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적 경기 둔화로 요즘같이 심란할 때면 2017년 히말라야가 그리워진다. 추위를 피하느라 겉옷을 겹겹이 껴입고 침낭 속에는 보온물통 1L에 뜨거운 물까지 넣어서 발밑에 재워두었다. 칼바람만 막았을 뿐이지 추위 때문에 침낭 속에서 끙끙거리다가 화장실에 가기 위해 한밤중 둔해진 몸뚱어리를 조심스레 일으킨다. 이곳은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 전 세계 트레커의 버킷리스트 1순위 장소이자 트레커의 성지이자 트레킹 천국이다. 이번 일정 중 제일 높은 고도 4130m에 위치한 ABC lodge. ABC lodge는 코앞에서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기에 인기가 제일 좋은 곳이다. 여기에 도착하기 위해 하루에 6~7시간을 4일간 걸어왔다. 잠자는 다른 일행에 방해되지 않게 아내와 나는 침낭을 벗어나 조심스럽게 침실 문을 열었지만 약간의 삐그덕 소리는 어쩔 수 없다. 문을 여니 칠흑같이 깜깜한 밤, 그러나 하늘에서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제껏 본 것 중 가장 많은 별들. 선명하고 눈부신, 형언할 수 없는 황홀한 감동이 느껴진다. 별들과 만년설의 조화. 거기에 구름이 지나갈 때마다 만년설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고 모든 장
Mechanobiology(기계생물학)은 기계물리학(Mechanic)과 생물학(Biology)의 경계에서 탄생한 흥미로운 학문 분야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Mechanic(기계공학)와 biology(생물학)의 두 학문 분야를 합한 융합 연구 분야이다. 이 연구 분야는 물리적 힘이 생물학적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세포와 조직이 어떻게 기계적 자극을 감지하고 반응하는지를 탐구한다. 스타워즈에서 사용된 “May the force be with you”라는 유명한 문구처럼, Mechanobiology는 우리 몸 안에서 작용하는 ‘물리적 힘’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연구하는 것이다. 세포는 주변 환경의 물리적 특성을 끊임없이 감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뼈 세포는 중력과 운동에 의한 압력을 감지하여 뼈의 강도를 조절하고, 근육 세포는 신장력에 반응하여 근육량을 증가시킨다. 이전의 의학계에서의 생물학적 연구는 성장인자, 싸이토카인(cytokine) 등의 생물학적 분자(Biochemical factor)가 세포 리셉터(receptor)를 통해 인지되어 세포의 분화, 이동, 성장을 조절하게 되는 생화학적 신호를 주로 연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일 세포는 사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수도권에 개원하여 환자층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다고 생각한 박 원장. 그러나, 최근 그의 치과에는 노인 환자와 외국인 환자의 수가 늘었다. 주변에서 다양한 층의 환자를 나름 잘 본다는 소문도 돈 모양이다. 나름 뿌듯해하던 박 원장. 진료를 잘 마쳤다고 생각하고 그날 진료 특이 사항을 점검하고 있던 그에게 실장이 찾아왔다. “원장님, 드릴 말씀이
2023년 치의신보 창간 57주년을 맞아 치협 회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불법의료 광고 중 가장 불편한 유형으로 85.4%(427명)가 ‘비급여 진료항목에 관한 과도한 수가 할인’을 꼽았다. 대표적인 급여·비급여 항목인 임플란트 치료에서 38치과가 출현하더니 올해엔 초저수가를 내세운 치과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장자본주의 원리가 작동하는 비급여 부분에서 수가 경쟁은 피할 수 없더라도 가능한 한계범위는 분명 있을 수밖에 없다. 한계점을 한참 넘어서서 일반 국민이 의아해 할 정도다. 미국이나 일본은 다양한 보험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서 초저가 진료비 경쟁은 없다고 한다. 한국은 건보 보장률이 낮아서 비급여되는 부분을 오픈 경쟁시켜서 경상 진료비를 억제하고자 하는 정부 당국의 의도는 십분 이해하나 적용방식에서 평가는 없고 오롯이 가격위주이니 의료의 질은 하락하여 결국 의료소비자인 국민에게 해가 된다. 치의신보와 치의신보TV가 탐사보도한 실태에 따르면 불법 광고 치과는 마케팅 업체와 DB 거래, 과잉 진료, 먹튀 폐업 등 각종 위법, 탈법, 불법적인 비양심적 행위를 일삼고 일반 국민에 대한 치과진료의 가치를 시장 바닥의 물건 개수 취급으로
