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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구인난 등 잇단 악재

 


기공소 간 출혈 경쟁 심각

치과기공사인 A 씨는 출근해 작업준비를 하다 갑자기 고열증세가 발생, 병원을 방문해 치료 후 귀가했으나 이후 패혈증, 급성 간부전, 급성신부전 등의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사망했다. A 씨는 추석 연휴를 전후해 보철물 제작의뢰의 증가로 인해 업무량이 가중돼 3주간 평소보다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을 뿐더러 사망 직전 주말에도 작업을 계속하는 등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한국 치과기공사가 중국으로 건너가 치과병원을 개원했다가 중국인 동업자에게 ‘배신’을 당한 사연이 매스컴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 2001년 중국으로 진출한 70세의 박 씨는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한 사이 병원의 주인이 바뀐 상황 앞에서 좌절, 무료쉼터와 발안마방 등에서 전전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졌다.

 

#기공계의 슬픈 ‘자화상’


위 사례들은 결과만 따졌을 경우 매우 극단적인 사건이지만 현재 기공계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새로울 것도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비근한 예로 현재 치과기공소 1년차 직원의 월급은 대개 80∼100만원 수준이다. 야근 수당조차 없다.
지난 2005년 여성부가 유망직종으로 선정한 여자치과기공사의 경우 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다. 출산휴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알아서 미리 그만두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소음, 분진 등으로 인한 근무환경이 좋지 않고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심지어 임신도 잘 되지 않을 정도라는 하소연도 나온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기사들은 “정시에 퇴근하는 것이 유일한 희망”일 정도다.
이 때문에 치기공과를 졸업한 기공사들은 1, 2년 안에 기공업무를 버린 채 근무 조건이 보다 나은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치과기공계의 ‘자화상’이다.
반면 기공소장들은 구인난과 낮은 기공수가로 인한 경영난에 시달린다. 대학을 갓 졸업한 1, 2년차 기사들은 많지만 5, 6년차 이상의 숙련자들은 이미 기공소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타 기공소와의 경쟁이 상시화 되다보니 ‘기공수가 덤핑’도 자체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크라운, 인레이 등 각 분야에서 받아왔던 ‘업계 평균수가’는 이미 ‘하향평준화’돼 심리적인 지지선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지난 1일부터 20인 이상 근무처에 대한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됐지만 기공소장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일부 치과기공소장들은 거래하는 치과의원에 이 같은 사정을 알렸지만 ‘묵묵부답’이거나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치과기공계 관계자들은 “사면초가의 상황, 벼랑 끝의 기공계 등 그 어떤 말로도 치과기공계의 어려움을 수식할 수 없다”며 “몇 년 만 지나면 치과기공소를 하겠다는 사람이 나올지 조차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