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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7)내가 목격하고, 아는 사실 그것들이 곧 진실일까?/박병기

 

둘만의 장소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한 진실도
각자가 다르게 생각하는데

 

이야기 하나
아버지와 딸 둘만이 있는 엘리베이터 안의 좁은 공간에서 6층과 7층이 눌러져 있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의 층은 7층인데 말이죠. 아버지와 딸은 하나같이 “난 7층을 눌렀다"고 주장합니다. 내가 목격하고, 아는 사실  그것들이 곧 진실일까? 부녀지간에 일어났던 일과 대화를 기록해 보려 합니다. 


어버지와 딸은 자신들이 목격한 사실을 다음처럼 진술합니다. ①아버지 : 저녁 늦게 학원을 마치고 돌아온 딸을 마중 나가서 딸아이를 데리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피곤에 지친 딸아이는 무심코 6층을 눌렀다. 그 모습을 보던 나는 다시 7층을 누르고 나서 무심코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까지 딸아이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엘리베이터는 한번 눌러진 층을 다시 누른다고 취소되지 않는다. 물론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습관적으로 다시 6층을 눌러 6층에서 멈추는 것을 막으려 하였다.


②딸 = 학원버스를 기다리던 아빠를 만나 엘리베이터에서 7층을 눌렀다. 오늘 학원에서 있었던 일을 곰곰이 생각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런데 아빠가 조금 이상해 보여 고개를 드는데 아빠는 6층을 눌렀다. 그래서 나는 아빠에게 “아빠 왜 6층을 눌러"라고 말했는데 아빠는 내가 6층을 눌렀단다. 그래서 아빠는 7층을 눌렀고, 6층을 취소하려 6층을 눌렀단다. 어른들은 자기가 잘못해 놓고도 어른이라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늘 우긴다.

 

이야기 둘
요사이 거실의 TV를 치우고 책장과 책상을 거실에 들여 놓았다. 퇴근 후 소파에 누워 TV를 보던 낙으로 살았는데, TV가 없는 거실에 익숙해지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니 이제 제법 집에서 이런저런 책들을 읽는다. 어느 날 책장에 꽂혀 있는 위인전인 책 중 구세군이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띄었다.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아들놈에게 “구세군이 누구야”하고 물었다. 아들놈은 옆에 있던 누나에게 다시 물었다. “누나 구세군이 누군지 알아?” 미처 딸아이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아들놈이 “누나 그것도 몰라, 광해군, 연산군 처럼 왕에서 쫓겨난 왕 중에서 한 명이지.” 옆에는 집사람과 내가 있었고 그 말을 듣고 웃었다. 그 순간 딸아이의 대답이 압권이었다. “아! 그래, 그래서 구세군이구나."


내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정답일까? 둘만의 조그마한 엘리베이터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한 진실도 각자가 다르게 생각하는데. 구세군을 쫓겨난 왕이라고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 이가 있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요사이 TV가 치워진 거실에서 책을 읽으며 좋은 귀절이 있으면 프린트해서 원장실에서 내가 제일 잘 보인 곳에 붙여 놓는다.


직원들과 회의하며 프리젠테이션 하였던 귀절이다. “훈련을 하는 데는 돈이 든다. 그러나 훈련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
요사이 가슴 시리도록 느끼고 있는 귀절이다 “자신에게 명령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의 명령을 들을 수밖에 없다."
두 권의 책을 권하고 싶다. ‘설득의 심리학’, ‘이기는 습관’이다. 유명한 책이라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