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방 기획시리즈 8·끝 불황없는 잘나가는 치과 그들만의 경영 비결은?
“인간적이고 솔직한 치과 좋아요”
치의신보가 지난 5월 21일부터 6월 25일까지 한달 간 매주 목요일판에 7회 게재한 ‘불황 없는 잘나가는 치과 그들만의 경영비결은?’탐방 기획시리즈가 개원가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획시리즈의 첫 번째를 장식한 지방 대도시 D치과의원의 경우 P원장이 18년 간 축적한 상담 메뉴얼과 환자관리 프로그램 등 각종 자료를 원하는 치과의사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병원 연락처를 묻는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또 일부 개원가에서는 탐방 기획시리즈에 나간 기사를 분석해 자신의 병원에 응용하는 방안을 찾는 회의를 갖는 등 관심을 모았다는 전언이다. 또 모 개원의는 “마음에 와 닿는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이런 식으로 해야 했는데 항상 마음만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실천하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 하겠다는 동료들이 많다”는 격려 전화를 주기도 했다.
치의신보는 두 달에 걸쳐 7회 게재된 기획시리즈 내용을 분석, 경영이 활성화된 병원들의 공통된 특징과 특이점을 정리해 게재하고 이번 탐방 기획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고가진료는 다른병원과 비교 후 판단”
이번 기획시리즈 탐방기사 중 나타난 7개 병원 원장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환자들에게 인간적으로 와 닿고 실력으로 확신을 심어주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첫번째 기획시리즈를 장식한 지방 대도시 D치과의원 P원장의 경우, 환자 상담은 항상 환자 입장에서 듣고 환자아픔을 내 아픔과 같이 생각하는 ‘감성상담’을 하고 있다. 어머니 같은 노인에게는 아들과 같이 손도 잡아주고 동생 뻘 환자에게는 오빠나 형과 같이 친근한 벗이 돼 주고 있다.
두 번째로 게재된 전국 급여 청구 10위권에 육박한다는 지방 소도시 L원장의 경우 솔직함을 노하우로 손꼽고 있다.
기본 일반 진료 외에 임플랜트 등 무리가 따르는 진료는 정중하게 다른 병원으로 권유하고 스케일링을 직접 하는 등의 성실함과 솔직함으로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병원을 일궈내고 있다.
여자 치과의사로서 지난 6월 11일자에 소개된 A원장은 친절하고 상냥한 응대로 치과 공포증을 감소시켜면서 ‘최소한의 치료가 최고 진료’라는 생각으로 환자를 대한다.
치료의 종류 및 치료에 드는 비용을 설명하는 한편 최소의 치료비용으로 저작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진료만을 일단 권하고 있다.
고가의 치료는 다른 병원과 충분히 비교한 후 선택하라는 조언까지 하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경쟁이 치열한 서울 중심 상권에서 개원 15년째를 맞고 있는 H원장은 진료가 예측했던 방향과 다르게 됐다고 판단했을 경우, ‘자발적 리콜 제도’를 실시해 양심적인 의사라는 평가를 받는가하면 의료분쟁도 줄여나가는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세밀한 환자 분석…‘경영 튼튼’ 병원 이끌어
7개 병원 중 상당수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기록을 철처하게 데이터베이스화 해 이를 활용하고 있다.
저소득층이 많고 변두리어서 상권이 좋지 않은 D치과의원의 경우, 환자가 몰리는 이유중 하나가 92년 개원 이후 내원환자의 모든 정보를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것이 큰몫하고 있다.
치료내용, 진료비용, 환자 특징, 소개 해준 인사 등이 총망라 돼 있으며 진료가 종료된 환자에게는 치아상태가 어떤지, 집안에 우환이나 경사가 없는 지 안부를 묻기도 한다.
특히 진료가 중단된 환자에게는 치료중단 이후 발생 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설명하는 등 애정 어린 관심으로 환자에게 다가간다.
또 6월 25일자 게재된 K원장의 S치과의원 역시 엑셀프로그램을 활용, 내원하게 된 경로부터 성별, 연령별, 환자 성향, 임플랜트, 일반진료, 교정 진료 등으로 내용을 분류해 환자관리를 세밀히 하고 있다.
K원장은 “개원의들이 엑셀로 많은 데이터를 관리하기가 힘들고 번거롭다고 생각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내 공부하면 어렵지 않게 노하우가 쌓일 것”이라며 “축적된 환자 데이터가 있으면 최근 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구 환자들이 병원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는 입장이다.
믿음, 희망 주는 상담 노하우 대단
환자에게 신뢰와 희망을 심어줘 치료동의율 높인다는 것이 기획시리즈에 소개된 병원들의 노하우였다.
