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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번째 이야기
우리의 외침

얼마 전 1등 당첨금이 100억이 넘는다, 200억이다, 연일 신기록 갱신의 실황 중계를 하며 전 국민의 정신을 빼앗던 그때 저는 두 번 허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저희 병원 식구들은 ‘배당도 커졌는데 같이 함 해봅시다.’ 하며 각자 한 게임씩 참가했었습니다. 로또에. 그때 내가 좋아하는 번호를 체크하며 1등에 당첨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사람들 이구동성으로 ‘먼저 병원부터 그만둬야죠.’ 하더라구요. 그때 이거 같이 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두 번째는 설연휴가 막 지난 어느 날. ‘몬스터 볼’과 ‘007 다이 언아더 데이’에 출연했던 미국 여배우 할베리의 다음 영화 한 편의 출연료 협상에서 300억을 부르네 어쩌네 하는 기사를 보곤 무척이나 허탈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의 인생역전이 쟤넨 일상이로군하며. 물론 탁월한 자기 합리화의 방어기전을 가진 저는 금방 그런 수입의 톱스타들도 방탕한 생활과 몇 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쪽박을 차는 모습을 연상하며 버는 것보다 쓰길 잘 해야 한다는 위안을 이끌어 냈고, 곧 평정심을 되찾았습니다. 어찌되었건 미국이 대국이라는 사실엔 이의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덩치가 크고 경제적 영향력이 큰 만큼 그에 걸맞은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언제나 철이 들는지... ‘오늘 누구든 나 좀 건드려줘’ 하며 어슬렁거리는 앞뒤 못 가리는 망나니 중학생 같이 행동을 일삼으니 어린 나라라는 수식어가 더 붙어야 할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엔 미국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의 덩치만 큰 애기, 보우와 꼭 닮은 꼴이고 온천장의 독재자 유바바는 미국 내 유대인과 다국적 거대 기업이 대입되며 ‘오~!!! 미야자키 대단해’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남의 나라 일에 감 놔라 대추 놔라 제국주의적인 간섭하길 좋아하는 덩치 큰 이 나라는 그동안 잘못된 중동 정책으로 얼마나 많은 아랍인들이 희생되었으며 또한 그들을 테러리스트로 내몰았는지 되돌아 봐야합니다. 10년이 넘는 경제봉쇄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이라크에서 그동안 죽어간 선량한 사람들의 수가 과연 9.11 테러에 의해 사망한 희생자 수에 비교가 될지 미국은 좀더 겸손해져야 합니다. 이라크에 무기를 팔아 배불린 자가 누군지, 미국이 문제 삼는 생화학 무기를 판 자가 누군지 미국은 기억을 더듬어 봐야 합니다. 후세인을 몰아내고 세운 친미 정부로 중동 제2의 석유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의 머리를 싸매는 미국은 더 이상 남의 집 뒤주의 물건을 가지고 주판알 튕기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 세계의 중심이 자기라고 생각하며 지내는, 자기 노는 일에 world라는 단어 붙이기를 좋아하는 막나가는 이웃이 있습니다. 그를 위해, 세계를 위해, 우리 자신을 위해 함께 브레이크가 되어 줍시다. 특히나 대한민국 국민은 더욱 그러해야 합니다. 이 잘나가는 이웃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면 우리가 위험해지는 요즘 우리는 당사자대열에 서 있으니까요. 오히려 이라크에서는 유엔 사찰허용, 대량살상무기 생산 및 거래 금지 조치 등 다양한 제스처와 사찰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세계여론 등 말리는 이웃과 별로 맞고 싶지 않은 당사자가 존재하지만 북핵문제는 더 위험하고 상황이 안 좋지 않습니까. 더 이상 우리 땅에서 매캐한 화약 냄새가 나게 해서는 안됩니다. 곧 내 아기도 나오는데 세상 좀 조용하게 만들게 모두 힘 좀 모아주세요. 우리가 좀 떠든다고 뭐가 바뀌겠냐구요? 맞습니다. 힘 없는거 맞구요. 그러나 우리의 외침이 비록 작고 들리지도 않을 것 같지만 보우를 뚱보 쥐 햄스터로 만들고 유바바의 마력을 이길 자기성찰이며 진실임을 기억합시다. 정성원 / 두리치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