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안느 스퇴거, 마가렛 피사렉 이 두 간호사 분들은 의료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의 작은 섬, 소록도에 한 줄기의 빛처럼 다가오셨습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인술을 실천하신 훌륭한 의료인의 모습뿐만 아니라, 주변에 대한 배려심이 삭막한 요즘 사회에 따뜻한 교훈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올해가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인데, 만리타국에서 한 푼도 받지 않으며 한센인들을 위해 평생을 봉사하신 두 간호사분의 헌신을 기리고자 노벨평화상 활동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수상 추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학생회에서 두 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추진하고자 교황청과 노벨평화상 위원회에 글을 쓰는 활동을 하며 대외적으로 두 분의 선행을 알리는 일들을 적극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졸업을 하고 나서도 저 역시 예비 의료인으로서 두 분의 선행을 기억하고, 의료계에 종사하고 계시는 분들이 이 분들께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총독부는 한센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국가의 위상을 떨어뜨린다는 명분으로 이들을 소록도로 강제 이주시키며 그곳에서 강제 노역을 시켰고, 차마 눈 뜨고는 지켜볼 수 없는 인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제게 참 끊기 어려운 게 있습니다. 빵입니다. 팥과 치즈가 적당히 들어가 달달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게다가 금방 나와 따뜻하기까지 하면 참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점심 후에 직원들이 슬쩍 내미는 빵 접시를 거부하다가도 한번 집으면 그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 날의 오후는 거의 분명합니다. 속이 더부룩하고 가끔 복통도 있고, 저녁때까지 배가 빵빵합니다. 빵 만드는데 들어가는 밀가루와 여러 식품첨가물이 주범일 거라 의심하고 경계하면서도, 절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험을 했습니다.(Chassaing, Koren et al. 2015) 쥐에게 빵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여러 식품첨가물을 먹인 후 장 조직을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장조직을 덮어서 조직을 보호하는 점액층이 없어졌습니다. 조직이
작년에 치과의사 면허를 따고 그동안 미뤄왔던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서 거제시 보건소로 왔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와본 거제도는 참으로 큰 도시였지만 커다란 섬의 크기에 비해 사람들이 사는 곳은 한정되어 있었고, 치과 검진 버스로 구석구석 다니다 보니 그간 TV로나 만났던 시골 생활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치과 검진 버스를 타고 출장을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그분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엑스레이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라 사실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해드릴 수 있는 진료는 굉장히 제한적입니다. 틀니 위생 교육 및 간단한 수리, 스케일링, 간단한 치과 검진 및 상담 정도의 업무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항상 출장을 나갈 때마다 진료 전에 이 열악한 상황을 설명해 드리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치과 검진 버스로 올라오시면 그때부터 할머니들의 귀여우신 부탁(?)이 시작됩니다. “아이고 선생님, 이거 하나만 뽑아주소. 내가 이거 땜에 을마나 고생하는데~!” 발치는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그냥 넘어가고 싶다만, 할머니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는 건 흔한 일이 아닙니다. 시골 출장 진료를 1년간 다니며 알게 된 할머니어(語)는 다음과 같습니다.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얼마 전 이발을 하러 미장원에 갔는데, 헤어 디자이너가 “고객님, 스케일링을 한번 받아보시죠.”하더라고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계속 빠지는 것이 보였나 봅니다. 그러면서, 그분 말씀이 “치과에서 스케일링하듯이, 두피도 스케일링을 하면 도움이 됩니다” 했습니다. 스케일링이란 말이 이젠 참 일반화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스케일링은 다 아시는 대로, 치아에 붙어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치과 술식입니다. 치석이 많을수록, 그곳을 표면 삼아 세균들이 붙고 바이오필름이 증식하기 때문에, 그것을 제거해 줌으로써, 구강 내 세균부담을 줄이려는 술식이지요. 일반인에게까지 익숙한 이 술식은 2차 대전 후 스칸디나비아 반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구강건강에서도 최 선진국격인 스웨덴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의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장맛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습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네요. 이 비를 보니 얼마 전 이상기후로 인한 홍수피해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피해 갔지만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은 홍수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7월 11일 기준 66명까지 늘어났다고 하고, 중국에서는 홍수로 30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경제피해액만 10조 원에 달한다는 추산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된다면 2030년과 2052년 사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과 비교해 1.5도 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지역에서 극한 기온의 온난화, 일부 지역에서 호우 빈도와 강도의 증가, 일부 지역에서 가뭄 강도 또는 빈도의 증가 발생이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8년 발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 적힌 내용입니다. 지구 기온 상승폭이 1.5도 이상이 될 경우 어떤 지역에서는 기온이 크게 오르고, 어떤 지역에서는 비가 매우 많이 내리게 되는 한편, 또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이 더 심해진다는 경고입니다. 이 내용은 195
