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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노인요양시설 ‘난요우엔’

‘일본 노인요양시설의 구강보건서비스 실태조사’를 위한 일본 방문을 다녀와서3

대한여자치과이사회 정책위원회의 일본 방문 셋째 날에는 일본의 치과 방문 진료의 제도적 근거, 현황과 실태, 노인요양소를 운영하는 치과의사와 방문 진료를 하는 치과의사와의 면담, 섭식 연하 장애라는 새로운 분야 등에 대해 방문 이틀 동안 알게 된 모든 것들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현장 - 일본노인요양시설인 난요우엔 - 을 타마 센타의 키쿠다니 타케시 원장의 주선으로 방문하여 일본노인요양시설에서 행해지는 치과 방문 진료와 섭식 연하 장애 진단 과정을 직접 보고 영상으로 기록을 하였다.

동경도 스기나미 구에 위치하고 있는 난요우엔은 1963년부터 노인복지시설로 운영되다 2000년 일본개호보험법 시행으로 현재 75세 이상 600여명의 고령자들이 요양하고 있는 특별노인요양시설로 여러 개의 건물로 이뤄진 상당히 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은 시설이었다. 내부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이 이용하는 휠체어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넓은 복도와 휠체어 이용자 기준으로 모든 편의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요양소 거주 노인들의 여가 시간과 건강을 관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요양관리사들의 모습은 밝고 활기찼다. 본관에 들어갔을 때 많은 장애학생들이 있어 노인과 장애인들이 함께 거주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청소봉사활동을 나온 장애학생들이었다. 노인요양시설이 장애학생들에게 봉사 활동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 건물의 2, 4층은 일본치과대학 타마센터에서 일주일에 두 번 방문 진료를 하고 있고 그 중 한 번은 일본치과대학 학생들과 함께 방문 진료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노인치과학과 방문 진료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으며 3, 5층은 주변 개원치과의사들이 방문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금요일은 타마센터에서 파견된 6년차 신도 선생님, 10년차 호보 키미코 선생님과 위생사 두 명이 2팀으로 나눠서 진료를 하는 날이다. 진료장소는 특별히 마련된 공간이 아닌 2층과 4층 복도 창가 옆 빈 공간을 이용하였고, 진료 장비는 이동식 장비와 이동에 편리한 작은 바구니에 담겨진 진료 소모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병원에서 환자를 보듯이 거동이 가능하고 인지 능력이 있는 고령 환자의 경우는 문진과 시진을 하여 불편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치과위생사는 핸드 스케일러로 치석, 치태 조절 후 칫솔과 치간 칫솔을 이용하여 직접 치아를 닦아주고, 환자가 직접 양치하는 것을 교육하고 도와주었다. 치과의사는 남은 치아로 인해 생기는 구내염 치료, 간단한 충치치료와 발치, 틀니 제작을 위한 인상, 기존 틀니 수리와 조정 등을 하였다. 특히 틀니가 망가져 수리해야 되는 경우가 많아 이동식 로우 핸드피스와 베이스 조정용 레진, clasp 조정을 위한 기구들을 가지고 다니는데 그 중 틀니 조정할 때 생기는 분진을 모을 수 있는 작은 플라스틱 용기가 눈에 띄었다. 꼭 필요한 기구 장비들이 휴대가 용이하도록 개발 되어 있었고 편리하게 잘 사용하고 있었다.

2시간 정도의 일반 치과 진료가 끝난 후 섭식과 연하 장애 진단을 위해 반대편 건물 1층 회의실로 이동하였다. 섭식 연하 장애에 대한 치료는 우리나라에선 재활의학과에서 재활을 위해 시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일본에서는 치과의사들이 장애인과 고령 환자들의 구강재활을 위해 진단과 치료를 하고 있고 치과 구강건강증진 법에 의해 보험 적용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일본치과대학은 15년 전 부터 섭식 연하 장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고, 2012년에 구강재활 전문 클리닉인 타마센터를 세워 동경도 고카네이시 지역의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외래 진료를 하고 있고, 난요우엔에 방문 진료를 나와 매 주 3~4명의 고령자 환자를 대상으로 섭식 연하 장애 진단을 하고 있다.

둘째 날 타마센터에서는 섭식 연하 장애 환자를 위한 재활훈련과정과 방사선 투시법을 이용한 진단과정을 보았고 셋째 날에는 난요우엔 방문 진료에서 이동용 내시경으로 100세 환자를 진단하는 모습을 보았다. 노인의 사망 원인으로 폐와 기관지에 이물질과 병원균에 의해 생기는 흡인성 폐렴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 환자가 다양한 종류의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을 이동용 내시경으로 관찰하여 섭식 연하 장애를 진단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는 음식물의 종류, 점도와 성상, 음식물 섭취 방법 등을 치과의사가 환자 보호자, 요양소 내 영양사, 요양관리사에게 직접 교육을 하였다. 일본의 노인구강관리가 단순 치료 뿐 아니라 초 고령자의 섭식 연하 장애 예방까지 이뤄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세계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 치과계에서도 딱딱한 음식을 섭취하기 위한 치아 재건 중심의 치료 분야 뿐 아니라 고령이 되어도 섭식과 연하를 잘 할 수 있도록 섭식 연하 장애 진단을 하고 음식물에 대한 처방과 혀와 구강조직 기능 강화를 통해 치료하는 구강재활분야에 대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연구팀은 3일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일본의 노인 구강 케어를 위한 법, 보험제도, 치과계의 노력, 방문 진료 등에 대해 알아보고 기록하면서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하여 6~7년 후엔 초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우리나라에서 시행될 치과촉탁의의 미래를 보았다. ‘각 나라의 문화와 실정에 맞는 방문 진료가 되어야 한다’는 일본치과의사회 야나시마 회장의 말처럼 우리 실정에 맞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2016년 7월부터 시행 될 우리나라 노인 장기요양시설 치과촉탁의제도의 효율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현재 마련된 제도를 - 월 1회 구강검진과 구강위생 증진을 위한 교육 - 일선에서 실제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협회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여 치과의사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참여를 유도하여 시행한 후 면밀한 평가를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미래의 노인 장기요양기관 치과촉탁의가 갈 방향은 일본의 치과 방문 진료와 유사할 것이라 생각되며 이것이 가능하도록 현행 의료법과 보험제도의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방문 연구가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잘 정리하여 보고해야겠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귀국하였다.

 김수진 대한여자치과의사회 정책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