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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9)탐욕스러운 사람과 질투심 많은 사람의 우화/ 박병기

탐욕스러운 사람과 질투심 많은 사람의 우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거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TV리모컨을 안고 하루를 마감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2006년 어느 날 문득 초등생인 아이들과 화질이 좋고 더 큰 TV의 리모컨을 선점하려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리모컨을 가지고 살며 아이들에게 숙제하고 공부하라고 말하고 있는 나, 내가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이 아니었기에 집사람과 상의한 후에 거실의 TV와 소파를 책장과 책상으로 바꾸었다.


일주일 이상을 집에 들어가면 할 일이 없어 헤매다.  책장에 있는 책들을 정리하고 책들을 읽기 시작한지 3년여 이제는 제법 책장의 책들이 새로운 책들로 바뀌고 있다. 아이들도 나와의 리모컨 쟁탈전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자신의 방에서 아니면 거실의 책상에서 같이 책을 읽거나 숙제를 한다.
2008년은 나의 탐욕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무척 힘든 시기였다. 아니 지금도 진행되고 있지만 세월이 약이 되었다. 마음이 괴롭다고 친구, 동료를 만나 하소연하기 보다는 집에 들어가 책들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힘들 때는 “삼국지”와 “어린왕자”를 다시 읽어 본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 “권력의 법칙”이라는 책을 읽으며 나를 돌이켜 보게 하는 우화가 있어 옮겨 본다.
탐욕스러운 사람과 질투심 많은 사람이 왕을 알현했다. 왕이 두 사람에게 말했다. “너희들  중 한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요구한다면, 나는 그것을 요구한 사람에게 주고 그 두 배를  나머지 사람에게 주겠다.”
질투심 많은 사람은 자기가 먼저 왕에게 요구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동료가 더 많이 받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가질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에 왕에게 먼저 요구사항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마침내 탐욕스러운 사람이 질투심 많은 사람을 억지로 떠밀어 질투심 많은 사람이 먼저 요구 사항을 말하게 하였다.


여기까지 읽으며 나는 생각해 보았다.
나는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내가 질투심 많은 사람의 입장이라면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내가 탐욕스러운 사람의 입장이라면 질투심 많은 사람이 무엇을 요구하기를 바라겠는가?
왕은 진정 두 사람에게 요구를 들어줄 의사가 있었는가?
그러자 질투심 많은 사람은 왕에게 자신의 한쪽 눈을 뽑아 달라고 했다. (유대우화 (일곱 가지 대죄) 솔로몬 쉼멜 1992)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면서 나를 아는 주위의 많은 사람, 나를 알지 못하고 옷깃 한번 스치지 않은 많은 사람,  그리고  주위 동료 치과의사들과의 관계에서 나의 눈을 뽑아달라고 했던, 그리고 하고 있는 일은 없는가? 생각해 본다
가끔 만나는 후배에게 마지막 부분을 빼고 우화를 이야기하며,“너라면 어떤 대답을 하겠냐”며 물었다. 후배는 “저에게 벌을 내려 주세요” 라고 말하겠다고 하였다.
왠지 가슴이 답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