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치과치료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돈이었다.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에 최근 실린 ‘장애인의 미충족 치과치료 실태조사(저 진혜정)’란 논문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장애인 375명의 구강검진 및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치과치료가 필요함에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인원이 128명이었으며, 미충족 치과치료 대상자의 장애유형은 지체장애가 59.6%, 감각장애가 20.7%, 뇌병변장애가 8.8%, 내분비장애가 6.4%, 정신장애가 2.5%, 발달장애가 1.9% 순이었다.
또 미충족 치과치료 대상자 중 치주질환에 이환된 남성은 65.7%, 여성은 34.3%였으며, 치아우식에 이환된 남성은 48.2%, 여성은 51.8%였다.
이들 장애인이 최근 1년 동안 치과진료를 받지 못한 가장 주된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란 대답이 49.2%로 가장 많았다. 또 ‘다른 문제에 비해 덜 중요하다고 느껴서’란 답변이 18.0%, ‘치과진료를 받기가 무서워서’란 답변이 10.2%, ‘직장이나 학교를 비울 수 없어서’가 8.6%, ‘거동 불편 또는 건강문제 때문에’란 답변이 5.5%, ‘치과병의원이 너무 멀어서’가 4.7% 순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장애유형에 따라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치과치료를 꺼리는 정도가 달랐는데, 단순 지체장애 보다는 발달장애, 뇌병변장애, 감각장애, 내분비장애, 정신장애와 같이 사회활동이 불가능한 장애인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았다.
발달장애인의 100%가 치과 치료를 못 받는 이유로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으며, 뇌병변장애인은 64.2%, 감각장애인은 63.2%, 내분비장애인은 61.0%, 정신장애인은 55.5%가 경제적 이유로 치과를 못 간다고 답했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에 비해 여성 장애인이 치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경제활동이 적은 점이 이유로 추측된다.
전문가는 “장애인은 낮은 경제활동 수준과 더불어 비장애인에 비해 재활보조기구 구입 등 추가적으로 지출되는 부분이 많아 보건의료 이용 접근성이 낮다”며 “재정적, 제도적 보완을 통해 조기에 장애인의 구강건강을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