치의학박물관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도 있고, 나아가 국민의 마음속에 치과의사는 어떤 모습일까? 대중 매체 속에 치과의사의 위치는?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창립 100주년과 때를 같이 하여 치의학박물관의 필요성이 함께 이야기 되고 있다. 공공의 치의학박물관의 건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과계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이 있어야 한다. 인천에 시립 미술전시관이 허가가 나지 않는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치과계가 의학계나 한의학계와 같은 정도로 국민의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다. 쉽게 생각하면 대중이 접하는 건강프로그램 중에 세 분야의 구성을 비교해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방송도 먹거리, 여행, 그리고 건강이 성공의 아이템이라고 하는데, 치과계가 얼마만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보면 명백하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치과의사는 치아 및 구강 건강을 위한 방법을 이야기 해달라고 하면 이를 잘 닦으라는 것밖에 없냐고 한다. 서로가 치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3, 3, 3과 2080은 잘 알겠지만, 6, 6을 알까? 턱관절장애 환자를 위한 재택치료방법인 6x6 운동방법(Rocabado)으로 1일 6가
▶▶▶이용권 원장(청주 서울좋은치과병원 임플란트센터장)이 본지 3036호부터 치과의사의 희로애락을 담은 ‘털보의사의 치과 엿보기!’ 만화를 연재한다. 이 원장은 서울치대를 나온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로 앞서 본지에 ‘만화로 보는 항생제’를 연재한 바 있다. ■ 이미지 클릭 후 드래그하면 고해상도 보기 가능합니다.
청주시 치과의사회에서는 올해 3월부터 매월 임상 세미나 ‘대가들의 임상레시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주시 회원들에게 분야별 최고의 연자들의 강의를 제공하고, 비회원들에게는 회무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시작된 이 세미나의 진정한 목적은 바로 ‘젊은 치과의사 선생님’들과의 교류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분이 동감하시겠지만 요즘 치과의사회 모임에서 젊은 원장님들을 찾아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치과대학을 졸업한 지 10년이 넘은 제가 아직도 치과의사회에선 막내라니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젊은 원장님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이끌어내는 것이, 현재 회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치과대학 졸업 직후의 저를 생각해 봤을 때 그 시절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건, 바로 임상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임상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이 어렵고, 봉직의로 근무하면서 개원에 필요한 술기들을 모두 습득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늘 세미나를 듣기 위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서울을 다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적은 급여에 비싼 세미나를 계속 듣는 것도 굉장히 부담되기도 했고요. 아마 지금 젊은 선생님들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본과 4학년의 11월은 단순하다. 코앞에 놓인 과정평가와 1월의 국가고시의 필기고사를 앞두고는 공부밖에 할 게 없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7시에 눈을 뜨고 8시에 수업을 다녀와서는 책상에 앉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다. 누가 국가고시는 누구나 다 붙는다 했는지, 국가고시에 합격해낸 선배들이 그저 대단할 뿐이다. 