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큰 치과병원 암울 관측 두드러져
대형 공단 입주지역 개원가 크게 술렁
신규 개원여건 악화일로…푸념만 늘어
2009년이 한발 앞으로 다가오면서 내년이 암울한 한 해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논리적 전거, 거시경제 담론이 위축된 소비 심리를 독점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치과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무엇보다 지난 1997년 ‘IMF 사태’의 경우 국가차원의 외환위기로 치과 등 소규모 자영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금융위기와 서민경제의 침체에서 비롯된 ‘도미노 현상’이 치과계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구체화되고 있다.
과연 이처럼 암울한 현실을 앞두고 치과 경영 전문가 및 동료 치과의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과연 불황에 맞선 선제적 대응은 가능한 것인가.
# 개원가 ‘굿 뉴스’는 없다
내년에 대내외적으로 최악의 경영환경이 도래할 것이라는 인식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일선 개원의들의 전망이 대체로 일치한다.
임플랜트를 중심으로 한 수가 하락이 이미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원엔 환율 급등이 대출 이자의 급격한 상승을 초래했으며 펀드, 주식 등 자산가치의 하락, 임대료, 인건비를 비롯한 지출 경비 상승 등 적자 경영의 위기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일부 개원의의 경우 “‘경영(management)’이 아니라 ‘방어(defence)’라는 개념이 내년에는 더 적절할 것”이라며 위기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경쟁이 일상화돼 있는 서울 압구정동과 강남역 일대에도 유례를 찾기 힘들만큼 병·의원 폐업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규모를 축소하는(downsizing) 등 다각도의 대책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4분기 위기설’이 공공연히 떠도는 실정이다.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치과의원 폐업현황은 이 같은 현실의 ‘바로미터’다<오른쪽 연도별 치과의원 폐업현황 참조>.
특히 내년에는 개원의들의 ‘정도경영(正道經營)’을 위협하는 요소가 불황을 틈타 전면에 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환자의 ‘치료 동의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국면을 어떤 관점으로 경영에 접목시키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암울한 관측은 규모가 큰 치과병원에서 더 두드러진다. 복수의 치과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현 스탭에 대한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을 계획을 내부적으로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찬가지로 내년 신규 인력 충원도 최소화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 지방 개원가, ‘직격탄’
지역 개원가의 사정도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
인구 40만의 중소도시에서 개원중인 C 원장은 “어려울 때 일수록 로컬끼리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요즘 어디 원장이 말도 안 되는 저수가 공세 중이라는 등 흉흉한 소문으로 분위기가 냉랭한 것이 사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들 중소도시의 경우 외부유입 환자창출에 한계가 있고 실제로 지역 경제의 타격이 현실화되면 ‘파이’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이 높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인천, 창원 등 대형 공단이 입주해 있는 지역에 개원하고 있는 개원의들의 경우 내년 중 돌아올 일부 업체의 엔화 대출 만기시한을 앞두고 크게 술렁이고 있다.
공단입주 업체들의 사정이 나빠지면 정리해고 등 유동인구 자체에 타격이 올 것이며 연쇄적으로 치과의 매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울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저수가 경쟁, 불법의료 광고 등 치과의사 대 치과의사의 갈등이 표면화될 것도 예측 가능한 부작용이다.
고령화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도 걱정이 많다. 수도권 및 거점도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