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수가 보장 없는 급여 확대 “독”
치과보험학회 학술대회 ‘보장성 확대.급여 우선순위’ 논의
올해 노인 완전틀니에 이어 내년 부분의치 보험화와 스케일링 완전 급여화 등 치과분야의 보장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치과분야의 보장성 확대 및 급여우선 순위 등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가칭)대한치과보험학회(회장 양정강)는 지난 15일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40여명의 치과의사들과 치과위생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보장성 강화-독인가? 약인가?’를 주제로 2012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사진>.
특히 이날 학술대회에는 치대 교수, 치협, 개원가, 시민단체,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한자리에 모여 앞으로의 치과분야 보장성 확대 및 급여 우선순위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의미있는 시간이 됐다.
신호성 원광치대 교수는 ‘정책적 관점에서 본 치과보장성 강화’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건강보험 확대는 새로운 투자나 가용자원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며 “형식적 확대보다 실효성 높은 정책을 실천하고, 적절한 수가보장 등 공급자 유인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경화 치협 보험담당 부회장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의 보장성 확대 진행상황과 치협의 입장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보장성 확대에 대한 치협의 기본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마 부회장은 “지속적 보장성 확대를 위해 재정안정화 방안과 함께 필수항목 진료중심의 보험급여, 단계적 확대, 급여기준의 개선 및 급여 확대 등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 부회장은 “특정 유형의 상대적 희생을 강요하는 일방적 보장성 확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보장성 확대시 적정수가가 보장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정선 연세림치과의원 원장은 개원의 입장에서 노인틀니 급여화에 대한 문제점, 보험공단과 심평원의 임금 인상률과 수가 인상률 비교, 최근 개원가의 어려움 등을 솔직하게 지적한 뒤 “지금의 저수가 상황에서는 보장성 확대는 그저 구호일 뿐이고 개원가의 상실감은 크다”고 밝혔다.
임 원장은 “적정수가가 보장되면 보장성 확대는 자연히 이뤄질 것”이라며 “적정수가가 보장돼 진료에만 집중해도 병원 운영이 되는 환경이 조성되면 국민건강도 보장될 수 있다”고 허심탄회하게 밝혀 참석자들의 공감을 샀다.
김선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회정책국장은 자신의 치료경험과 건정심 위원 활동 등을 토대로 노인틀니와 스케일링, 치아홈메우기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치과주치의제도, 자연치아 살리기 운동 등을 적극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고 영 보험공단 보험급여실 부장이 공단의 급여우선순위 설정을 위한 그동안의 논의와 향후 논의과제 등을 설명했다. 각 단체의 발표에 이어 패널토의 및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양정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치과영역에서 보장성 확대는 자연치아 상실 후 노인틀니 같은 ‘사후 약방문’식의 방법이 아니라 예방 또는 조기치료 부분에 더 할애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현행 자연치아 보존에 해당하는 급여항목의 수가를 대폭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양 회장은 “치과보험에 대한 교육을 대학교육 때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황성연 사람사랑치과의원 원장이 ‘근관치료 보험청구의 실제(다수치아의 동시 근관치료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특강도 진행됐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