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뜨거웠던 여름날의 날씨처럼 치열했던 11과목의 기말고사가 끝나고 드디어 방학이 찾아왔다. 방학은 학생에게 있어 최고의 특권이다. 27살이나 먹은 내가 방학이라고 마냥 즐거워하기에는 철없어 보이긴 하지만 신나는 이 마음을 숨길 수는 없다.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친구들도 내 방학만큼은 부러움에 몸서리친다. 내가 생각해도 약 2개월 동안의 온전한 자유시간은 부러워 할 만 하다. 친구들마다 이 소중한 방학을 즐기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연구에 뜻이 있는 친구들은 학교에서 연구활동에 매진한다. 동아리 활동이 방학에 집중되어 있는 친구들은 합숙훈련에 참여하며 동아리 활동에 최선을 다한다. 어떤 친구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조용히 보내기도 한다. 나는 수많은 선택지 중에 여행을 선택했다. 아마도 3학년 원내생을 시작하면 이렇다 할 여름방학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없이 좁아진 내 시야에 큰 세상을 보여줘야 할 타이밍이었다. 고작 시험 한 과목, 한 문제에 좁아져 있는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야 했다. 여행은 치의학대학원 동기들과 함께 떠났다. 시험기간에 누구보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기들과 방학을 하자마자 여행이라니,
그 순간, 그 곳에 있어야만 가능한 작업이 사진입니다. 주말에야 겨우 여유로운 출사가 가능한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마음에 드는 장면을 마주하여 사진으로 담아내기는 참으로 힘듭니다. 특별한 소품을 마련하거나 좋은 조명을 갖춘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해보는 경우는 일 년에 고작 몇 번의 기회밖에 없습니다. 전문 작가들의 경우 몇 해 전부터 미리 천문을 읽고, 일기를 예측하여 최적의 촬영시간에 맞추어 그 장소에 대기합니다. 촬영 결과물에 대한 확인이 한참 후에야 가능했던 필름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의 개발과 고성능화로 대체되면서, 촬영 즉시 결과물을 확인하고 필요시 곧바로 재촬영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노련한 기술과 복잡한 시설 장비가 필요했던 현상과 인화의 과정 또한 생략하고, 본인이 직접 컴퓨터로 보정하고 프린트 작업까지 마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아마추어 사진가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 축복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남들 다 찍어본다는 유명 출사지를 찾아 헤매던 입문 시절을 뒤로하고, 가까운 곳에서 피사체를 찾는 즐거움을 느껴보고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모습을 담아보자.’ 오늘 사진은 3년마다 열리는 2016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나은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동물이라서? 저는 인간이 우월한 것은 인간의 기준으로 생각해서일 뿐 기준에 따라서는 사실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종교적으로 보면야 물론 영혼을 가진 인간은 동물과 구별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기준으로 봤을 때 다른 동물보다 우월해 보일 뿐이지 사실은 다른 동물들 보다 감히 우월하다고 말해서는 안 되겠죠. 새는 인간이 평생 가질 수 없는 날개를 달고 그 어느 곳이든 날아다닐 수 있는 초능력을 가졌으며 물고기는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를 누비며 그 신비한 세계를 탐험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되지 않고서야 우리는 그들이 어떠한 초능력과 비밀을 가졌을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인간이 우월하다고 생각할 수 있나요? 하지만 인간은 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기록을 남겼고 여전히 책을 쓰고 읽고 있습니다. 적어도 기록을
달콤함과 쌉싸래함을 동시에 품은 듯, 질투와 관용 사이에서 줄을 타는 듯, 불같은 열정과 차가운 이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어 가려는 듯, 꽃잎의 보이는 표면은 붉은색인데, 그 이면은 흰색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 육종된 'Love'라는 이름을 가진 장미입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사람과 동일한 방식으로 컬러를 보지 못합니다. 이미지 센서의 각 셀 앞에 빨강(R), 초록(G), 파랑(B) 중 한 가지 색상의 빛만 통과할 수 있는 필터를 배치하여, 각 셀마다 통과하는 빛의 세기만을 기록합니다. '18%의 반사율을 가진 중성회색'이라는 노출기준점을 가지고 어두운지 밝은지를 감지하여, 적정한 노출을 맞추려고 CPU는 바쁘게 노출 증감을 계산합니다. 짙은 붉은색은 노출기준점 보다 어두운 색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조리개와 노출시간을 조절하여 밝게 촬영하라고 지침을 주고, 흰색은 밝게 인식되기 때문에 기준점에 맞추기 위해 어둡게 조절을 하라고 합니다. 어둡게 인식되는 붉은색과 밝게 인식되는 흰색 사이의 노출차이로 인해서, 특히 햇살이 강렬한 날에는 둘 사이에 적정한 노출을 설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붉은색 한 가지를 가진 꽃도 제대
