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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수필(830)>
몸이 장애 라고 마음까지 장애인것은 아니다
우광균(인천연일학교 치과보건관리소장)

나는 그들의 진정한 이웃이 되고 싶다. 그들의 고통을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이해하려는 마음을 놓치지 않는 가까운 이웃이 되고 싶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어느 노래가사처럼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하지만 가끔은 그 ‘평등’에 의문이 생길 때도 있다. 정신지체부자유 아이들을 만날 때가 바로 그 순간이다. 똑같이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기다리다가 세상에 나오는데, 왜 누구는 장애아로 태어나고 누구는 비장애아로 태어나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 나도 모르게 생기곤 하는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누구나 이렇게 말한다. 비장애아와 장애아도 똑같은 인간이라고. 그들은 평등하다고. 하지만 말로 떠드는 것처럼 실천하는 이들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있을까? 내가 보기에 장애아를 비장애아와 똑같이 인격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 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그와 같은 사회적인 편견과 사람들의 시선이 장애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상처가 된다. 나도 보통 인간과 다를 바 없다. 비록 내가 장애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치과장비를 기증하고 또 진료까지 해준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아무런 편견없이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가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본다. ‘내가 정말 그들의 고통을 나누고 싶어서 연일학교(정신지체아 학교)에 들어온 것일까? 어쩌면 나는 사회적인 체면 때문에 나 자신의 위선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아닐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그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한 번은 죽는 것처럼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중한 병에 걸려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만 하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비롯해 나와 피를 나눈 내 자식들도 말이다. 따라서 연일학교 아이들이 남처럼 느껴지지 않아, 나는 마치 자식을 대하는 듯 예뻐하기도 하고 또 꾸짖기도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나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기도, 나를 아버지처럼 따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나는 그들의 진정한 이웃이 되고 싶다. 그들의 고통을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이해하려는 마음을 놓치지 않는 가까운 이웃이 되고 싶다. 흑인 인권 운동가로 유명한 마틴루터 킹은 ‘피부색이 희다고 마음까지 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나 역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지능지수가 떨어진다고 마음이 모자란 것은 아니며 몸놀림이 부자연스럽다고 마음까지 불구는 아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