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세대간 ‘벽’ 허물기 … 방법은 없을까?
선배 멘토와 힐링하세요
치대동창회·대학 소통방식 활용
새내기 치의 대상 프로그램 ‘호평’
최근 치과계가 과도한 경쟁과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로 신규 진입하는 ‘새내기’ 치과의사들을 위한 ‘멘토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이 대세다.
특히 대화와 소통이 결국 계층 간·세대 간의 ‘벽’을 극복하고, 치과의료에 대한 올바른 인식 및 윤리의식을 형성하는 문제와도 직결돼 있는 만큼 기존 치과계에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각 치과대학 동창회 및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교류 프로그램이 최근 적극 활용되면서 치과의사 선·후배 간의 소통 방식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역삼역 파이낸스센터 내 파트너스라운지에서는 23명의 치의학대학원생과 14명의 치과의사들이 마주 앉았다.
이 행사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치의학대학원 여자동문회(회장 최명진) 측이 마련한 ‘멘토-멘티 결연식’으로 졸업을 1년 앞두고 한창 고민이 많을 3학년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처음으로 개최하는 성격의 행사지만,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연결고리를 마련, 실질적인 선·후배 간 교류의 ‘디딤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세대·계층 간 갈등 해소 ‘첫 걸음’
올해 초 서울치대·치의학대학원동창회(회장 김병찬)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행사를 연 바 있다. ‘우리는 치과의사다!’라는 주제로 동창회 사상 최초로 진행된 이 행사에서 후배들은 개원장소, 개원시기, 페이닥터의 근무여건, 각종 세미나 등 졸업 후 전개될 치과의사로서의 일상에 대한 질문을 잇달아 던졌고, 선배들은 이에 대해 정도를 걷되, 절대 조급해 하며 잘못된 길로 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조언했다.
부산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한 선배 치과의사들 역시 ‘졸업생 동기회’를 중심으로 ‘멘토링의 밤’ 행사를 개최하는 등 기수별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일부 학회에서도 학술주제 뿐 아니라 개원 관련 유의점 등을 강연 속에 묶어 젊은 치과의사들과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치과대학에서도 적극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이근우 연세치대 신임학장은 취임 인터뷰를 통해 “경쟁위주의 교육환경에서 탈피해 학업수행에 다소 힘들어 하는 학생도 배려하는 교육을 펼치고 싶다”며 교수와 선배가 함께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의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희망은 두 배로, 절망은 반으로”
이 같은 치과의사들의 ‘멘토링’은 신규 개원의들의 애로사항을 인지하고, 더 나아가 치과계 선·후배가 공존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석한 바 있는 한 치과대학생은 “선배들이 약 1년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행사를 마련한 만큼 그 분들의 진심이 느껴진 시간이었다”며 “우선 고민을 나누고 소통을 하는 것 자체가 내 자신에게는 ‘힐링’이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동문 선·후배간의 결속력마저 예전 같지 않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는 개원 현실에서 동창회나 대학 측은 이런 방식의 교류행사가 동문으로서의 소속감을 고양시키는 것은 물론 치과계의 내적 갈등을 타개할 중·장기적 대안의 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선배 ‘멘토’로 참석한 K 원장은 “새롭게 치과의사가 돼 우리들의 뒷모습을 따르는 이들을 정중하게 환영하고 앞서가는 우리 역시 자세를 가다듬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였다”며 “이런 손길과 마음가짐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우리 치과계의 가능성들을 담아낼 첫 번째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