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명절 전후 8박 10일 여정으로 미국 서부 4개주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유타, 네바다를 다녀왔다. 그곳의 운석공, 캐년, 빙하 지형 등을 새로운 관점으로 살펴보는 여정이었다. 문제는 시차(jet lag)에도 불구하고 도착 즉시 진행된 3600km의 장거리 버스 투어와 여러 숙소를 옮겨 다녀야 했기에 여정 기간 내내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평소 숙면하는 필자로서는 밤에 잠들지 못하고 뜬 눈으로 지샌 이번 여정의 밤이 마치 황진이의 시조 ‘동짓달 기나긴 밤’처럼 느껴졌고, 그로기(groggy) 전신상태로 인해 새삼 ‘잠이 보약’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노인의 구강질환 문제를 영양과 근력 관점 외에 불면(insomnia)의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나름대로 고심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에 노인의 불면과 구강질환의 상관관계 그리고 악순환으로 인한 전신질환 위험 가중 문제에 대해 약술해 보고자 한다. 노인 불면: 구강질환 악화 요인 사람은 평균 7~9 시간 잔다. 하지만 국내 노인의 반 이상이 수면시간 감소는 물론 수면의 질이 나쁜 불면을 호소하고 있다. 불면이란 3개월 이상 1주일에 3회 이상 쉽게 잠들지 못해(37%) 아예 뜬눈으로
둔치 길을 걷는다. 오늘따라 참새 지저귀는 소리가 유난히 거슬린다. 좋을 땐 노랫소리로 들리지만 싫을 땐 성가신 소음일 뿐이다. 요즘은 참새구이가 없어졌지만 옛적 포장마차에서 참새구이를 파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참새잡이 하는 엽사도 있었던 것 같다. 공기총에 납 탄을 넣고 쏴서 잡는 풍경을 본 기억이 난다. 먹을 것이 귀해서인지 움직이는 것은 다 잡아 먹던 슬프고 암울한 우리의 과거 모습을 돌이켜본다. 시골에서 토끼사냥이나 까투리사냥은 다반사였다. 노래가사에도 ‘까투리 사냥을 나간다’는 구절이 있지 않은가? 참새는 집에서 기르기도 잡기도 쉽지 않는데 그 많은 포장마차에서 팔고 있어 궁금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메추리를 참새로 둔갑시켜 참새구이로 팔고 있었던 경우가 허다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속이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요즘은 원산지나 비슷하게 생긴 사촌쯤 되는 고기나 물고기를 진짜로 둔갑시켜 파는 행위가 그런 류가 아닐까 싶다. 어릴 적에 마당의 참새를 잡으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다. 바가지에 작은 막대기로 괘고 끈을 매달아 세워 놓고 쌀알 뿌려 놓고 멀리서 망보며 기다렸다. 참새가 들어가면 줄을 확 잡아 당겨 가두는 단순한 방법인데 만화에서나 본 것처
앞집은 할머니 혼자 계셨는데, 1층 앞 화단을 얼마나 잘 꾸미시던지? 예쁘게 단장된 화단을 보며 흐뭇했었다. 정원은 꽃과 나무로 매일 가꾸셨지만, 치매가 있으셔서 잘 몰라보시고 일상생활을 잘하실지 걱정되곤 했었다. 이따금씩 자식들이 찾아와 들리는 앞집의 실랑이 소리에 걱정이 되었던 적이 많았었다. 몇 년 지속되던 시끄러움도 갑작스런 인테리어 공사로 사라졌고, 할머니도 더 이상 뵐 수 없다. 어디로 가셨는지? 물어봐도 답을 들을 수 없었고, 어디에 가셨더라도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요양원에 들어가기 싫어하고, 자식에게는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어르신들의 마음과는 달리 고령화 사회에서는 요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다. 우리나라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인구는 대략 100만 명이 넘는다. 이 중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요양병원 혹은 요양원에 입원해야 하는 노인은 15만 명, 간병과 식사, 주거 등 돌봄만 있으면 집에서 지낼 수 있는 노인인구는 85만 명 정도이다. 우리나라는 고령 인구 비율이 점차 상승하여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치매, 중풍 등 질환으로 인하여 일상생활 영위가 힘든 노인성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노인장기요
인간의 폭력성과 폭력의 발현(發現)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오랜 문제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이전 사설에 이어, 의료기관-특히 치과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폭력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의료기관 내 폭력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되며, 진료 환경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한 폭력범죄는 총 1만164건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매년 1천 건 이상의 폭행이 발생하고 있으며, 연도별로는 ▲2019년 2502건 ▲2020년 2180건 ▲2021년 1903건 ▲2022년 1812건 ▲2023년 1767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통계에는 진료실 내에서 발생한 의료진, 의료 종사자, 환자 등에 대한 모든 폭력 범죄가 포함됩니다. 범죄 유형별로는 폭행이 6639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상해(1654건), 협박(706건), 손괴(703건), 체포·감금(152건)이 따랐습니다. 폭행이 전체 폭력 범죄의 65% 이상을 차지하며, 손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4년 8월 22일, 79세 남성 김 씨