진료 예약표에 ‘검진’이라는 일정이 적히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구강검진은 예약표 작성 없이 막간을 이용해 수시로 진행하는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물으니 병원과 협조관계에 있는 특수학교의 장애학생 구강검진이라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예약을 받아 진행한다고 합니다. 올 하반기부터 ‘아동구강건강 실태조사’에 조사자로 참여하며 간혹 말 안듣는 중학생의 매운 맛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터라 장애학생 검진은 또 얼마나 어려울까 걱정이 많았지만, 막상 검진이 시작되니 제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보호자와 함께 내원한 장애학생은 구강검진에 대한 협조도는 물론이거니와 구강상태와 구강관리 습관까지도 양호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통계를 내본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제가 만난 비장애학생들과 비교해도 오히려 더 나은 구강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원하는 장애학생이 발달장애(지적/자폐)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 의사소통이 어려워 보호자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이들의 구강건강관리 비결이 다름아닌 보호자의 노력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칫솔질에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치실, 불소용품 사용, 설탕섭취 제한에 이르기까지 보
‘무엇을 할 기분이 안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 ‘무엇을 할 체력이 없다’라는 말도 있고, ‘그 일을 할 시간이 없어 너무 바쁘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간이란 인풋이 없으면 일을 못하는 것은 너무 자명합니다. 또한 체력도 중요합니다.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만 많다고 일을 하기란 어렵습니다. 누워있는 상태에선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근데 ‘체력과 시간도 있는데 무엇을 할 기분이 안든다’라는 말을 들을 때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공감이 되십니까? 아니면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저는 이를 에너지라고 바꿔서 표현합니다. 기분이 안든다는 경우는 감정적 에너지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에너지라하면 이는 시간, 체력, 감정의 복합체가 됩니다. ‘시간관리를 잘해라’는 많이 들어봤습니다. ‘체력관리를 잘해라’도 많이 들어봤습니다. 드라마 미생에서 주인공인 장그래가 들었던 말이죠. 근데 ‘기분관리를 잘해라’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대신에 감정조절이나 기분조절을 잘해라는 말은 있지만, 이는 관리와 다르게 나빠지지만 않게 하라는 억압적 통제 성격이 강해보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할 기분이 안든다’라는 말은 다소 사치스럽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연세치대 치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최근에 ‘조력존엄사법’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들었습니다. 치과의사로서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이런 법이 큰 틀에서 노인을 위한 의료제도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것이라고 보면 치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아서요. 조력존엄사법과 치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익명 예, 말씀 주신 대로 최근 조력존엄사법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언제였을까? 처음 자전거를 타보았을 때가? 작은 냇가 얕은 물속을 잠행하며 그 밑바닥에 놓인 돌 하나를 들어내듯, 오랜 기간 잠들어 있던 기억 하나가 깨어난다. 일깨워진 기억의 편린은 묶여있던 순간들을 연쇄적으로 감작시킨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이야깃거리에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순간이다. 현실은 소설 속 이야기꾼처럼 치열하지도, 그렇다고 안온하지도 못하다. 