김동석 원장 ·치의학박사 ·춘천예치과 대표원장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이짱>, <어린이 이짱>, <치과영어 A to Z>, <치과를 읽다>, <성공병원의 비밀노트> 저자 얼마 전 지하철을 탔을 때 신선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책을 보기도 하겠지만 종이책을 펼쳐서, 그것도 젊은 사람이 책을 읽는 모습은 너무나 오랜만이었습니다. 우리의 젊은 날의 고뇌에는 책이 곁에 있었습니다. 작가의 무게감에 짓눌리기도 했지만,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헤르만 헤세, 헤밍웨이, 카뮈에 열광했습니다. 삼국지, 초한지 정도는 읽어야 했고, 그리스로마신화를 읽다가 신의 이름을 외우는데 애먹었습니다. 그렇게 종이책은 젊은 날의 땀과 고뇌를 고스란히 묻어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독서는 물론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이책을 읽고 있는 젊은이를 이렇듯 신기하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이 조금은 안타깝습니다. 입시와 취업에 필요한 독서 외에는 자신이 즐기지 못하는 책 읽기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젊은
절친인 신부 둘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결혼식을 할 처지가 되면서 일어나는 다툼과 해결을 보여주는 코미디 영화이다. 눈, 코, 입이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예쁘게 보던 앤 해서웨이가 밉상을 자처하고 수많은 출연작과 수상에 빛나는, 그것들보다 더 빛나는 미소를 가진, 케이트 허드슨이 열연했지만 한국에서의 흥행성적은 좋지 않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결혼에 성공하는 사람은 케이트 허드슨이 연기한 리브이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엠마는 충격적이게도 결혼식장에서, 혼인서약도 하지 않은 채 결혼반지를 빼고 만다. 이 상황도 해결은 된다. 세팅도 전개도 뭇 한국 드라마 못지않게 막장인 가운데 한술 더 떠서 고구마만 있고 사이다는 없다. 그런데 그 와중에 순리에 맞을 것 같은 한 가지가 있었으니… 결혼에 골인한 리브는 성공적인 변호사였다. 외향적이고 직선적이었다. 변호사 일에서는 타협과 절충보다는 깔끔한 정리를 통한 해결을 추구하는 타입으로 묘사되었다. 엠마는 교사였다. 동료 교사의 많은 일을 대신 처리해주고 있었고 많은 것을 마음속에 쌓아두다가 감정이 넘실넘실할 때가 되어서야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각자가 높이가 다른 감정의 둑을 가지고 있을 뿐, 누구나 조금씩은 그
<The New York Times>에 오랫동안 연재되고 있는 칼럼으로 “The Ethicist”가 있습니다. 현재 뉴욕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윤리학자 콰매 앤터니 애피아가 맡은 이 칼럼은 독자가 보내는 윤리 관련 질문에 윤리학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치의신보에서 매월 1회 의료윤리 주제로 같은 형식 코너를 운영해 치과계 현안에서부터 치과 의료인이 겪는 고민까지 다뤄보려 합니다.<편집자주> 김준혁 치과의사·의료윤리학자 약력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졸, 동병원 소아치과 수련.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윤리 및 건강정책 교실 생명윤리 석사. 저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2018), 역서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2018) 등. 정부와 여당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를 이유로 의료인을 늘리겠다며 의·치·한 대학 신설과 정원 증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5일 당·정·청이 의대 정원 증원을 결정했다고 발표하였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국회에서 정원 확대를 당연시하는 발언을 던졌습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익명 지난 3월, 코로나19 초기 확산에서 두드러지게 나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샤워할 때 비누나 여러 세정제를 쓰시나요? 전 쓰지 않습니다. 돌아보면, 샤워할 때 물로만 씻은 지가 30대 초반부터이니 20년은 된 듯합니다. 그렇더라도 전 제 피부의 위생이나 트러블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드러운 제 속살이 만족스럽습니다. 어렸을 적 명절 때나 목욕을 할 수 있었던 때와 달리, 하루 한두 번 따뜻한 물로 몸을 씻을 수 있는 우리 시대에 저는 굳이 비누나 여러 세정제를 써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세정제로 몸에 거품을 가득 내어 씻은 다음 타월로 물을 닦으면 피부가 많이 땅깁니다. 하지만, 세정제 없이 물로만 샤워를 하면 그런 땅김이 훨씬 덜합니다. 세정제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 구체적 성분인 황산라우릴설페이트(SLS : Sodium Lauryl Surfate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고 한 찰리 채플린의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으로 보는 타인의 인생은 부족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깊게 교제하면서 슬픔이나 고난을 느낄 수 없었다면 그것은 피상적인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후로 오래오래 잘 살았답니다”라는 동화의 끝을 보며, 그렇게 되기만을 바라왔던 것 같습니다. 대학을 가면, 졸업을 하면, 수련을 마치면, 결혼을 하면, 집을 사면, 개원을 하면, 군대를 마치면,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 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무엇을 넣어도 그다음이 있기 마련인 거 같습니다. 결론은 참 재미없게도 현재를 즐기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걸 누가 몰라서 안 할까요? 안다고 할 수 있나요? 그래서 어려운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피엔딩을 준비한다고 해서 그렇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재미없는 결론으로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고요. 인생이 기나긴 연극이라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은 무엇일까요? 쪽대본을 받아서는 그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김혜성 이사장(서울치대 졸업, 동대학원 박사) 사과나무의료재단의 이사장이자, 재단 산하 의생명연구소의 미생물 연구자이다. 구강미생물에서 시작해 장내 미생물, 발효 음식의 미생물까지 폭넓게 공부하며 몇 권의 책을 냈고 논문을 발표했다. 『미생물과의 공존』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이야기』 『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등 3권이 과학기술부 선정 우수과학도서를 수상했다. 구글에 ‘floss or die’란 캠페인성 문구가 보입니다. ‘치실을 쓸래 죽을래…’라고 너무 직접적으로 들이대는 듯하지만, 그만큼 치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듯합니다. 참 간단해 보이는 아이디어인데도, 이미 1815년에 개발이 되고, 1898년에 첫 특허까지 낸 치실은, 오랫동안 치간사이 음식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해 온 듯합니다.(https://www.oralhealthgroup.com/features/gum-disease-starts-teeth/) 저 역시 늘 주머니에 치실이 들어있고 없으면 불안해 가까운 편의점에서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간 사이에 음식이 껴서 잇몸이 눌리면 얼마나 신경쓰이고 불편한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알지 못할 겁니다. 그렇더라도, 실제로 치실이 치간사이의 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