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um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정보람
부산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전공의
어영부영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신없이 인턴 생활을 하고, 여전히 정신없이 하루하루가 바쁜 2년차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가 월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내일이 벌써 목요일이고, 시간이 참 잘 흘러갑니다. 그런데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던지, 멍하니 운전을 하고 있다던지 할 때 문득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 꿈이 뭐였지…?
부끄럽지만 제 초등학교 일기장을 보면, 저는 선글라스를 끼고, 공항에서 막 걸어 나와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가는 차도녀가 되고 싶었나 봅니다.
어릴 적 순진했던 차도녀의 꿈은 일기장에 고스란히 접어두고, 대학 입학을 위해서 앞을 보며 달리다가, 대학에 막상 들어오니 너무 허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가면 살도 빠지고, 멋진 남자친구도 생긴다고 엄마가 말씀하셨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여전히 궁금하고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게 너무너무 궁금해서 대학시절 이 고민에 푹 빠져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하고, 음악을 듣고, 책도 읽고, 술도 마시고, 연애도 해보고 했지만 실은 아직도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의 인생에 있어, 하루하루가 숙제라고 느껴질 만큼 고단한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이 조급하거나 몸이 지쳐서 다 놓아버리고 싶은 때 말입니다. 그럴 때 꿈이 있다면 조금 더 여유있게 산을 넘을 수 있지 않을까요.
며칠 전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습니다.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서 약학을 공부하다가 간호학으로 마음을 바꾸더니, 이제는 아예 한국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한국에 와서 그 친구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영어 유치원 교사입니다. 친구의 얼굴은 생글생글 에너지가 넘칩니다. 친구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내가 이렇게 아이들을 좋아하는지 몰랐어. 교육 프로그램 짜는 것도 너무 재밌고, 내가 계획한 뭔가가 실제로 이루어지고,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니까 너무 행복해”.
다시 묻습니다. 여러분에게 꿈은 무엇입니까?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