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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치과의사’ 자살 충격

‘기러기 치과의사’ 자살 충격
대구 개원 50대…주변 동료와 왕래 없어


‘자녀 교육문제’로 생겨난 ‘기러기 가족’이 점점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으로 유학을 보낸 딸과 아내를 10여 년간 뒷바라지 해온 기러기 아빠의 자살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자살을 한 당사자가 대구에서 개원 중이던 50대 치과의사라는 사실에 치과계의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3시 30분경 대구시 북구 읍내동 한 아파트에서 치과의사 B씨가 숯불을 피워놓고 숨져 있는 것을 B씨 치과의 치과위생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는 번개탄 8개가 타고 남은 재가 발견됐고, B씨가 남긴 A4용지 1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한국에 와서 잘 살 자신이 있고, 행복할 수 있으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지 않겠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미국에 남아 있는 게 낫지 않겠느냐’,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 딸을 잘 부탁한다’, ‘나를 발견하게 되면 화장을 해서 하루빨리 흔적을 없애 달라. 그리고 딸이 자살한 사실을 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유서 내용으로 미뤄 볼 때  장기간의 ‘기러기 아빠’ 생활과 딸의 유학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다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를 조사 중이다.


B씨는 아내와 고교생 딸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지난 2003년부터 기러기 아빠로 지내왔다.


연세치대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다가 여수, 대구 등에서 개업했다.


B씨는 치협에는 가입이 되지 않은 미가입 회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B씨를 기억하는 동기들은 “고인은 연세대를 졸업한 후 늦게 연세치대에 들어와 동기들과 꽤 나이차가 있었지만 성격이 활발하고 유쾌한데다 성품이 좋아서 맏형처럼 따르는 동기들이 많았다. 너무나 안타깝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하지만 B씨의 인근 치과에 확인한 결과 대구에 내려와 개업한 후에는 주변의 치과의사 동료들과도 거의 왕래가 없이 지낼 정도로 은둔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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