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서 계속>
스케이팅 보조운동으로 시작한 싸이클링
환경 살리고 자연 벗삼아 달리니 너무 좋아
모든 운동마다 쓰이는 근육이 달라 스케이팅의 보조운동으로 싸이클링을 한다. 그래서 우리
클럽은 주말에는 회원들이 함께 싸이클을 탄다. 싸이클 이 또한 얼마나 폼을 요구하는
운동인가. 가볍고 좋은 싸이클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마침 선배님께서 치과에 오셔서 보철
치료를 하시며 싸이클 구입을 권하셔서 그 치료비 없는 셈치고 눈 딱감고 구입을 해 지금도
선배님은 『허원장, 그 싸이클은 내가 사준거나 마찬가지야』 하신다. 이것도 처음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 자전거를 막 타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허리는 잔뜩
굽히고 목은 바짝 쳐들고 타다보니 목, 허리, 팔까지 저려왔다. 타이어가 가늘어 정확한
패달링과 주법이 요구되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벨로트롬 경기나 도로 싸이클링 시합은
얼마나 화려하고 폼이 멋진가 말이다. 모든 운동은 폼이 정확하고 아름다워야 한다. 그래서
실력과 함께 장비와 복장도 제대로 갖추어져야 그 멋이 더해지는 것이다.
헬멧, 고글, 장갑, 싸이클 신발, 복장 등 갖출 것도 많았다. 처음엔 장비구입에 경비가 좀
들어가지만 한번 장만하면 평생 쓸 수 있으니 골프 비용에 비한다면 너무 경제적이다.
자전거로 해안도로를 지나 오이도, 시화호, 소래까지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자연을 감상하며
맑은 하늘을 배경삼아 달리는 기분은 달려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기쁨이리라.운동이
자신과의 싸움이라지만 20~30명씩 자연을 벗하며 달리고 때론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느낄
때의으쓱함, 그 맛도 과히 나쁘진 않다.
최근 지구촌이 기상이변으로 인한 가뭄과 폭풍우 등 각종 천재지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산업발달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로 오존층 파괴, 대기오염도 큰 문제이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자동차 매연을 해소하려고 많은 사회단체들이 자전거 타기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 클럽도 이에 발맞춰 매년 환경보호 싸이클 대행진을 한다. 지난
여름에는 국토 횡단코스로 인천에서 출발하여 강원도 속초까지 5박6일간 710Km를
완주하였다.
목적지까지는 구룡령, 미시령, 진부령같은 큰 고개들이 있었다. 둘째날, 구룡령을 오를
때였다. 싸이클을 탄 지 얼마되지 않아 다른 회원보다 많이 뒤처진 채 끙끙대며 올라가고
있었다. 고개 중간쯤에서 날은 뜨겁고 너무 힘이 들고 지쳐서 그만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갈 생각인데 옆어서 "빵빵"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가족 휴가차량이었다. 창문을 내리더니
『어디서 오셨습니까?』 하길래 『인천에서 출발했습니다』 했더니 『와, 대단하시네요
힘내세요』하며 가족이 모두 "영차,영차"하며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죽을 맛이었다. 응원을
하는 가족 앞에서 어떻게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걷는단 말인가. 빨리 지나가기만 바라며
숨은 턱에 차는데 차 속도까지 줄여 나와 보조를 맞추며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도저히
중도에 그만 둘 수가 없어 젖먹던 힘까지 다해 정상까지 올랐다. 그제서야 그 가족은
파이팅을 외치며 손을 흔들고 지나갔다. 자동차가 멀어지자 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그 자리에
누워 버렸다. 나에게 여기까지 올라올 힘이 있었다니 믿어지질 않았다.
모든 운동은 관중이 함께 할 때 힘이 더 난다더니 정말 내 경우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인간의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기회를 통해서 나도
모르던 나를 발견하는 것이겠지.
모든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니 몸무게가 5Kg이나 줄어 있고 배도 쑥 들어가 있었다.
중간중간 계곡에서 물가에서 쉬던 일이며 정겹게 맛보았던 시골인심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또 국토횡단을 내가 해냈구나 하는 뿌듯한 기분도 잊을 수가 없다. 내친김에 올 여름
휴가때는 민족의 영산, 백두산 싸이클 등정을 계획해 놓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기운
떨어지기 전에 단순한 관광보다는 자전거 투어로 말이다. 같이 가실 뜻이 있는 분들은
언제라도 환영이다.
전국의 치과 선생님들! 자동차 타고 골프치러 가시는 것 조금 줄이시고 자전거를 탑시다.
환경도 살리고 내 몸도 살리고 멋진 폼으로 자연을 벗삼아 달리니 얼마나 좋습니까?
일석삼조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