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멸균 임플란트 식립 “테러이자 인질극”
국회의원·치협에 “소송하겠다” 막말…오히려 치협이 명예훼손 고소할 판
유디치과, 비난만 쏟아낸 기자회견 |
#치협과 김용익 의원 소송제기?
유디치과는 기자회견의 대부분을 치협과 김용익 의원을 비롯한 민주통합당을 비난하는데 할애했다.
진세식 유디협의회 회장은 성명서 발표를 통해 “유디치과를 음해하는 민주통합당과 치협의 어떤 시도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유디치과의 사운을 걸고 모든 부정한 시도들과 맞서 싸우겠다. 거대한 정치권력, 국내 최대 치과의료권력(치협)과의 싸움”이라고 호도했다.
이어 진 유디협의회 회장은 “이번 조사는 명백한 표적 조사”라면서 “유디치과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정확히 (단순 서류상의 오류를)알고 제보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적인 압력이 식약청에 전해진 사실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진 유디협의회 회장은 “(김용익 의원을 두고) 아니면 말고 식의 전혀 근거 없는 의혹을 폭로하고 국회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은 자가 혹시라도 이 나라의 의료정책을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며 “의원직을 사퇴하라”, “(문재인 후보를 향해) 민주통합당이 기득권 보장을 위해 존재하는 치협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데 급급했다.
근거 없는 커넥션 의혹 제기 및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이번 파동을 유디치과와 치협, 김용익 의원과의 대결 구도로 가져가려는 의도가 충분히 엿보이는 대목이다. 치협은 이번 파동에 대해 식약청에서 발표한 사실을 근거로 국민구강건강에만 포커스를 맞춰 회원들에게 홍보를 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또 멸균여부가 의심이 가는 임플란트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것은 국민을 대표하는 김용익 의원 입장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의무’이자 ‘소명’이다. 이 같은 소명의식을 폄하하는 부분에 대해선 차후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멸균 판별 필수서류 누락 단순 서류상의 오류?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디치과는 이번 파동의 핵심은 “단순 서류상의 오류”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는 등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번 파동의 본질은 단순 서류상의 오류가 아니라 멸균 여부 확인이 안된 임플란트가 606명의 환자에게 식립됐다는 사실이다.
실례로 과거 MB정부 초기 광우병 파동과 이번 비멸균 임플란트 파동은 ‘국민 건강’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광우병 파동 당시 4천 5백만 국민 중 단 1명이라도 광우병에 걸렸을 경우 국민 건강에 큰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국민 대다수의 위기의식 때문에 촛불 집회가 끝없이 이어진 바 있다. 비멸균 임플란트가 1개라도 존재해 606명의 환자 중 1명이라도 비멸균 임플란트에 의해 돌이킬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이것은 유디치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치과계의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치협이 606명의 환자를 추적, 공신력 있는 기관에 역학 조사를 의뢰하라고 촉구하는 부분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유디의 말대로 단순히 서류상의 오류라고 쳐도 인체에 식립되는 의료기기의 경우 식약청에서 비중있게 관리하기 때문에 ‘단순’이라는 말을 절대 할 수 없는 사안이다. 실례로 과거 치과계 모 임플란드 업체도 단순 서류상의 오류 때문에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 그들만을 위한 기자회견? 누구를 위한 것인가?
유디치과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치협 불법 네트워크 척결운동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상황을 유디치과의 입맛에 맞게 포장하면서 그들만의 주장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유디치과는 최근 치협이 유디임플란트(주) 제품에 대한 식약청 위해 경고 알림 포스터를 개원가에 발송한 것과 관련, 치협을 향해 전면전을 넘어선 ‘인질극’, ‘테러’라는 입에 담지 못할 단어를 인용하면서 폄하하는 한편 치협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엄포까지 놓았다.
고광욱 유디치과 여의도 한국노총점 원장은 치협의 포스터가 개원가에 발송된 것과 관련해 “환자에 대한 공포를 조장한다는 것은 전면전을 넘어선 ‘테러’며 ‘인질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멸균 의심 임플란트 892개를 606명의 환자에게 무차별적으로 식립한 유디치과 행위가 바로 환자에 대한 ‘테러’이자 ‘인질극’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는 것이 치과계의 반응이다.
치협은 유디치과가 반값으로 임플란트 가격을 받는지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다. 다만, 유디치과가 국민구강건강에 위해가 되는 행위를 단 한번이라도 했을 경우 치과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일벌백계’한다는 확고한 입장만은 결코 변함이 없다.
비멸균 임플란트 파동의 중심에 서 있는 유디치과. 유디치과의 이번 기자회견은 비멸균 임플란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억지스런 논리 개발에만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유디치과는 그들이 만들어 낸 변명거리를 말하기 전에 ‘대국민 사과문’를 최우선적으로 발표했어야 그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서민치과=유디치과’의 모습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