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다문화 가족
“더불어 사는 이웃 함께하는 지구촌”
3. 모범적인 다문화가족 돌보기 사례
구강건강은 ‘기본’대구 남구보건소 마음까지 보듬다
글 싣는 순서
1. 한국이 낯설다
2. 그들의 심각한 구강건강상태
3. 모범적인 다문화가족 돌보기 사례
4. 대구 지부회원 봉사 현장
5. 전북지부-도청 MOU 봉사
6. 다양한 지원 치과계가 나서다
7. 더불어 사는 사회 치과계 솔선수범
전국 유일 치의 소장… ‘치아돌보미사업’ 전개
의치보철 등 민·관 합동 109명 무료 진료
11월까지 다문화가족 치과 진료봉사 계획
한국적응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타 기관 연계 암 등 건강검진도
다문화가족 돌보기 롤 모델 제시
# 전국 모범 ‘다문화가족 치아돌보미 사업’
대구광역시 중에서도 가장 발전이 더디다는 남구. 이곳 남구보건소(소장 유영아)가 대구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 다문화 가족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모범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최근 상당수의 지자체에서 다문화가족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남구보건소가 대구지역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치아돌보미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치과의사가 소장을 맡고 있는 남구보건소는 지난 2월 24일부터 시작해 오는 11월말까지 결혼이주여성과 자녀, 남편을 대상으로 무료치과진료 및 구강보건교육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 지역 치의 봉사로 무료 틀니 시술
진료내용도 구강검진 및 충치예방 처치 뿐만 아니라 이들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 대구시치과의사회(회장 김양락)와 대구시치과기공사회(회장 강병균)의 협조를 통해 의치보철까지 무료로 해주고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마다 남구보건소 구강보건센터에서 김경환 미르치과병원 원장, 이기호 한마음 연합치과의원 원장, 조창식 윌치과병원 원장 등 지역 치과의사의 자원봉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이 사업을 통해 지난달 24일까지 109명에 달하는 다문화가족이 충치치료 및 스케일링, 보철치료를 무료로 받았다.
대구광역시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등록돼 있는 506명의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해 1200여명에 달하는 다문화가족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남구보건소는 오는 11월까지 무료치과진료를 진행할 계획이다.
송근배 경북대 치전원 교수팀과 함께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17일까지 치아돌보미를 위한 구강보건교육과 구강검진을 통해 320명 정도가 1차로 구강검진을 받았고 그 이후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보건소 구강보건센터와 자원봉사에 동참한 치과의원에서 무료진료가 실시되고 있다.
보건소에 정기적으로 나와 진료하는 자원봉사 치과의사 3명(이들은 모두 경북치대 동기다)과 치과위생사 뿐만 아니라 김양락 대구지부 회장이 병원장인 명진치과병원, 다다연합치과(대구지부 부회장), 우명수치과(대구지부 총무이사), 손희용치과, 해와달연합치과, FM치과병원 등 대구지부 임원을 비롯해 킴스치과, 덕영치과병원, 이현치과, 민들레치과, 정치과 등에서 동참해 보철진료를 무료로 해오고 있다. 다문화가족이 이미 무료로 진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주변의 추천이 이어지면서 더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이 무료 치과치료를 통해 그동안 참아왔던 치통을 날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쿠키만들기 체험·건강검진·가족사진 촬영 등 다채
특히 남구보건소는 무료구강검진 및 치과진료 뿐만 아니라 이들이 한국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족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말부터 남구, 서구, 달서구 등 대구에 있는 3곳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이용하는 이주여성 200여명을 대상으로 대구과학대학의 협조를 얻어 어린이 간식 쿠키만들기 체험을 마쳤고,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아 케익만들기를 개최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체험프로그램 시에는 체지방 분석 및 골밀도 측정, 영양상담도 포함돼 이들의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추석에 즈음해서는 명절음식 만들기 체험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남구보건소는 유영아 소장과 친분이 있는 한국의학연구소(KMI)의 협조를 얻어 100여명에 달하는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암검진 및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3회씩 KMI에서 6대암 및 간기능검사, 혈액검사, 방사선 촬영을 통해 자궁경부암, 유방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등 130여종의 검사를 해주고 있다. 자기 혈액형도 제대로 모르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는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검진이다.
건강검진 뿐만 아니라 한국에 와서 찍은 가족사진도 고향에 있는 부모들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알고 협찬을 받아 고향에 보낼 가족사진 촬영을 지난달 28일과 29일 진행했다. 행복한 가족사진 촬영을 위해 메이크업, 의류, 헤어, 사진액자 등도 지원됐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들이 이제 내 나라가 된 ‘대한민국’을 눈물나게 고맙게 여겨지게 만들고 있다.
이같은 대구 남구보건소의 ‘다문화가족 치아돌보미 사업’은 지난 5월 19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구강보건사업지원단이 주최한 ‘2009 구강보건포럼’에 소개돼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강연 이후에 광주, 전라북도, 부산 등에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문의해 오는 등 관심을 끌고 있다.
남구보건소는 또 지난해에는 틀니시술자와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구취측정과 틀니세정, 구강건강교육등을 진행한 ‘어르신 치아건강교실’을 운영한 바 있다.
또한 다문화가족 치아돌보미 행사와 함께 장애인들을 위한 무료치과진료도 김경환 원장과 이기호 원장의 자원봉사를 통해 현재 진행해 나가고 있다.
대구 남구가 전국 다문화 가족의 모범적인 모델이 되기에 충분한 것은 무엇보다도 치과의사인 유영아 소장의 리더십과 유 소장이 취임하면서 함께 손발을 맞춰온 최순례 치과위생사가 가족같이 대하며 한국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사랑과 열정,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최 치과위생사는 다문화가족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언니’로 불리며 한국에 적응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되는 가교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한 행복한 다문화가족 만들기에 순수하게 동참하는 치과의사들의 봉사의 손길이 있어 더욱 빛나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시집온 호티베하이 씨(24살)는 “치과치료 받으려면 돈을 많이 내야하는데 무료로 치료받으니까 너무 좋다”며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너무 좋다”고 고마워했다.
유영아 소장은 “취약계층 가운데서도 다문화가족이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이라며 “일반 주민들을 상대할 때보다 한단계 한단계 진행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5~6배는 더 들지만 그 보람은 정말 크다”고 말했다.
# 대구 남구보건소 전국 평가 2년 연속 1등급
치과의사 최초의 보건소장인 유영아 소장이 소장으로 있는 대구 남구보건소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지역특화 건강행태 개선사업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전국 1등급을 받았으며, 지난해 맞춤형 방문건강사업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상을 차지해 중앙에서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학교구강보건실이 운영되고 있는 남덕초등학교와 영선초등학교는 남구보건소의 철저한 운영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세계 최저수준의 충치지수를 기록하고 있다.
“치아하면 남구보건소”라는 말이 대구광역시에서는 당연시 되고 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