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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 치과병의원 ‘매력’

순우리말 치과병의원 ‘매력’
한글화 증가세 … 치과용어도 풀어 설명, 환자이해 도와


외국어 홍수 시대다. 훈민정음 반포 566돌인 지난 9일 서울 중심지인 강남대로를 둘러봤다. 1Km가 안 되는 거리에 외국어 간판이 넘쳐났다. Burger, Pizza 등 외국어나 스시, 뮤직, 타워 등 한국어로 표기된 외래어 간판이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한글은 한글을 반포한 사람과 시기, 창제 원리 및 이념을 아는 유일한 문자로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고 2007년 세계 아홉 번째 국제 공개어로 채택된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이처럼 세계가 인정하는 가치를 지닌 우수한 문자이지만 모국인 우리나라에서는 국적불명의 외래어, 비속어, 줄임말로 그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


한글보다 외래어를 선호하는 경향은 치과병의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다수의 치과병의원의 간판이 외래어 상호로 장식돼 있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특히 선진국의 특정도시 이름을 딴 치과나 치과 진료 중 하나인 임플란트를 본 딴 ‘XX플란트’ 치과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도 이 같은 외래어 홍수 속에서 일부 치과병의원은 한글을 세련되고 멋스럽게 표현한 간판을 쓰고 있어 눈에 띄고 있다. 치아를 순우리말인 ‘이’로 표현한 치과나 이를 심는다는 의미로 ‘나무’나 ‘꽃’을 쓴 치과 간판이 점차 인기를 얻어가고 있는 것이다.


순우리말 치과로 유명한 사람사랑치과의원의 김영삼 원장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자인 한글이 있음에도 길을 ‘로’로 얼굴을 ‘페이스’로 쓰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두고 왜 영어나 한문을 쓰는지 모르겠다”며 “미국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에서 즐겨찾기나 미리보기, 새로고침 등 순우리말을 쓴 것처럼 치과 상호도 한글로 바뀌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북촌한옥마을에 위치한 이해박는집치과의원은 한글간판과 함께 한국의 문화가 담진 전통가옥인 ‘한옥’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해박는집이라는 치과 상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치과의원의 이름과 똑같이 작명했으며 한옥에서 치과 진료를 실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독특한 한글이름의 치과 상호와 한옥의 결합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치료를 받기 위해 많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외국인 환자 진료는 물론이고 이곳을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신기함을 전했다. 치과병의원이 전통문화와 결합한 ‘치과스타일’을 개척하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외래어 범람은 간판 뿐 아니라 건물 내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밥집은 일본어, 커피전문점은 영어로 도배되어 있는 등 아예 한글을 찾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치과병의원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의 덴탈아이큐가 높아지긴 했어도 교정, 치주, 보존, 보철 등의 전문용어는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상악, 하악 등 신체부위를 설명하는 전문용어 역시 어려워하는 국민들도 있다.


사람사랑치과의원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용어를 우리말로 다듬어 사용하고 있다. 교정은 ‘이 바르게 하는 곳’, 보철은 ‘이 해 넣는 곳’ 등으로 순우리말로 풀어서 설명하며 환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또 환자 상담을 할 때도 윗턱, 아래턱, 이 등 전문용어보다는 쉬운 표현을 쓰는 등 치과용어의 한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유영민 기자 yym0488@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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