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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8번째) 단국대 치과병원 몽골 의료봉사(상) / 박호산

단국대 치과병원 몽골 의료봉사(상)

 


조용범 병원장님의 호출이 왔다. 본과 4학년 과대표로서 사실 병원장님을 뵐 일이 거의 없기에 의아해 하며 찾아 올라갔더니 2009년도 몽골의료봉사활동에 참가할 본과 4학년 학생들을 선출해 오라고 하셨다. 기간은 일주일,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조금 고생스러울 수는 있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며 많은 지원을 독려하셨다. 학우들이 모인 자리에서 의료봉사활동 참가지원을 받았었는데, 예상외로 높은 호응을 보였다. 총 83명 정원의 우리 학년에서 22명의 지원자가 모였고, 총 참가 가능 학생수가 3명임을 감안할 때 이는 7:1을 넘는 높은 경쟁률 이었다. 결국 두 번의 제비뽑기를 통해 본과 4학년에서 나를 포함한 남자 2명, 여자 1명이 선출되어 몽골 의료봉사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용범 병원장님을 비롯하여, 진료부장이신 구강외과 김철환 교수님, 소아치과 유승훈 교수님, 단국대학교 보건학 박사출신이신 새한치재 이명구 사장님, 구강외과 김범진 선생님, 보존과 박진수 선생님, 김영미, 유명숙 위생사님, 신창선 주임님 이렇게 아홉 분과 함께 총 12명의 치과의료봉사팀이 꾸려졌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이 가시는 치과의료봉사를 따라간 것을 이후로, 해외의 여러 나라를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학교의 이름을 걸고 나선 봉사활동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이번엔 어떤 것들을 더 배울 수 있고 느낄 수 있을 지 많은 기대가 되었다.
6월 27일 토요일, 오후 1시에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병원 로비에 집결해서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을 향했다. 탑승수속 및 짐을 붙인 후 6시 30분에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를 마친 후 면세점 쇼핑 등의 개인시간을 가진 후에 밤 9시 40분경 탑승 게이트에 모여있는데, 방송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왔다. 울란바토르 행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인해 이륙할 수 없어 비행일정이 내일 오후 6시 20분으로 미뤄졌다는 것이다.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많은 손해를 감수하며 내린 결정이니 양해를 구한다는 항공사 직원의 설명에 다들 어쩔 수 없이 면세품을 보관한 뒤 출국심사 취소 수속을 다시 밟고 공항을 나와야만 했다. 다음날인 28일 일요일,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오후 4시에 인천공항에 재 집결했다. 다들 옷과 세면도구 등이 붙인 짐 안에 들어있는 관계로 초췌한 몰골이었으나, 그래도 오늘은 출발하겠지라는 기대감 때문인지 조금은 생기 있어 보였다. 6시 20분 기내에 탑승하여 4시간의 비행을 마친 후 한국시각 10시 20분, 현지시각 밤 9시 20분에 도착하여 짐을 찾았다. 인천공항에 비하면 울란바토르 공항은 소박했고, 짐이 나오는 곳이 한 곳 밖에 없어 신기했다. 자그마한 공항의 외견과는 달리 자랑스럽게 밖에 걸려있는 칭기스칸의 이름은, 몽골 사람들 내면에 있는 자부심을 잘 드러내는 것 같았다. 현지시각 10시 40분에 공항에서 나와 ‘암가"라는 가이드를 만나 우리의 숙소인 ‘Bayangol hotel"을 향해 이동했다. 한 방에서 다같이 모여 첫날 회의 및 다음날 일정소개를 간단히 하고, 잠을 청했다.


29일 월요일. 잠을 충분히 잤다고 생각하고 씻으러 화장실에 오니, 눈밑에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와 있다. 해발 1600m 고도의 위력이란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간단히 먹고, 로비에 집결해서 단국대학교에서 지어준 몽골국립대학에 있는 치과진료소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미리 부탁했던 식염수와 알코올 등을 챙긴 후 간단히 환전을 하고, 울란바토르 외곽의 ‘가초르트 85" 초등학교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우리 팀을 비롯한 단국대학교 의과병원팀 및 단국대학교 다른 과에서 같이 온 여러 학생들이 의료봉사 및 영어교육, 학교 페인트칠, 컴퓨터 수리, 환경미화 등의 활동에 다양하게 참여했다.


우리 치과팀은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미리 한국에서 컨테이너를 빌려 붙여놓은 물품 박스들을 개봉하여 진료할 수 있는 준비를 했고, 컴프레셔, 석션 등을 설치하고 각종 기구들을 준비하는데 만 오전 시간이 거의 다 지나갔다.


 먼저 예진을 통한 차팅으로 주소(chief complaint) 및 전신건강 상태, 필요한 치료 등을 확인하고 작성하여 각 담당 선생님 및 교수님께 넘겨드리고, 그 후에 각 체어에서 외과, 소아치과, 보철 등의 필요한 진료를 받은 후, 경우에 따라 약 처방을 하고 주의사항을 설명하여 돌려보내는 시스템으로 이뤄졌다. 한국에 비하면 많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시며 열심히 치아를 뽑으시던 김철환 교수님과 김범진 선생님,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갖은 방법을 동원해서 진정시켜 치료하시는 소아치과 유승훈 교수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특히, 보철치료는 조용범 원장님 및 기공사 출신이신 이명구 사장님께서 맡아서 하셨는데, 한국에서 쓰는 아크릴릭 레진을 이용한 임시의치 제작에 국한 되었으나, 환자들은 매우 만족해 했고, 임시의치 제작이 정확해서 거의 손댈 것 없이 착착 맞아 들어가 놀라울 뿐이었다. 그리고 매 진료 과정마다 두 위생사님의 매끄러운 기구조달이 눈에 띄었다.


학부생들은 주로 진료 중 사진을 찍거나, 필요할 때 예진에 가담하기도 하고, 평소 원내생 생활 때 많이 하던 임시의치 트리밍이나 폴리싱을 하기도 했다. 신창선 주임님은 각종 기계들을 설치하고, 고장 난 것들을 고치는 일, 혈압을 재고, 환자들의 질서를 유지하는 일 등을 하셨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