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없는 잘나가는 치과 그들만의 경영 비결은?
“교정 환자에 신뢰·희망·믿음 심어주죠”
“3대가 진료받는 병원되자” 진료철학 세워
필름 슬라이드 상담기법 적극 활용 호응 커
병원 온도·습도까지 신경…쾌적 환경 제공
서울 인근 소도시인 B시에서 11년째 개원중인 A 원장의 전공은 교정학이다.
전공을 살려 교정환자만 진료하고 있는 A원장의 P 치과의원은 건물 아래 위층으로 2개의 치과의원과 피부과, 산부인과, 안과, 성형외과, 한의원 등의 병원들이 몰려 있어 메디컬 빌딩이라는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
이 빌딩은 신축된지 3년이 접어드는 건물로 A원장은 빌딩 입주를 위해 착공 당시부터 눈독을 들였다고 했다.
전철역이 위치해 있고 인근에는 백화점도 있어 교통과 상권이 수준급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중산층정도이며 같은 건물에 일반 치과의원도 개원할 것으로 예상, 교정 진료 외의 필요한 자문도 구할 수 있는 등 상호 보완되는 시너지 효과도 예상했다는 것이다.
기자가 본 A원장은 조용조용한 말투에 몸에 밴 예의를 갖춘 전형적인 젠틀맨 치과의사였다.
외모도 영화배우 배용준과 같이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P치과의원의 1년 매출은 줄잡아 8~9억원 정도다.
월 평균 매출이 6천5백만원에서 7천5백만원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진료를 보조하는 보조인력 등 직원 수는 6명으로 하루 4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A원장의 P치과의원의 “왜 치과 경영이 잘 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했다.
환자의 ‘신뢰와 희망’을 잘 파악하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모든 환자들은 ‘이 의사가 내가 원하는 진료를 해줄 수 있을까?’ 와 ‘진료 후에 어떤 모습(효과가 있을 까?)으로 변할까? 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지요. 이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환자에 희망 줘야 치과의사 믿어
A원장은 교정전문 진료 특성을 감안, 환자에게 신뢰를 쌓기 위해 필름 슬라이드를 상담기법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가 직접 진료한 환자를 촬영한 필름 슬라이드에는 환자명과 촬영 일자가 기록돼 있지요. 이것을 직접 보여 주면 처음 내원한 환자는 믿음을 보입니다. ‘진짜 이분이 진료한 환자가 맞네’라는 강한 믿음을 심어 줄 수 있지요”
이후 A원장은 ‘환자의 희망 찾기’에 나선다.
환자 자신과 거의 비슷한 증상이었지만 A 원장의 진료를 받고 가지런한 치열과 함께 환하게 웃는 사진을 대형 컴퓨터를 통해 보여 주면 ‘나 역시 치료를 받으면 필름 속 “환자같이 예뻐질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 같은 상담을 충실히 하면 신뢰와 희망을 동시에 환자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치료 동의율도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환자가 의사를 신뢰해야 치료 예후도 좋아집니다. 일단 의사를 신뢰하고 희망을 보았기 때문에 진료기간 중 하지 말아야 할 유의사항 등을 잘 따라 하게 됩니다.”
특히 진료가 종결된 환자의 경우 원장이 노력해 만족한 치료결과가 나오더라도 환자가 그 사실을 알아 줘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소개 환자가 창출되는 선 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평범한 사실이지만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A원장은 강조했다.
A원장의 P치과의원은 역시 경영이 잘되는 치과의원의 공통점 중 하나라고 보여지는 환자 데이터베이스화가 잘 돼 있다.
환자 슬라이드 보관은 물론 P치과의원은 ISO 9001인증을 받은만큼, 발생하는 모든 환자 정보와 문서를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치의신보 탐방기획 시리즈 중으로 처음 게재된 5월21일자(1740호)에 소개된 지방 대도시 D치과의원과 환자 상담과 병영 운영 기법이 비슷했다.
당시 D치과의원의 P원장은 보철이 필요한 신환자와 같은 상태였지만 진료가 완료돼 좋아진 구환자의 임상 증례를 보여주는 등 환자에게 희망을 찾아주는 상담 기법을 활용하고 있었다.
또 내원환자들의 모든 기록을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갖고 있었다.
