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것 없이도 행복하고
노력하며 이루어가는
지금 이순간이 즐겁다
교정치료를 하다 보면 얼굴은 예쁜데 인상이나 표정이 별로 이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얼굴은 그다지 예쁘지 않지만 표정이 살아있고 인상이 밝아 무척 예뻐 보이는 사람이 있다.
또한 치료받으러 오는 중고등학생들 중엔 건네는 인사에 간단히 답례하기도 힘들어 할 만큼 지쳐있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먼저 생글생글 인사하며 눈망울이 초롱초롱 살아있는 아이들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모두 내면의 마음에서 오는 것이리라.
건강상의 이유이든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든 교정치료를 받는 것도 건강하고 예뻐져서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함일텐데 아무리 외모가 아름다워져도 그 마음이 밝지 않으면 삶의 행복을 누리기 힘든 것 같다.
우리는 언제 행복하다 느끼게 될까?
원하는 걸 가졌을 때… 원하는 걸 이루었을 때…?
늘 새집에 새차를 가지고 살면서도 더 좋은 것을 찾아 헤매느라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분주한 이가 있는가 하면 낡은 집에 걸어 다니면서도 삶의 기쁨을 잃지 않는 이들도 있다.
행복은 무언가를 가지거나 성취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 달려있지 않을까.
가진 것 없이도 행복하고 아직 이루지 못하였어도 노력하며 이루어가는 지금 이순간을 즐거워하며 살아가는 삶.
우리 가족은 카자흐스탄이란 곳에서 2년 반을 살았다.
모든 여건이 한국보단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그곳에서의 시간들이 지금껏 살아온 짧은 인생여정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삶의 행복이란 우리 손에 가진 어떤 것에 달린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담긴 기쁨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신랑은 내과 중에서도 혈액종양학을 전공했다. 여러 암환자들을 만나며 치료된 환자들로 인해 기뻐하며 사망한 환자들로 인해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사망하는 환자들 가운데도 그 모습들이 너무나 다르단다. 자신의 질병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억울함과 두려움에 눈을 감지 못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지나온 인생을 정리하며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소망을 가지고 고요히 눈을 감는 분들도 있다 한다.
난 치아 하나하나가 가지런해져 갈수록 이를 가리지 않고도 활짝 웃을 수 있는 이들을 보며 기뻐한다.
하지만 나의 더욱 큰 바람은 외모의 아름다움이 나이에 따라 스러져갈지라도 마음 속에 사랑의 빛이 가득하여 환한 미소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을 보는 것이다.
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 -잠언 1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