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년 전 9세 된 남자 환자가 하악 치아는 영구치로 교환 하였으나 상악 전치가 아직 안 나온다고 내원하였습니다. 방사선 사진을 찍어보니 영구치가 거의 올라온 상태여서 상악 유전치를 발치 하였습니다.
2년이 지난 현재 보호자는 금방 나온다던 치아가 지금이야 나오고 있고 나오는 치아가 보기 흉하게 겹쳐서 나오는데 유치를 잘못 발치해서 그렇다며 원인 제공을 하였으니 교정치료비를 내놓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유치 발치가 부정교합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요?
유전치가 만기 잔존하여 내원한 환자에서 영구치의 맹출을 도와주기 위해 유전치를 발치하였는데 2년이 지난 현재 환자 보호자가 나타나 유치 발치가 잘못되어 영구 전치가 정상적으로 나오지 못하는 부정교합의 원인이라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유치 발치 자체가 부정교합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치는 계승 영구치에 의해 치근흡수가 일어나면서 유치가 탈락하고 영구치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됩니다. 유치는 영구치가 나오는 순서에 맞춰서 탈락하게 되며 탈락 시기는 개인차가 크며 유치열 완성시기가 빠른 아동에서 영구치열의 완성도가 빠른 경향을 보입니다. 이것은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형제, 자매가 같은 가족력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구치가 늦게 나오는 것은 내분비의 이상, 영구치의 선천적 결손, 과잉치나 유치 치근의 존재, 점막성 장애등의 원인으로 영구치 맹출을 지연 혹은 억제 시킵니다. 특히 유치가 만기 잔존하면서 영구치가 늦게 나오는 이유는 내분비이상으로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는 경우, 유치의 유착, 영구치의 결손, 과잉치, 낭종 ,영구치가 잇몸을 뚫고 올라오려는 힘이 미약할 때, 영구치 치배의 비정상적인 맹출 경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유치가 만기 잔존하고 영구치가 나오는 것이 늦은 경우 방사선 사진을 찍어 확인하여 영구치의 존재 유무와 어디쯤 나오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본 내용으로는 영구치가 거의 나올 때가 되어서 유치를 발치하였다고 하지만 환자의 말대로 2년이 지나서 나왔다면 후속 영구치 위치가 이미 정상적인 맹출 경로에서 벗어나 있거나 발치 후 어떤 원인에 인한 점막성 장벽에 의해 맹출이 늦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특히 유치의 만기 잔존과 비정상적인 흡수양상, 영구치의 늦은 맹출 그리고 영구치의 비정상적인 경로로 맹출 하는 것은 서로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어느 것이 일차적 원인인지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유치 발치는 발치시기에 관계없이 영구치가 올라오는 맹출로는 거의 변경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 발치하든, 발치 그 자체가 부정교합의 원인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가 상당히 지연되는 경우 주변의 구강 내 조건이 복잡해지면서 부정교합이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악의 대합치아와의 부적절한 교합, 주변 치아의 근심 이동, 맹출 하는 영구 전치 치아 크기의 부조화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환자가 유치 발치 때문에 부정교합이 생겼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발치 후 단순히 곧 영구치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만 해 주었지 영구치 지연으로 발생 할 수 있는 변화된 구강상태에 대한 설명은 안 된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구강 상태를 분석하여 환자에게 나올 영구치의 공간의 부족여부, 악안면부위의 성장과 발육 평가, 부정교합 가능성에 관한 설명, 교합의 이상여부, 계속적인 관찰의 필요성에 관한 설명이 필요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본 경우 환자가 9세였다면 유전치 발치는 적절하였으며 발치 자체가 부정교합의 원인이 아님을 잘 설명하여 주시기 바라며 다른 환자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후 설명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황충주 연세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