“3대가 찾는 병원 만들고 파”
A원장은 확고한 진료철학과 소박한 병원비전을 갖고 있다.
치과의사로서의 진료 철학은 ‘교정 진료를 통해 얼굴모습과 구강기능을 개선시켜 환자가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단순히 매출을 많이 올려 부를 축적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 이었다.
A원장이라고 치과의사의 삶이 평탄하지는 않았다.
보다 질 높은 교육을 받기 위해 6년간 경영 하던 병원을 접고 가족과 함께 외국 유학길에 올랐다는 A원장.
유학을 갔다와보니 생활비를 빚을 내 생활할 정도로 어려울 때가 있었다고 했다.
환자의 행복한 삶을 위해 도움 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진료에 매진하다 보니 병원경영이 정상화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A원장의 P치과의원의 비전은 언제나 앞서나가는 병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온 가족이 신뢰해 진료를 맡길 수 있는 병원이 되자는 것이다.
“어느 한 여자 중학생의 어머니가 진료를 받고 중학생 딸이 교정 진료를 받으러 온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그 딸이 일찍 결혼해 자신의 어린아이 진료 상담을 위해 내원 했어요. 얼마나 기분이 좋고 흐뭇했는지……. 엄마, 딸, 손주 등 3대가 진료 받는 그런 병원을 만들겠다는 것이 저희 병원의 비전입니다.”
이 같은 비전과 진료 철학 구현을 위해 A원장은 철저한 병원관리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의 새로운 건물로 이전 개원했을 때 인테리어와 병원구조는 환자와 직원, 원장의 동선을 면밀히 분석, 의료기구와 편의시설을 갖췄다.
P치과의원은 인테리어는 화려하지 않지만 차분 하면서 품격이 있다는 느낌이다.
고품질 진료를 세련된 공간에서
“고품질 진료를 세련된 공간에서 세련된 형태로 제공하고 싶어요. 제 명예를 걸고 운영하는 병원인 만큼, 환자가 느끼는 네임 밸류를 계속 유지하고 싶습니다.”
A원장은 이에 따라 환자가 이용하는 모든 공간과 소품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종이컵은 병원 이름이 박힌 이쁜 캐릭터가 들어 있고 대기실의 동영상과 음악, 그리고 온도와 습도까지도 신경써 환자가 내원하면 차분해지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병원 청결도 유지를 위해 1주일에 두 번씩 대청소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교정전문 치과의원이다 보니 주변 치과 의원에 의뢰된 환자 역시 적지 않다.
많게는 내원환자 수의 30% 선까지 차지한다는 것이 A원장의 귀뜸.
의뢰 환자가 많은 것도 동료 치과의사에게 실력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믿음을 줘야 가능한 만큼, 지역 치과의사 사회에서도 겸손하게 행동하고 의사회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A원장은 갖고 있다.
A원장은 지역 치과의사회 임원 활동도 한 적이 있으며 동료들을 위해 배려할 줄 아는 자세를 갖췄다는 것이 병원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주변 동료 치과서 의뢰환자 20~30%선
A원장은 병원 경영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진료를 보조하는 스탭들은 물론 동료 치과의사들, 그리고 원장의 가족까지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다.
“직원교육은 매주 수요일 교정 술식 및 지식에 대해 제가 교육하고 있고요 금요일에는 직원들이 발표 합니다. 좋은 사례가 있으면 이를 우리 병원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지요.”
직원교육과 관련 A원장은 정기적인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가 바빠서 직원교육을 건너뛰면 분명히 병원에 힘이 없어지고 작은 실수가 난다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더라도 직원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원장은 땡칠이 아빠라고 했다. 저녁 7시면 칼 퇴근하는 것 때문에 가족들이 붙여준 별명.
나름대로 환자 걱정없이 병원 운영이 잘 되는 밑바탕에는 가정의 평안함이 뒷받침 됐다는 것이다.
A원장은 가정이 편안치 않을 때나 아내와 말다툼이라도 하고 나면 그날 병원에서 환자 상담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유학시절 본 미국 치과의사들의 경우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에너지를 병원운영과 진료에 쏟으며, 꾸준한 신체 단련과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인생관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A원장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동료 또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면 그 한사람이 열사람 되고 또 백사람이 될 것입니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