교정 전문 진료만으로 9억대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서울 인근 소도시 A원장은 환자 신뢰를 쌓기 위해 필름 슬라이드 상담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환자 이름과 촬영일자가 기록돼 있는 슬라이드로 내원 환자와 비슷한 케이스였으나, 치료가 잘 돼 이뻐진 환자 케이스를 보여주면 “나도 이렇게 이뻐질 수 있구나. 어머! 이 원장님 실력이 있어 믿음이 가네”라며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는 것이다. 즉 환자에게 신뢰와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보철이 필요한 신환이 내원할 경우 진료가 종료된 비슷한 환자 케이스를 보여줘 진료 동의율을 높이고, 진료 종료 후에도 진료가 잘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CT사진 등이 포함된 개인 진료 앨범을 선사하는 지방 대도시 D 치과의원과 같은 경우였다.
또 대다수 환자들이 자신의 불편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점을 감안, 환자 편에서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궁금증을 쉬운 용어로 풀어줘 믿음을 주는 상담도 환자 동의율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아울러 “미선이는 지난 번 보다 더 예뻐졌네” “어르신 지난번 치료받은데는 아프시지 않았나요” 등 원장이 먼저 부드러운 인사를 건네는 등 딱딱하고 권위에 찬 치과의사가 아닌, 마음씨 좋은 아저씨, 아줌마 같은 원장 스타일이 인기가 높다는 사실도 공통점이었다.
신속·정확 보철물로 환자 사랑 심어
불만노트를 만들어 환자불만을 잠재우고 기공실을 운영해 환자만족을 극대화하는 병원도 눈길을 끌었다.
탐방 기획 시리즈 중 유일한 여자 치과 의사였던 A원장은 치과의원 내에 기공실을 두고 있다. 기공소를 운영하면 신속하고 정확한 보철물 제작이 가능하고 어려운 케이스의 환자일 경우 기공소장과 함께 환자 상태를 보고 논의해 보철물을 제작하는 만큼, 불만이 적은 보철물이 환자 신뢰감을 높인다는 것이 A원장의 생각이다.
6월 4일자로 게재된 P치과 의원의 L원장 역시 자체 기공실을 운영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7년 전 초기 투자비용이 3천만원 이상 들었지만 과거 외부 기공소와 거래 할 때 보다도 인건비 등을 감안해 평균 10% 이상 비용 감소 효과를 보고 있다.
L원장은 “고가 장비 등 외부에 보이는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해서 수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며 “그 보다는 양질의 보철물을 제작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등 실질적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자체 기공소 운영은 그만큼 ‘환자 풀’이 많은 개원가에서 가능한 만큼, 일정 수준의 환자를 확보한 치과 병의원이라며 기공소 개설을 시도해 볼만하다는 메시지다.
환자의 불만노트를 작성해 충성환자를 만드는 경우도 있어 관심을 끌었다.
매일 내원환자들이 토로한 불만을 노트에 작성해 병원자체 회의를 통해 개선하고 차트에 환자만족도를 표시, 불만이 많아 C로 체크된 환자는 진료과정과 서비스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 결국 충성환자로 만들어나가는 방법이다.
즉 까다로운 환자를 충성고객으로 만든다면 이 환자들이 소개시켜주는 환자들은 믿고 오는 만큼, 진료 동의율이 높다는 것이다.
임상기술도 최상급 판단… 스탭 교육 만전 공통점
기획시리즈에 나온 치과의원들은 상당수가 일주일에 한 두번 씩 위생사 등 스탭 교육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일방적인 원장의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스탭들이 발표하고 개선점을 제안하며 아이디어를 내는 쌍방향 교육이었다.
이들 병원들은 대부분 스탭 이직율이 낮다. 대부분의 스탭들이 근무연수가 비교적 길어 원장들과의 호흡은 물론 진료 철학도 공유하면서 병원발전을 이끌고 있었다.
스탭들이 자주 바뀌는 개원가의 경우 한번쯤은 되 새겨볼만 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기획시리즈 나온 원장들의 진료기술 즉 임상수준은 어떨까?
모 원장은 개원할 정도의 치과의사라면 환자가 느끼는 의료기술에 있어서는 평준화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전문가인 치과의사 사이에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환자가 예민하게 반응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획시리즈 인터뷰에 응한 7명의 원장 중 2명은 외국 유명치대 유학파이며 배움에 대한 열기 또한 대단했다. 또 이들 중 한 명은 현재 치대에서 강의중이며 나머지 원장들도 의료기술향상을 위해 사설연수회와 각종 학술대회에 열의를 갖고 참여하는 열성파 들이었다.
즉 7명의 원장들은 겸손한 탓인지 자신의 의료기술에 대해 피력하지는 않았지만 경력이나 노력 정도로 볼 때 상위권의 의료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박동운 기자 dongwoo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