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임창윤 서울대 명예교수
연재순서
1. 일반대학의 교과과정과 치의학 본과과정과의 학문적 연계성이 없다
2. 교과과정의 차이가 전혀 없다
3. 이공계전공 학생들에게 정신적인 교란을 가져오고 있다
4. 치의학대학원이 아니라 치의학전문대학이 옳은 명칭이라 하겠다
5.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
6. 2010년은 의학 치의학전문대학원제도의 재평가의 해
“치전원은 다시 6년제 치대로 환원시켜야” 상
금년이 의치학 전문대학원을 재평가하여 다시 과거의 6년제 의과, 치과대학으로 환원시킬 것인가? 그대로 의치학전문대학원으로 존속시킬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할 시기가 되었다.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될 당시(2003년) 2005년까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소속하에 “의 치의학 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설치하여 의치학전문대학원의 운영실태를 분석 평가하여 그 결과를 보아서 2010년에 다시 6년제 치과대학으로 전환 할 것인가? 또는 지금의 4+4학제의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계속 갈 것 인가?를 결정하기로 하였으므로 지금 상황이 그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2002년에 문교부로부터 치과대학의 학제를 2+4(예과 2년+본과 4년)에서 4+4(일반대학 4년+전문과정 4년)로 학제를 변경하여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와 함께 교수충원과 여러 가지 특혜를 주겠다는 제안도 들어왔다.
이것이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시발이 되었던 것이다. 학부제에서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함으로써 2년제의 예과과정은 없어지고 4년제 일반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래서 “의과대학과” “치과대학”이란 명칭은 없어지고 현재와 같은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몇몇 치과대학(2개: 강릉대학교 치과대학과 단국대학교 치과대학)은 예전과 다름없이 예과 2년 본과 4년의 6년제 학제를 그대로 시행하는 대학도 있고, 의과계에서는 2+4와 4+4의 학제를 병용하는 대학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은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그간에 시행되어온 이 전문대학원제의 많은 모순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전문대학원으로 전환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점을 우리 사회에 안겨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그간 시험적으로 시행되어오던 전문대학원 제도를 다시 예전의 2년의 예과 과정과 4년의 본과과정으로 된 치과대학으로 환원시켜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 문제점들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1. 일반대학의 교과과정과 치의학
본과과정과의 학문적 연계성이 없다
우리가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되면서 일반대학 4년 과정에서 배운 학문을 치과의학에 접목 시켰을 때 학생들이 전문과정의 과목들을 이수하기가 더 수월할 것이고, 또 더 우수한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지만, 치과의학에 일반 대학에서 전공한 편중된 학문 예를 들면 화학이나 물리학 또는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이 다시 치과의학을 공부하기에는 학문적인 괴리감이 너무 많아서 별로 4년제 대학에서 배웠던 학과목과 치의학과에서 배우는 학과와의 연계성이 별로 없어 별 도움이 안 된다.
예를 들면 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다시 생소한 생리학이나 조직학이나 생화학을 배울 때 4년이라는 공백기간이 있어 오히려 예과과정을 나온 사람보다 치과학문을 이해하기가 더 난해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과거처럼 예과과정이 있었더라면 생물학이나 화학과 같은 예비과목을 이수하였더라면 본과과정에 올라와서도 생리학이나 조직학이나 생화학과 같은 과목을 수월하게 이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대학의 4년 과정을 이수하고 치과 본과과정에 들어오는 것이 시간의 낭비요 경제적인 면에서도 낭비라고 할 수 있다.
2. 교과과정의 차이가 전혀 없다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의 교육내용은 기존의 의과대학과 치과대학에서의 교육내용과 하나도 차이가 없고 오히려 의과대학과 치과대학의 교육 system만 교란시키고 말았다.
과거에는 기초과목의 일부가 예를 들면 생리학이나 생화학, 해부학들의 일부 학과목이 예과 2년 과정에서 배우고 본과에 진학하기 때문에 본과에서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임상실습을 더 할 수 있었으나 전문대학원에서는 시간이 모자라 과거보다 수업시간이 줄어든 모양세가 되었다.
그리고 치과의사가 되는데 2+4제의 졸업생이 4+4제의 치의학전문대학원을 나온 사람보다 실력의 차이가 있을 수가 없다.
교육내용에 있어서는 과거의 의과대학이나 치과대학에서 가르치는 학과목들이 전문대학원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과목들과 하나도 다른 것이 없다. 전문대학원 학생들이 배우는 해부학이 6년제 때의 학부 학생들이 배웠던 해부학과 다를 것이 없다.
과거 치과대학(2+4학제) 때의 학생들이 배웠던 인체의 구조가 전문대학원에서 배우는 인체의 구조가 다를 리 없다.
질병의 명칭을 예로 들어보자. 6년제 치과대학에서 배우는 질병의 명칭과 전문대학원에서 배우는 질병의 명칭이 다를 수가 없다. 그 병명이 그 병명이고 질병의 본태가 다른 것도 없다. 6년제 학부 때 배웠던 결핵이란 병이 8년제 전문대학원에서 배우는 결핵이란 병과 다른가? 질병의 본태가 다른 가? 6년제 학부에서 배웠던 충치가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배우는 충치란 질병이 다를 수가 없다는 이야기다. 더 배우는 것도 없고 덜 배우는 것도 없다.
그래서 의사나 치과의사가 되는데 2+4제의 졸업생이 4+4제의 전문대학원을 나온 사람보다 실력의 차이가 있을 수가 없다. 2+4제의 의과대학이나 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나 치과의사가 환자를 못 보는 것도 아니고, 4+4제의 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의사나 치과의사가 환자를 더 잘 더 고급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두 제도에서 배출된 의사나 치과의사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하등의 어려움이나 불편함이 하나도 없다.
전문대학원으로의 이행은 오히려 전문교육을 가르치는 시간을 더 단축시키고 교과과정을 더욱 각박하게 하여 교육기간을 더 연장시켜야 할 형편이 되었다. 오히려 이러한 제도의 변화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이 사회에 가져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생각된다.
3. 이공계 전공 학생들에게 정신적인 교란을 가져오고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청년실업자를 구제하기 위하여 정부에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를 내놓고 있는 형편이다. 대학을 나와도 일할 자리가 없어 방황하는 청년 실업자가 수십만을 넘고 있다.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실업률이 높다고 한다.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안정적인 직장을 얻기도 어렵고 실제로 4년제 대학을 나와도 갈 곳이 없어 졸업을 유보 하든지 휴학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려니까 일반 자연계나 인문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자기의 전공분야를 버리고, 의사나 치과의사가 되려고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지원하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현재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지원자들의 경향을 보면 공과대학이나 자연과학대학 또는 KAIST를 나온 우수인력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의학 또는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치과신문 2010.2.15일).
그럼으로써 공학이나 자연과학 등 이공계학과를 전공하는 인재를 많이 키워야 할 현시점에서 그 쪽 부문의 우수한 인재들이 자기가 전공한 학문은 포기하고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지원을 준비하기 위해 재수 3수까지 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 이들 공과대학이나 기초과학 대학이 의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준비학원으로 전락 되고 있지 않은가 심히 우려된다.
실제로 현재 의치학전문대학원의 재학생 중에 공과대학 출신이 40%를 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심지어 유수한 대기업에 종사하던 40대 직장인들도 상당수 재학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로 우려되는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얼마나 교육적인 낭비인가?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