시간이 많이 남지도, 그렇다고 아주 코앞도 아닌 시간이어서 그런지, 공부할 건 쌓여 있고 마음은 답답하다. 조금 쉬어가도 될까 싶어 주말 저녁에 영화를 한 편 틀었다. 고심 끝에 고른 영화는 아니었다. 그냥 무심코 TV를 틀었고, 인사이드 아웃2를 광고하길래 한번 틀어봤다. 인사이드 아웃2는 주인공 라일리가 13세가 되면서, 사춘기를 겪으며 새로운 감정들과 기존의 감정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얘기이다. 1편에서는 기쁨, 슬픔, 버럭, 소심, 까칠이만 있던 감정에서, 불안, 당황, 부러움, 지루함의 감정이 새로 등장했다. 세상에, 이 영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그 창의력과 고찰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수많은 감정들 속에서, 이번 편의 주인공은 단연코 불안이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수밖에 없을 테다. 온갖 사건 사고의 중심에 있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근관충전재의 테이퍼 측정은 삭제함 3D 프린팅 의치상용 레진과 금속을 표준에 추가함 한국이 제안한 핸드피스의 역류현상 시험법을 표준에 추가함 천장 조명과 헤드램프의 표준 개발 추진 비와이어 치간칫솔의 적절한 평가법 논의 2D X-ray 분석에 대한 AI 표준 발행 예정 (1) 치과 충전 및 수복재료(Dental filling and restorative materials, SC 1) ● 근관 충전재(WG 2) - DIS 6876 Dentistry - Endodontic sealing materials; 프로젝트 리더(PL)는 배지명 교수(원광 치대). 2025-02-12까지 DIS 투표 중 - DIS 6877 Dentistry - Endodontic obturating materials(ed.4); 다양한 테이퍼를 가진 근관충전재의 ‘6.4.3 innitial taper 측정’ 항목은 삭제하기로 함 ● 치과용
뮤지엄 산,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반계리 은행나무를 둘러보는 것은 하루짜리 늦가을 여행으로는 최상이다. 섬강 중류 오크밸리 좌측 산 정상에 위치한 뮤지엄 산은 안도 타다오의 작품으로 건물과 풍광자체가 예술이다. 관람(체험)후 섬강 하류가 펼쳐놓은 강원도에서는 보기드문 평야지대 문막에 들어선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수령 800년이 넘은 것으로 그 크기와 자태에 압도 당하여 경외심이 저절로 든다. 섬강이 남한강 본류에 합류되는 부론면에 법천사지(法泉寺址)가 자리 잡고 있다. 현대사회는 고속도로, 철도, 항공노선이 물류의 핵심이나 고려, 조선 시대에는 도로망이 없었기때문에 연안이나 강이 오늘날의 도로 역할을 했다. 원주 법천사지가 위치한 부론은 충청, 강원 지방의 산물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고려시대에 흥원창이 있었던 곳으로 경제적으로 부흥했던 지역이었고 사람이 모이니 정보의 교환이 왕성했던 곳이라서 富論이라고도 한다. 고려시대 법상종 대형사찰인 법천사가 임란때 전소되어 중창되지 못했고 현재는 국가지정유산 사적 법천사지로 관리되고 있다. 무수한 폐사지 가운데 유독 법천사지를 가야하는 이유는 지광국사현묘탑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것은 불탑이고 스님이 입적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필자도 올해 회갑을 맞이하여 다른 연도보다 감회가 새로웠다. 조부께서 20대 초반에, 부친은 20대 중반에 결혼을 하신 관계로 초등학교 6학년때 조부의 회갑연을 기억하고 있다. 1970년대 남자는 58.7세, 여자는 65.8세 평균 62.3세로 길지 않던 시기에 회갑연은 친인척 동네 분들을 모시고 잔치를 한 제법 큰 가정의 대사였다. 시대의 흐름으로 이제 회갑은 큰 의미가 쇠락한 가정의 소사가 되었다. 근래에는 칠순, 팔순연도 잘 안하는 분위기로 올해 가족과 함께 식사와 여행으로 대신 했다. 관혼상제가 예전보다 본래의 모습이 많이 퇴색되기는 했지만 비교적 간편하면서 합리적이고 실용화 되어 가고 있다. 요즘은 결혼 평균 연령이 증가하여 여성은 30세 전후로 남성은 35세 전후로 결혼을 하는 것 같다. 몇 년 사이에 친구나 지인 자녀들의 결혼 안내 문자를 자주 받는다. 과거 청첩장으로 미리 한 달 전에 알렸던 절차는 없어지고 문자나 카톡으로 결혼 안내 내용을 받게 된다. 안내된 내용을 살펴보면 선남선녀가 정장과 웨딩드레스를 입고 멋진 포즈를 취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마음 전하는 곳”이라 하여 신랑, 신부, 혼주의 입금계좌가 각각 따로 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