인생은 고통입니다. 이가 하나 아프면 온통 모든 신경이 아픈 치아에 집중되어 다른 멀쩡한 27개 치아의 존재를 느끼지 못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치과의사 여러분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은 것을 가졌습니다. 일단 평균보다 높은 지능을 가졌고, 전문직이라는 직업을 가졌고 이를 바탕으로 부와 명예를 이룬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그 어렵다는 결혼과 출산 육아를 하고 계시고, 이번 명절에도 어떤 분들은 해외로 어떤 분들은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개원 걱정, 환자 걱정, 건강 문제, 아이들 걱정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그래서 인생은 항상 고통이고 불행합니다. 저희가 마음속에 쥐고 있는 사념과 걱정들이 떠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이 풍족해도 그 행복을 느끼지 못합니다. 40대가 되면 많은 것이 변합니다. 이제는 많은 것을 이루려 하기 보다는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나이입니다. 건강도 급격히 나빠지고 노화가 진행되고 갱년기 우울증이 생깁니다. 지난 젊고 기운 넘쳤던 자신과 비교가 되고, 같은 연배에 많은 것을 이룬 지인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초라함을 느끼게 됩니다. 젊을 때는 시
지금으로부터 약 29년 전, 공중보건의 임기를 마치고 Non-Kim 티오(TO)로 모교 치과병원 소아치과에서 3년간의 수련을 마치고 향후 진로를 고민하던 1996년 1월에, 분당에서 예치과병원을 신규로 오픈하는 타교 출신의 원장님을 정말 아주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취업근무 조건은 소아환자만을 보면서 고정급으로 첫 6개월, 매출에 연동하는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이후 6개월을 지내본 후에 서로 맞는다고 생각하면 병원에 지분을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지도교수님께 상의를 드려보아도 어차피 투자금액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몇 년 전인 1992년에 역삼동에 첫 예치과가 생긴 이후에 매우 열심히 활동하는 원장님들이어서(그 원장님들과 학교 동기) 배우면 배웠지 손해 볼 것은 없다고 결론이 나서 근무를 시작했고, 외국 학회 참석 및 외국 치과의사들과의 교류 등 기존의 치과들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앞서 나가는 콘셉트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치과의사가 될 때에 꿈꾸었던 ‘동네 아저씨 같은 치과의사’ 개념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 약 반년 후에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원장님은 이유를 알고 싶어하셨고, 말씀드리자 밖으로 보이는 ‘겉만 보아서는
고등학교 시절에 진로를 고민하여 마침내 치과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앞날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다가, 6년간의 공부를 마칠 즈음 오랜만에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예전에 수련할 임상과를 선택하는 것은 그야말로 주위 사람들의 영향이 컸다. 평소에 잘 지내던 선배가 자기가 전공하던 과를 권유하거나, 성적이 좋은데 기존의 성적 좋은 선배들이 선호하는 과를 따라 하다가 보니, 또는 실습을 돌아보니 교수나 선배가 일하는 것이 멋있어 보여서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요즈음 학생들은 단순히 전공의 과정이 편하다고 해서, 전공의 월급을 더 받는다고 선택하지는 않는다.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전공은 1) 수련 후 기대하는 수입이 많고, 2) 워라벨이 보장되는 전공이며, 3) 수련과정을 거친 자체가 영예스럽고, 4) 수련 후의 진료범위가 광범위하다고 생각이 될 때, 5) 지원자는 많은데 수련할 자리가 한정되어 있는 전공이다. 지금 치과 전문의 수련의 경우,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양극화가 고착화 되어가고 있다. 의과 전공의의 경우 보험 수가 또는 최근 개원가의 페이닥터와 병원 봉직의 수급 동향에 따라 전공별 지원율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치과의료의 새로운 트렌드나 진료방식을
올해로 79주년을 맞는 8월 15일 광복절은 해방이후 우리 국민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5대 국경일중 하나이다. 민족대백과 사전의 설명에 따르면, 광복절은 1945년 35년의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아울러 1948년 같은 날 치러진 대한민국정부수립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한다. 광복절은 처음 1945년 5월 독립기념일로 제정이 되었으나, 동년 10월 1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해 지금의 광복절로 명칭이 수정되었다. 제정된 지 벌써 79년이나 되었으니, 세월이 빠르기도 하다. 광복절이 가까워 오면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매년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과 일제에 저항했던 많은 순국선열들의 업적을 다룬 보도가 줄을 잇는다. 또 과거와는 달리 정권의 성향에 따라서 뉘앙스가 달라지는데 어떤 때는 좀 더 반일 감정을 부축이기도 하고, 반대의 경우 약간은 밋밋해 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본래의 의미를 벗어나 지나치게 여야 정치의 장이 된 느낌도 있다. 여하튼 왠지 8월 15일은 높은 기온만큼 감정도 좀 더 뜨거워지고, 또 음력 8월 15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인데, 그 날짜가 묘하게 오버랩되면서 늘 그 의미가 남다른 듯하다. 필자는 몇 년 전 8월 즈음 일상적인
