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다문화 가족]
“더불어 사는 이웃 함께하는 지구촌” 7. 더불어 사는 사회 치과계 솔선수범<끝>
지금까지 7회에 걸쳐 치과계가 다문화가족을 위해 모범적으로 벌이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진료봉사 현장 등을 소개했다. 이와 같은 다문화가족을 위한 치과의사들의 사랑과 봉사 열정은 앞으로도 전국에서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다.
먼저 내민 치과계 ‘배려 손길’
다문화 아우르는 ‘구심점’
지부 등 전국 봉사치의 많아 ‘든든’
예방치료 범위·건강보험 확대해야
우리말 교육 등 다양한 지원 필요
최근 조선일보에서도 다문화가족의 현황과 미래를 제시하는 심층 보도를 하는 등 사회 각계에서 다문화가족을 배려하기 위한 관심과 신경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다문화가족 기획을 취재하면서 만나본 최병기 원장, 유영아 대구 남구보건소 소장, 이주여성들의 든든한 언니 역할을 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는 대구시 남구보건소의 최순례 치과위생사, 김경환 대구미르치과병원 원장, 김양락 대구지부 회장, 조세열 전북지부 회장 등에게서는 다문화 가족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자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순수하면서도 간절한 마음이 진하게 묻어났다. 또한 이들은 한결같이 다문화가족에 대해 더 많은 치과계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취재 현장에서 결혼이주여성을 만나 보면서 어린 나이에 먼 이국에 와서 겪어야 하는 남모를 고통과 눈물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오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희망과 꿈을 포기하지 않고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이들에게 베푸는 치과의사의 인술은 커다란 위로와 힘이 되고 있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들을 위해 치과의사들이 앞장서 무료로 봉사해 줘 너무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2년 반이 됐다는 24살의 호티베하이 씨는 “치과치료를 받으려면 많은 돈을 내야하는데 무료로 치료받으니까 너무 좋다. 아는 고향 친구에게도 소개해 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치과계에서는 다문화가족을 위한 무료치과진료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치과계가 이들을 위해 타 단체보다 먼저 나선만큼 치과진료에만 한정되지 않고 보다 체계적이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들에게 따뜻한 배려의 손길이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도 다문화가족을 배려하는데 있어 치과계가 모범이 돼 왔지만 앞으로도 사회 전반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이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등의 확고한 인식전환이 가장 우선시 돼야한다는 지적이다.
배광식 본지 집필위원은 최근 시론에서 “현재도 울산시 인구정도의 외국인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고 앞으로 외국인 거주자가 급증할 것이므로 단일민족에 대한 고착된 생각을 탈피하는 등 우리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며 “이들이 우리 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많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본지 7월 27일자에 소개된 캄보디아에서 시집온 홍쿤티어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그녀와 남편을 흔쾌히 치료해주겠다고 약속한 최병기 원장은 “우리나라도 어려운 시절 주변국으로부터 얼마나 큰 도움을 받았는지 잊지 말고 외국인 신부와 가족들에게 더 큰 관심을 갖자”고 당부했다.
양춘호 전북지부 보험이사는 “그동안 치과치료를 받지 못했음에도 전북도청과 업무협의를 통한 이번 무료진료에 다문화 가족들도 적극성을 보였다”며 “일회성에 그치기보다 멘토링이나 자매결연 등을 통해 아이들까지도 꾸준히 관리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5년여동안 전남 화순에서 다문화가족을 진료해온 서울 송파구의 임수령 원장은 “다문화 가족들은 특히 문화적 차이 때문에 사회 적응에 힘들어 하고 있다”며 “이주여성들이 우리 문화를 접하려면 한글을 먼저 알아야 한다. 공부방을 만들어 줘 우리말을 교육시키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대구시 남구보건소의 최순례 치과위생사는 지역치과의사와 연계된 무료치과진료 뿐만 아니라 추석맞이 송편 만들기 및 한복 입어보기, 자녀들을 위한 쿠키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결혼이주여성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현장의 경험을 전했다.
김경선 건강한사회만들기 운동본부장은 “치과계의 다문화가족에 대한 이해와 배려정신은 사회에 모범이 되고 이러한 봉사정신은 바이러스와 같아 널리 퍼져 나갈 것”이라며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갖는 회원들을 위해 치협 차원에서의 지원을 더욱 늘려 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혜숙 노원구 북부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다문화가족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려는 치과의사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사회복지사로서 든든함을 느낀다”며 “그러나 의료인단체의 봉사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나서 건강보험제도 등을 더욱 강화하는 등 정책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 복지사는 “다문화가족을 사회문제로 이해하고 접근하기보다 새로운 강점을 지닌 사회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며 “글로벌시대에 맞춰 다문화가족이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더욱 쉽게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윤복·전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