기라 관장님이 무료로 다니게 해주었다. 누나랑 나는 도장의 시범단이 되어 도장을 번성시켜야 한다는 마음에 이곳저곳 시범을 다니고 나중엔 아이들도 가르치는 사범까지 했었다.
관원 수가 늘어나자 우리 남매는 관비를 안내서 그런지 차별과 서러움도 많이 당하고 남자인 나는 쇠쌍절곤으로 많이 맞기도 했다. 지금은 그렇게 하면 큰일 나지만 그 당시는 관장님도 선생님과 같은 레벨이었다.
한참 서러울 땐 나도 크면 도장을 차려 아이들을 가르치는 관장이 되리라 다짐을 하며 울기도 했었지만 이만큼 크게 해준 관장님의 지도에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 후 꿈은 추억으로 남겨지고 학업, 치과개원, 결혼, 아기, 사회생활….
시간이 흘러 둘째가 유치원에 다닐 즈음 우연히 TV에서 미국 종합 격투기 시합 UFC를 시청하면서 내 마음속에 묻혀져있던 어릴적 꿈이 꿈틀거렸다. 바로 동네 도장을 다 뒤지고 다녔고 허름한 특공무술도장을 발견하고 접수를 했다.
술, 친구, 와이프, 아이와 놀아주기 등을 다 뒤로 미루고 땀 뻘뻘 흘려가며 열심히 했다.
예전 실력은 안 나오지만 다니면서 특히 자세의 균형이 잡히고 자주 생기던 어깨통증도 없어졌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우리 도장에도 어린이들이 많이 다니고 있는데 씩씩해지며 바르게 변화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아이들에게도 적극적으로 권할 만한 운동인 것 같다.
계속 운동하다보니 욕심이 생긴다. 이참에 특공무술관장 자격까지 따는 것이 어떨까. 요즘 투잡이 유행이고 나중에 어찌될지 아무도 모르는 게 인간사인데 보험 든다 생각하고 몸도 좋아지고 일석이조가 아닌가.
올 봄에 특공무술 지도자 연수교육 2회차에 참가하게 된다. 4회차까지 있는데 군대훈련 받는 것보다 더 힘들다.
어릴적 관장이 되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기에 흘리는 땀이 아깝진 않다. 사람 마음속엔 어릴적 자라면서 보고 듣고 해보고 느낀 것들이 어디 가버리지 않고 어딘가 내속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소중한 꿈을 한번쯤 끄집어내서 먼지 털고 닦아 보는 것이 어떨까. 특공무술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자면 각종 무술의 장점을 추려내 집대성한 무술로 장수옥 대한특공무술 총재가 대테러부대 창설을 계기로 특수임무에 걸맞은 술기 개발 필요성의 대두에 따라 1978년 창안한 실전무술이며 태권도, 유도, 합기도, 쿵푸, 태극권, 당랑권, 타이복싱, 레슬링, 권투, 격술, 군무술, 소림무술, 격투기 등의 장점만을 추려 집대성한 것이 특징이고 유사시에 실전에서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특수요원들의 감각도 고려된 무술이다.
당초 군사용으로 보급되던 특공무술은 높은 효율성으로 인해 일반인에게도 쉽게 전파됐다. 이에 따라 협회는 1986년 사회단체로 인가를 받았으며 1988년에는 사답법인 대한특공무술협회로 공식 출범했다. 현재 서울과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 100여개의 도장이 설립되어 있다.
또 해외에서 특공무술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에 힘입어 특공무술협회는 상호 기술교류 및 만남의 장 마련 등을 통해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참고 : 대한특공무술협회(http://www.tgmsa.org), 대전노은동특공무술화랑아카데미 (http://cafe.daum.net/hwarang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