바램이 어떠할지라도 무의식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소망한다. 가끔은 어제 무엇을 했었는지도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 속에 각인되어 평생을 잊지 못하고 살아갈만한 것도 실상은 거의 없다. 소소함에서 찾아내는 즐거움들. 밤새 설렘으로 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소풍처럼, 사진은 무료한 나의 일상을 두근거리는 아름다운 추억 속으로 이끌어 준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물이 저 멀리 빠져나가 검게 드러난 해안가에 놓여 있던 그의 자전거는, 무료함으로 나른해 하는 나를 서둘러 일깨우고는 널찍한 등을 가진 둘째 삼촌의 자전거 짐받이에 태워버린다. 머릿결 사이를 헤집는 바람에 눈이 감긴다. 논들 사이로 둔덕처럼 쌓아올린 신작로 길을 따라 달려가면, 그 끝에는 작은 항구가 있었다. 한진규 치
공중보건의사 때는 음악한다고 적지않은 월급을 마이너스까지 탕진하다가, 드디어 처음 자산이라는 게 생겼습니다! 대표 원장님 항상 감사합니다! 이 돈으로 무얼 할까 고민하다, 처음으로 주식에 투자해보았습니다. 주변 친구들과 비교해보면 굉장히 늦은 시작입니다. 친구들은 수년 전 학생 때부터 주식이니 코인이니 하면서 열심히 경제에 관한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주식을 시작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라우실 것 같습니다. 네. 증시가 안 좋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막 들어갔습니다. 바닥인 줄 알고 들어갔습니다. 망했습니다. 오늘도 증권 앱을 켜고 제 월급이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걸 보고 있습니다. 대표 원장님 죄송합니다... 진료는 꽤 안정되었습니다! 4개월 차가 안정되었다고 하면 웃긴 이야기 같지만요. 진료를 혼자 해내는 건 참 재미있습니다. 멀리서 거타퍼챠를 던져도 쏙 들어갈 것 같이 잘 확대한 #36의 4개의 Canal 구멍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환자분 입에 제 머리를 집어넣듯 집중하고 프랩한 뒤, 익스플로러로 마진을 확인했을 때 잘 형성되어 있으면 참 행복합니다. (제 기준) 어려운 매복 사랑니 Surgica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재·표준위원회에서는 국제표준화기구 치과기술위원회(ISO/TC 106)에서 심의가 끝나 최근 발행된 치과 표준을 소개하는 기획연재를 2014년 2월부터 매달 게재하고 있습니다. 환자 진료와 치과산업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ISO 6876:2012 Dentistry - Root canal sealing materials 개정 중 ○ ISO/TC 106/SC 1/WG 2에서는 근관용 실러에 대한 국제표준인 ISO 6876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근관용 실러만 다루던 표준에서 MTA 재료가 새롭게 포함되고 이에 따라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하였다는 점이다. - 제1형: 근관용 실러 (MTA 제재의 실러 포함) - 제2형: 근관 상아질 대체 재료 (MTA 재료 포함) ○ 제2형인 MTA 재료는 고점도 칼슘실리케이트 시멘트로서 apicoectomy, perforation, 또는 apexification의 용도로 사용되는 재료를 의미한다. ○ 현재 개정 중인 표준은 vital pulp therapy에 사용되는 치수복조용 MTA에 대해서 적용될 수도 있지만 치수복조용 재료에 대한 요구사항은 없다. 치수복조용 재
꼭두각시놀음은 남사당패의 주요 레퍼토리였다고 합니다. 사, 오십대 이상인분들은 6시 땡~ 하면 TV에서 방영되던 인형극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인형은 아주 간단히 양말에 단추로 눈을 달아서 만들기도 하고, 목각으로 정교하게 제작하여 철사와 줄을 매달아 조종을 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만들든 그 인형을 어떻게 조종하느냐가 재미와 즐거움을 주기에 중요해집니다.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사람을 인형술사라고 합니다. 흔히 줏대 없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꼭두각시 혹은 괴뢰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습니다만,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스라이팅은 목각인형이 아닌, 사람이 그 대상이라는 것에 충격이 큽니다. 1944년에 개봉한 흑백영화 [가스등]에서 인용하여, 분석심리치료사인 로빈 스턴이라는 사람이 [가스라이팅(Gaslight Effect)]이란 용어를 도입했습니다. 흔히 친밀한 관계를 이용하여, 수평적인 관계의 의사결정이 아닌, 비대칭적인 권력으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할 때 나타나는 효과를 일컫습니다. 문제는 ‘관심과 간섭의 경계’라 법적처벌 여부를 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대보기 가능합니다. 자신이 처한 처지가 어렵고, 진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