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임대료·직원 인건비 등
매달 지출 고정비용 감당 어려워
“의사도 경영인” 경영 마인드 필요
# 순수익 23∼30% 매달 광고비로 지출
요즘 개원가 실제 상황이 이렇다.
과도한 병원 투자가 결국 ‘도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병원 컨설팅 업체 J 대표는 강남만 하더라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개원한 10개 치과 중 3개는 망해서 나가고 단지 2개 정도만 살아남을 정도로 개원시장이 녹록지 않다고 경고했다.
10개 치과 중 5개 치과는 순이익을 내지 못한 채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일반적으로 치과 규모가 크면 환자에 대한 진료권 범위도 이에 비례해 커질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정확한 분석도 없이 대규모 자금을 무리하게 대출 받으면서까지 치과를 개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착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치과 규모가 크고 최신 설비를 갖추면 소규모 치과들에 비해 어느 정도 진료권 범위가 넓어질 수는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다 치과를 개원할 경우 병원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광고를 진행하게 되고 임플랜트 수가를 낮추는 등 무리한 경영을 하게 돼 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실제 강남에 많은 자금을 들여 개원한 치과들을 분석한 결과, 일부 치과들의 경우 순수익의 23~30% 정도를 광고비로 매달 지출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평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증금 3억원에 적게는 1천3백만원에서 5백만원, 좋은 입지의 경우 2천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매월 고정 임대료를 지출하는 곳도 있다고.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광고비와 임대료, 직원인건비, 기타 운영비를 제외하고 나면 실제 순이익은 터무니없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치과들도 실제 안을 들여다보면 페달 밟는 것을 멈추면 쓰러져 버리는 ‘두발 자전거’처럼 단지 서있기 위해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일단 눈에 보이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광고 투자를 줄일 경우 그나마 광고를 보고 찾아오던 환자마저도 바로 줄어 이를 쉽게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실제 광고를 해본 원장들의 얘기다.
강남의 A 원장은 “수익대비 비용 지출이 많은 것을 알면서도 광고는 일종의 ‘마약’과도 같아서 한번 입맛을 들이면 쉽게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컨설팅업체 P 대표는 “일부 치과의 경우 엄청난 비용을 들여 치과를 오픈 했다가 손익이 맞지 않아 중간에 이를 털고 나오고 싶어도 만만치 않은 금액 부담을 떠안고 치과를 인수해 줄 사람을 찾지 못해 근근이 운영만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 치과대학서 경영 및 윤리 교육 강화 필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개원 20여 년차의 한 K 개원의는 “치과의료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의료시장 개방이다 뭐다 해서 위협을 느끼는 개원의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엄청난 돈을 들여 치과를 오픈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 덕분에 인테리어 업자나 치과장비업체들 배만 불려 주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요즘 젊은 치과의사들을 보면 한마디로 겁이 없는 것 같다”면서 “조금씩 벌어서 병원 살림을 넓히고 병원 규모를 키워가면서 보람을 느끼던 우리세대와는 달리 개원도 로또 당첨 되듯 한방을 원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다 보니 무리하게 병원을 오픈 해 놓고 병원유지를 위해 과잉진료에 과대광고를 일삼고 의료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윤리마저 저버리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신규 개원의들은 “과거와는 개원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하겠냐”는 반론도 만만찮다.
개원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선배들이 이미 선점하고 있으니 이들과 차별화된 경쟁을 하려면 어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