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의원총회까지 ‘기한부 연기’ 전격 제안
안건 의결전 의사진행 발언 … 고문변호사 법률 검토도
지부별 의견 묻기 위해 15분간 정회 … 한 표 차로 가결
고천석 지부장협의회 회장 요청
지난달 26일 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상정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될 경우 치과계의 상당한 진통과 분열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부장들과 대의원들은 기한부 총회 연기를 선택했다.
상정안건에 대한 찬반토론에 이어 표결에 들어가기 직전 시도지부장협의회 회장인 고천석 부산 대의원이 내년 대의원총회까지 기한부 연기를 전격 제안했고 이 안이 받아들여져 표결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기한부 총회 연기에 대해 178명의 대의원이 투표한 결과 찬성 92표(51.7%), 반대 82표(46.1%), 기권 4명(2.3%)으로 딱 한표차이로 가결돼 내년 총회까지 연기가 결정됐다.
고 회장은 “본래 임시총회는 상정된 부의안건만을 토의하는 것이지만 부의안건을 의결하기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기한부 연기 동의가 가능하다는 법률적 자문을 받았다”며 “찬반을 묻기 전에 대의원 뜻을 모아 기한부 연기해 줄 것을 지부장협의회 이름으로 간곡히 부탁드린다. 심사숙고해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시도지부장들은 이날 총회에 앞서 12시 경부터 서울지부 회장실에서 별도의 모임을 갖고 이번 총회의 파국을 피하기 위해 이 안건을 고심하는 한편 대의원들에게 발표할 문안을 가다듬었다.
지부장협의회 회의에 앞서 서울과 부산, 대구지부에서는 지부 고문변호사를 통해 총회 유보에 대한 법률적인 검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 회장은 “굉장히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에 있다. 서로 간에 양보와 이해를 통해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지혜를 모아 우리 치과의사들과 미래에 뒤를 이을 후배들, 치과계의 백년대계를 위해 현 위치에서 역량을 집중해 혼란과 문제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 회장은 “비록 현 집행부가 도출한 안이 최선의 차선책이라고 하지만 많은 수의 회원들이 반대하는 것이므로 아쉬움이 남지만 찬반투표를 유보해 좀 더 다듬고 좀 더 소통해야 한다”며 “특위 구성을 집행부에 위임하고 왜 강공 드라이브 정책을 수행하게 됐는지 입장표명을 요구하며, 부의된 안건에 대한 찬반을 묻기 전에 대의원들의 뜻을 모아 기한부 연기동의를 제안한다”고 요청했다.
특위를 집행부 산하에 구성하자는 고 회장의 제안은 이후 논의과정에서 대의원총회 산하에 두는 것으로 변경됐다.
지부장협의회 간사인 박종호 대구지부 회장도 “의료계 단체중 치과계가 유일하게 분열이 안 돼 있다. 찬반을 물어 부결되든 가결이 되든 하면 굉장한 분열이 올 것”이라고 우려하면서“지부장협의회에서 일단 기한부 연기하는 동의안을 제출키로 했다. 15분간 지부별로 의견을 묻기 위해 정회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후 대의원들을 지부별 및 소그룹별로 모임을 갖고 의견을 모은 뒤 기한부 연기동의 안에 대한 표결에 임했다.
이번 총회 결정에 대해 고천석 회장은 “1표 차이로 유보가 결정되는 것을 보고 대의원들이 참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번 결정은 치협 집행부가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말했다.
이윤복 기자 bok@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