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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불굴 의지 세상에 퍼지다

癌 정복 그날까지...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난치병 암.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화학요법을 중심으로 다양한 암 치료방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현대의학으로는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다. 말기암 환자들로부터 뛰어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새로운 치료법은 이미 임상2상을 마쳤으며, 미국 FDA 감독 하에 전세계 45개 대학병원에서 임상2B가 더블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치료법을 개발한 사람이 의사가 아닌 치과의사라는 점이다. 황태호 부산대 교수(부산치대 졸업)가 데이비드 컨 교수(옥스퍼드대)와의 20년에 걸친 국제공동연구 끝에 나온 성과다.

  

치과의사 불굴 의지 세상에 퍼지다

 

부산치대 출신 황태호 교수 항암 바이러스 개발
임상2상까지 성공…“5년 내 상용화 가능”
국내·해외언론 암 치료법 관심 집중 보도

  

새로운 치료법은 우리 몸에 항암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것이다. 몸 속에 주입된 바이러스는 암 세포에 들어가 암 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 잠자고 있던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눈을 떠 항암 항체를 만들어 암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결국 바이러스와 항체의 협공을 받게 된 암 세포는 모두 파괴되게 된다. 여러 가지 작용기전에 의해 암을 근본적으로 다스리는 암의 천적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작용기전 중 핵심은 면역체계가 항암 항체를 만드는 것으로 황태호 교수가 직접 증명했다.


임상시험을 주도한 허정 교수(부산대병원)는 “유전자 변형으로 훨씬 더 안전하게 암만 공격하게 만든 바이러스”라고 설명했다.


황태호 교수는 어떤 종류의 바이러스가 암 세포를 가장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는지를 20년간 연구했다. 수십 개의 바이러스 후보를 테스트한 결과 천연두 백신으로 100년 이상 사용해온 백시니아 바이러스가 암 세포를 죽이는 능력이 가장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태호 교수는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암 세포에만 자라는 ‘JX-594’를 개발했다. 또 ‘JX-594’에 면역작용을 유도하는 ‘GM-CSF’라는 유전자도 추가했다. 그 결과 ‘JX-594’는 면역세포와 협공해 암을 직접 죽이고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할 수 있게 됐다.


‘JX-594’의 뛰어난 효능은 임상시험 결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 미국, 캐나다에서 기존 표준치료방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실패했던 3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에서 전체환자의 50%의 종양성장이 억제됐다.


또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서 생존기간이 2배 이상 연장됐으며, 부작용도 거의 없었다.


황태호 교수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앞으로 1년 정도의 연구기간을 더 거친 뒤 말기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치료를 할 예정이다. 또 미국 FDA 승인을 감안해 늦어도 5년 내에는 상용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 외에도 다른 바이러스도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중인 간암 뿐 아니라 다른 암에도 효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신에서도 항암 바이러스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네이처’에서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암을 죽이는 바이러스’(Cancer killing virus)라고 소개했으며 ‘뉴욕타임스’에서도 ‘종양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Viruses recruited as killers of tumors)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의미로는 공동연구기관인 미국 제네렉스사의 최대주주가 국내 생명공학기업인 신라젠이라는 점이다. 신라젠은 치과의사들이 70~8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으로 연구부터 실제 개발까지 치과의사가 주도하고 있으며 항암 바이러스를 유전자적으로 조작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문은상 신라젠 부사장(서울치대·모스크바의대 졸업)은 “우리나라 치과의사가 중심이 돼 항암치료제를 개발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KBS1 스페셜에서는 ‘암의 종말-암의 천적 킬러바이러스’라는 제목으로 오는 10일(일) 저녁 8시부터 이 치료법을 집중조명할 예정이다.


유영민 기자 yym0488@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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