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가 쌀쌀해져 코트를 꺼내는 제 모습을 보면서 겨울에 들어섰음을 확인했습니다.
11월 중순을 넘기고 나니 이제 치위생과 학생들에게는 본격적인 ‘수험철’이란 생각이 듭니다.
올해는 11월 23일 실기시험, 12월 21일 필기시험이 있다는 공지를 봤습니다. 이 글이 실릴 땐 아마 실기시험은 끝났겠죠?
지난해 이즈음 실습실에 남아 마네킹마다 고유의 이름을 붙여주고는 친구 삼아 시험 준비를 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동기들과 서로 알려주기도 하고, 시험감독도 해가면서 편안한 추리닝차림으로 자유롭게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던 기억입니다.
그래도 난 기구는 잘 잡아, 자부심을 갖다가도 시험 일주일 전 갑자기 모든 기구가 비슷해 보이는 등의 혼돈이 오기도 하고. 그럴 때면 침착해야지, 하루에도 백번씩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수필을 의뢰받고 무슨 내용을 쓸까 생각하며 그 즈음을 추억하는데 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친구들과의 술자리일까요? 국시공부를 마치고 친구들과 한잔하러 가던 길, 취업에 관한 얘기와 서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 이제 몇 년간 자매처럼 함께 지내던 나날이 며칠 남지 않음에 대한 아쉬움을 나누던 그 자리가,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도서관이나 강의실에 남아 필기시험을 준비하다가도 마음 맞는 친구들과 모여앉아 공부는 뒤로 미뤄두고 얘기를 나누고 하루 종일 만나고도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았는지….
지금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겠지요?
시험은 곧 끝이 납니다. 우리, 수능이라는 녀석도 지나고 보니 별거 아니었잖아요. 국가고시도 생각보다 빠르게, 편안하게 지나갈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세요. 아프지 않도록 건강관리 하세요. 열심히 하고도 몸이 아프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그리고 친구들과 추억을 만드세요. 졸업을 하고 1년간 사회생활을 하며 뭐가 그리 바쁜지 친구들과 모여앉아 수다떨어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학교 다니는 동안 매일 만나고 함께 다니던 자매 같던 녀석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보통 서운한 게 아니네요.
하나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법입니다. 후배님들의 미래가 평생을 함께 할 직업이 바로 눈앞에 있습니다. 마지막 이 고개를 넘어 그 미래를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