돌봄 노인은 요양시설, 재택, 요양병원 중 어느 한 곳에 거주한다. 이들의 치과(완화)진료와 구강관리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과 통합돌봄법 및 의료법에 근거하여 가능하다. 하지만 사실상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치과계약의사 제도의 현실적인 한계, 갓 제정된 통합돌봄법 그리고 치과의사가 요양병원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의료법 조항 때문이다. 이에 사실상 돌봄이 의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던 현 상황에서 방문 치과(완화)진료와 구강관리가 체계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치과의료의 특성을 고려한 실효적인 토대 구축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구강학 관점의 돌봄 노인치의학 정립 치과 진료를 바라보는 관점에는 치학(odontology, dentistry) 관점과 구강학(stomatology) 관점이 있다. 지금까지 치과를 치학 관점으로 바라본 것은 분자생물학과 면역학적 지식이 부족했던 시기에 항생제의 출현과 발전에 의해 전신질환과는 별개로 구강질환 치료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즉 구강질환을 구강에 한정된 독립된 질환으로 이해해 왔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분자생물학과 면역학적 지식의 눈부신 발전으로 구
예전에 못 이룬 소망을 나이가 들어서 뒤늦게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연유로 생업이 아님에도 창작의 길로 들어선 예술가들이 예전부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대학 때부터 치과관련 공부만 하다 보니 인문학을 접할 기회가 많이 부족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얕은 지식과 교양과정부 때 공부한 게 전부인 나로서는 특히 인문학에 대해 막연한 동경과 열망을 가지곤 했었다. 하지만 일하며 가정을 돌보며 바쁘게 살다보니(?) 가까이 하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잠깐씩 시간이 나도 놀면서 쉬느라 사색하고 독서할 시간은 별로 없었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사실 예과 1년 때 졸작이었지만 단편소설 한 편을 모신문사 신춘문예에 출품한 적이 있었는데 내심 인문학에 대한 로망이 잠재돼 있었나보다. 철부지 풋사랑을 노래한 전형적인 삼류소설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출품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 평생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되었다. 그걸 계기로 지금이나마 이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작가가 된 양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었다. 당연한 결과지만 로또 복권 한 장 사놓고 일주일 내내 혹시나 하며 기대를 하듯이 행여나 입상 되려나 기대하고 기다리다 탈락
파리올림픽의 열기가 한창이다. 파리올림픽 금메달 시상식 직후 공식석상에서 선수의 폭탄 발언이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금메달을 따낸 선수가 감독과 협회를 겨냥하여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부상과 재활 과정을 겪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표팀에 너무 많은 실망을 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어떠한 상황인지는 점차 밝혀지겠지만, 선수가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고 부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변화와 준비가 중요하다. 감독과 협회는 성적을 중요시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의료진에게 선수의 건강을 관리하고 선수의 의견을 청취하는 데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겠다. 대표팀의 부상 선수 관리 체계와 훈련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을 보면, 성적 향상을 위하여 선수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벗어나서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출전이나 훈련이 결정되는 상황도 문제이거니와, 선수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예방하는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선수와의 의사소통도 매우 중요한 문제였음을 알 수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